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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팁 가고시마 여행에 관심있는 덬들에게 (스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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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6.22 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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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에 썼던 글에 가고시마 가 보고 싶다는 댓글들이 여럿 달려서 괜시리 기분 좋아 새롭게 글을 쓴다. 


사실 이전 글에도 썼지만 가고시마 여행의 진수?를 느끼고 싶다면 발품을 좀 많이 팔아야 해. 하지만 다들 알다시피 일본은 교통비가 매우 비싸지. 그렇기 때문에 요전에 따로 글 썼던 야쿠시마, 그리고 타네가시마나 아마미오시마, 요론지마 같은 좋은 곳들을 솔직히 가기가 만만치 않은 것도 사실. (그나마 타네가시마/야쿠시마는 가고시마 시내에서 고속선을 타면 금방 갈 수 있긴 함. 아마미나 요론 같은 곳은 빼박 비행기를 타던지 페리 타고 가던지 해야 하지만...) 


그래서 써 보는 가고시마시를 중심으로 한 내륙지역 투어! 이건 어디까지나 내 개인적인 추천 코스이니까 이것 외에 다른 정보들 더 검색 해 보고 적당히 가감 해 가며 참고로 하면 좋을 것 같다는 점을 미리 말해두고 시작 해 보겠으.


1. 가고시마시


우선 간단히 가고시마현 소개를 해 볼게. 가고시마현은 크게 두 개의 반도 (사쓰마 반도와 오스미반도)와 부속도서로 이루어 져 있는 현이야. 그 '부속도서'라는 게 아까 말했던 아마미나 요론 같은 옛 류큐왕국 (현 오키나와현) 영역까지 포함하는지라 실질적으로 보면 북으로는 쿠마모토/오이타현 남단에서 남으로는 오키나와현 코앞까지 가고시마현이야. 최북단에서 최남단까지 직선거리로는 600km가 넘지. 그 중에서도 현의 경제/행정적 중심이 되는 것은 사쓰마반도. 지도에서 봤을 때 왼쪽에 위치한 반도로 가고시마현의 중심 도시들, 다시 말해 가고시마시, 기리시마시, 이부스키시, 아이라시 등이 전부 이 사쓰마반도에 위치하고 있어. 


그 중에서도 가장 중심적인 도시가 바로 현청 소재지이자 현의 이름과 같은 이름을 가진 '가고시마시'야. 이 가고시마시는 인구가 약 60만 정도이고 규모는 중도시. 어느 정도 느낌이냐면 (면적이나 인구나 느낌이나) 전라북도 전주시 정도 상상하면 될 것 같아. 실제로 전라북도와 가고시마현은 우호 협력 관계이기도 하고.


가고시마현과 한국 사이에는 직항편이 있어. 다만 이게 대한항공 독점노선이다보니 좀 비쌈. 그리고 (겨울 골프철 제외) 1주일에 3편밖에 직항편이 없다는 것 역시 약점이라 할 수 있겠네. 


비행기를 타고 가고시마에 들어온다고 하면 가고시마 국제공항에서 내리게 될텐데, 일단 공항 자체는 그냥 일본 지방 공항이라 생각하면 돼. 다시 말해 작아. 면세점도 없고. 국제선 터미널과 국내선 터미널이 있는데 (걸어서 3분 거리) 선물이나 기념품을 살 생각이면 국내선 터미널로 가야 함. 국제선 터미널은 진짜 거의 아무것도 없다고 보면 됨. 단, 앞서 이야기했든 '전라북도와 우호 협력관계'를 맺고 있어서 국제선 터미널 안내데스크에 전라북도 출신 한국인 스태프(전라북도청과 가고시마현의 교류 프로그램의 일환. 공항에서 계약직 스탭으로 일할 기회를 줌. 여기서 인맥 쌓아서 현지 취직해도 되고 결혼을 해도 되고, 임기 끝나고 돌아가도 되고. 월급이 꽤 짭짤함. 지금은 모르겠는데 예전에 분명 30만엔이었던 것으로...) 가 항시 대기하고 있으니 잘 모르겠다 싶으면 안내 데스크에 가서 물어보면 돼.


가고시마 공항은 '기리시마시'에 위치하고 있기에 가고시마시로 가려면 버스나 택시를 타고 이동을 해야 해. 대략 소요시간은 50분 내외고. 요금은 1200엔... 이었는데 올랐을지도 모르겠다. (작년 기준이니) 국제선 터미널에서 버스 타는 곳으로 가는 도중에 무료 족욕탕이 있으니 시간이 남으면 거기서 발 담그고 있는 것도 한 방법이고, 국내선 터미널 들어가서 시간 때우는 것도 괜찮아. 참고로 가고시마현 들어가는 버스 타는 줄은 2번. 버스 승강장 앞에 있는 티켓 자판기에서 시내행 버스 티켓을 사면 됨. 


시내로 들어가는 버스는 이시키라는 곳을 경유하는 버스와 시내 직행편이 있는데 직행편 타는 게 안 헛갈리고 좋음. 조금이지만 (5분정도) 탑승시간이 짧기도 하고. 시내로 갈 때 크게 나눠서 두 곳에서 내리게 되는데 텐몬칸과 주오역(중앙역)이 그것이야. 어차피 텐몬칸에서 주오역까지 걸어서 15분 정도니 큰 차이는 없지만, 본인이 숙소를 어디에 잡았느냐에 따라 좀 더 걷고 좀 덜 걷고가 정해지니 참고 하길.


가고시마 시내에 내리면 가장 먼저 덬들을 반겨 줄 것은 바닥에 쌓여있는 검은 화산재. 처음 가고시마에 갔을 땐 '이게 뭐여' 싶었는데 어느 사이엔가 그 화산재가 없으면 뭔가 허전할 정도로 가고시마를 상징하는 것이기도 하지. 이 화산재는 가고시마현 중심 기준으로 직선거리 2~4km정도 떨어진 활화산섬, 사쿠라지마에서 날아 오는 것인데, 주로 여름에는 가고시마시 쪽으로 바람이 불기에 때에 따라서는 화산재가 날아오기도 해. 매일은 아니고. 그래서 심할 땐 빨래를 밖에 널기 힘들기도 하지만... 뭐, 그것도 가고시마 사람들에게 있어서는 불평거리이자 자랑거리. 화산재가 날린다 하면 건강에는 문제 없냐 싶은 의문이 생길 수도 있는데, 기본적으로 입자 자체가 커서 호흡기 안에 들어 가 염증을 일으킨다거나 하지는 않는다고 하더라. 콧털에서 걸러진다고. (여담이지만 그래서 그런건지, 아니면 그냥 남방계 특징인건지 가고시마에는 눈썹이고 수염이고 짙은 사람들이 많음 ㅎㅎ) 그리고 매년 연초에 시에서 '극회봉투' (화산재를 극복하는 봉투) 라고 해서 화산재 전용 쓰레기 봉투를 나눠주기도 하지. 때때로 길 가다가 노란 봉투가 쌓여 있으면 화산재용 봉투라 보면 돼.


가고시마시내의 교통 수단은 크게 나누어서 버스와 시덴(노면전차)로 나눌 수 있어. 버스는 기본요금 + 거리 비례 추가요금 제도고 시덴은 종점에서 종점까지 가도 정액(170엔) 임. 다만 노선 자체는 버스가 좀 더 다양하지. 시덴은 진짜 가고시마시에서 중요한 지역만 다니니까. 버스 기본요금은 버스 회사에 따라 다른데 크게 나누어서 가고시마시 교통국이 운영하는 버스 (보통 노란 버스, '시영버스'라 부름), 가고시마현에 근거지를 둔 운수회사인 이와사키 산업이 운영하는 버스 ('가고시마 교통'), 이와사키 산업의 라이벌 회사인 남국식산이 운영하는 '남국교통'으로 나눌 수 있어. 가고시마시 외에 다른 지역까지 가려면 아무래도 가고시마 교통을 이용하게 될 경우가 많을거야.


가고시마시의 번화가는 앞서 이야기한 '텐몬칸'과 '주오역' 부근이 있어. 이 중 텐몬칸은 예로부터 가고시마의 중심지였던 곳이고, 주오역은 최근 들어 가고시마의 중심으로 급부상한 곳. 주오역 부근은 가고시마현에 신칸센을 유치하면서 대대적으로 재개발 된 곳이라, 아무래도 젊은 사람들이 많은 편이지. 도큐핸즈나 아뮤플라자(백화점), 다이에(쇼핑몰) 등도 있고, 무엇보다 최근에 형성된 '야타이무라'가 인기야. 여기서 말하는 야타이무라는 말 그대로 '포장마차촌'이라는 의미인데, 가고시마현에서 나름 인기있고 유명한 가게들이 소형 점포를 내서 만든 테마 관광지. 간단히 술 한 잔 하고 싶을 때 찾는 사람들이 많지. 저녁때면 평일에도 북적북적해.


가고시마시 소개는 이 정도면 되...려나? 


아, 만약 가고시마시에서 곤란한 일이 있거나 도움이 필요할 때엔 가고시마국제교류협회나 시청 국제교류과, 현청 국제교류과에 도움을 청하면 친절하게 도와 줄 거야. 시청이나 현청에는 한국인 스탭도 있으니 걱정 말고.



2. 관광지


가고시마시 부근에서 유명한 관광지를 몇 곳 들어보자.


일단 절대로 빼 놓을 수 없는 곳. 바로 '사쿠라지마'

위에서도 말했듯이 지금 현재도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활화산섬이야. 가고시마시에서 페리를 타고 15분이면 갈 수 있지. (참고로 페리에서 파는 우동이 맛있음) 뭐 분화를 한다 해도 어차피 낙석이 떨어지고 하는 건 화구 부근 2km반경 정도고 그 반경 내부로는 사람이 들어 갈 수 없으니 위험하지는 않아. 

사쿠라지마에 들어가서 항구에 내리고 (150엔) 걸어 5분 정도 거리에 온천시설이 있고, 거기서 또 2분 정도 걸으면 비지터 센터라고 해서 사쿠라지마에 대해 알 수 있는 견학 시설이 있어. 여기에선 각종 자료, 영상등을 볼 수 있는데 이 영상은 한국어 자막이 있으니 관심 있으면 들러 보는 것도 괜찮지. 그리고 이 비지터센터 뒷쪽에는 일본에서 가장 긴 족욕탕이 있으니 비지터 센터 구경하고 나가서 족욕 하는 것도 나름 괜찮아.

사실 3~4년 전까지만 해도 사쿠라지마에 '후루사토 온천'이라고 해서 진짜 분위기 엄청 좋은 온천이 있었는데, 경영난으로 문을 닫은 게 정말 아쉽다. 내 인생 온천 중 하나였는데... (온천 바로 옆이 바다...)

사쿠라지마에는 화산을 가까이서 볼 수 있는 전망대도 여러 곳 있으니 관심 있으면 전망대에 가 보는 것도 괜찮아. 사쿠라지마의 특산품인 귤이나 무우, 혹은 귤로 만든 소프트크림도 맛있고. 

사쿠라지마 주유 버스투어도 있으니 관심 있으면 한 번 찾아보는 것도 좋을 지 모르겠네.


센간엔

가고시마의 옛 이름은 '사쓰마번'이었어. 사실 이 지역 무사들은 난폭한 걸로 유명했지 (...) 이 사쓰마번을 다스리던 영주 집안이 '시마즈'가문이라는 곳인데, 가고시마시내에 이 시마즈가문의 옛 별장인 센간엔이 보존되어 있어. 사실 정원이나 풍경같은 데 관심없는 사람이라면 그냥 좀 정리 잘 된 별장이네... 하고 끝날 곳이긴 한데, 이 곳의 장점은 무엇보다도 사진이 잘 나온다는 점. 날씨가 흐리면 말짱 꽝이긴 하나, 날씨 좋은 날이면 정원 - 긴코만(가고시마만, 앞바다) - 사쿠라지마가 한 화면에 어우러지는 멋진 사진을 찍을 수 있어. 시간이 맞으면 저택 견학코스 신청해서 들어 가 보는 것도 좋고. 저택 설명, 사진 잘 찍히는 스폿 설명 해 주고 마지막에는 일본 다도 체험도 가능해. 

이 센간엔의 다른 존재의의는 다름아닌 대하드라마 (2008년 작이었나) 아츠히메의 촬영지였다는 점. 아츠히메를 재미있게 본 사람이라면 '아 여기!' 할만한 곳이 여러 군데 있어. (이 아츠히메 촬영 뒷이야기가 있는데... 가고시마 시와 가고시마 현이 이 대하드라마를 현 PR 계기로 봤었기에 엑스트라, 보조 출연자 중에 시/현 공무원 비중이 상당히 높아. 썰려나가는 잡졸이라던가 ㅋㅋ) 

이 센간엔에는 한국어, 중국어, 광동어 가이드분이 계신데 가이드를 들어가며 원내를 둘러보면 의외로 쏠쏠하게 재미있다. 다만 가이드 투어는 정해진 시간이 있어서 그 시간 알아보고 가야 할 거야. 예전엔 한국어 되는 직원이 있었는데 (일본분) 회사 그만두셨다고 하는 것 같...

센간엔 내부에 있는 갤러리에선 가고시마의 특산물 중 하나인 사쓰마 키리코 (커팅글래스) 전시도 하고 있고, 내부에 있는 기념품 가게에선 가고시마 소주 시음도 가능해. 내부 레스토랑을 갈 덬들이 있다면 추천하는 음식은 케이항, 그리고 잔보모찌.


이부스키

가고시마시에서 기차를 타고 50분 정도 떨어진 곳에 이부스키시라는 곳이 있어. 여기는 아마 가고시마 투어를 간다면 빼놓지 않고 가게 될 곳 중 하나이긴 한데... 

이 이부스키시가 자랑하는 관광상품은 누가 뭐라해도 모래찜질온천. 바닷가에서 목까지 뜨거운 모래를 덮고 누워서 바닷바람 맞고 바다 소리 듣다 보면 기분이 개운해지지. 모래의 열기 (땅속에 80도에 육박하는 뜨거운 온천수가 흐르면서 지표면의 모래를 덥히는 거) + 모래의 무게로 인해 전신이 골고루 압박 + 가열되어 잠시만 있어도 땀이 줄줄줄 흘러. 10~20분 정도 모래찜질을 하고 욕탕으로 들어 가 온천욕 하고 나오면 진짜 몸이 가뿐하고 개운해지지. 

그렇게 온천욕을 한 뒤엔 도센쿄로 이동해서 (걸어가면 40분, 버스 타면 15분) 소멘나가시를 먹으면 되고. 보통 소멘나가시라 하면 방송 같은 데서 자주 나오는 '높은 곳에서 대나무통으로 소면을 흘려보내는' 방식을 상상하겠지만, 도센쿄의 소멘나가시는 소면이 원통 안에서 뱅글뱅글 돌고 있는 것을 건져먹는 방식이야. 기본적으로 산에서 솟아나는 지하수를 사용하는지라 물이 연중 시원하고, 계곡에 위치하고 있어서 여름엔 시원하고 겨울엔 따뜻한 게 특징. 소면 이외에도 송어구이, 새우 소금구이도 맛있어.

도센쿄에서 배를 채운 뒤에는 슬슬 걸어서 역으로 가도 좋고, 버스를 타고 오니시야마역으로 가도 좋고. 오니시야마역은 일본 최 남단에 위치한 JR역으로, 큐슈 올레 이부스키 코스의 출발점이기도 하지.


치란

사실 여기는 개인적으로 크게 추천하진 않는 편. 이부스키를 갔다가 버스편으로 가고시마시로 돌아온다면 겸사겸사 돌아 보는 정도로는 좋지만 일부러 치란까지 빙 돌아 갈만한 가치가 있냐 하면 잘 모르겠다 해야 할 정도?

치란은 '녹차'로 유명해. 사실 잘 알려지진 않았지만 가고시마현은 시즈오카에 이어 일본내에서 '차' 생산량 2위인 현인데, 그 중에서도 유명한 게 치란차, 키리시마차. 

녹차 말고 치란에서 유명한 건 무가저택군인데 뭐 이건 사실 그냥 사진찍으러 가는 데고, 우리 입장에선 찝찝한 특공평화공원 (카미카제로 죽은 사람들 기념하는 공원) 같은 데도 있어서...


카모

무가저택군을 꼭 보고싶다! 남규슈의 소(小)교토를 맛보고 싶다! 하는 사람이라면 찝찝한 치란이 아니더라도 무가저택을 볼 수 있는 곳이 있어. 바로 가고시마시 북쪽에 위치한 카모초. 교통이 좀 불편하긴 하지만 이 곳은 한국 남원시와 오랫동안 교류를 해 오기도 했고, 아예 교류관도 따로 있어서 한국사람들이 가면 환대를 해 주는 곳이기도 해. 무가저택군 말고도 아까 말한 교류관, 그리고 일본에서 가장 큰 녹나무가 있는 곳이기도 하지.


기리시마 온천향

기리시마 지역에는 온천으로 유명한 곳이 몇 군데 있는데 그 중에서도 가장 유명하고 가장 많은 사람들이 찾는 것이 바로 온천향이야. 워낙에 화산지대 이/였기도 해서 그냥 땅에 파이프 꽃으면 온천이 나온다고 할 정도. 그냥 동네 여기저기가 온천수 수증기로 가득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지. 아마 기리시마에서 숙박을 한다면 고쿠부(교세라 호텔) 정도 빼면 대부분 이 부근에 묵게 될 거야.

온천 종류도 다양해서 (애초에 가고시마현은 오이타에 이어 일본 내 온천 원천수 2위) 일반적인 게르마늄 온천, 묘반천, 유황천, 진흙온천 (피부미용에 좋다더라) 등등 여러 온천을 즐길 수 있어. 단 한 가지 조금 주의해야 하는 것은 기리시마 호텔이었나... 하여간 가장 유명한 호텔의 가장 큰 온천은 시간대에 따라선 혼욕 (거의 수영장 수준으로 큰 온천이고, 기본적으로 유황천이라 물 속이 안 보이며, 들어 갈 때 남자고 여자고 바디타올을 빌려서 몸에 두르고 들어가게 되어 있긴 하지만) 인 때도 있으니 그 시간대 잘 찾아보고 가야 한다는 점.



가고시마시에서 1시간 이내로 가 볼만한 여행지 소개는 이 정도면 되려...나? 사실 숨겨진 좋은 곳이 더 많긴 한데 너무 마이너하거나, 개인 취향을 많이 타거나, 교통이 불편하거나 해서 소개 못 한 곳이 많다... 아쉽게스리...


마지막으로 먹거리.


계속 전북, 전주에 비교하게 되는데, 한국에서 먹거리 하면 전북/전주라고 하잖아 (아닌가?) 그와 비슷하게 가고시마도 먹거리로 유명한 현 중 하나야. 애초에 도쿄 한복판에서 가고시마 이미지 설문조사하면 '돼지'가 가장 많이 나올 정도.


돼지는 물론이고 소, 닭 사육두수도 일본 전국에서 손꼽히고 (전부 3위 이내), 당연히 계란 생산량도 탑클래스. 바다가 바로 앞에 있는데다가 한류와 난류가 만나는 곳이라 어족자원도 풍부하지. 아무래도 화산지대다 보니 논농사에 불리해서 쌀 생산이 많지는 않지만 그 대신 밭작물 생산이 활발해서 고구마 (아예 일본에서 부르는 이름이 '사쓰마 이모')나 차 생산량이 많아. 그 중에서도 유명한 건 누가 뭐라해도 흑돼지, 흑우. 그리고 고구마 소주. 


흑돼지는 말 그대로 검은 돼지. 뭐 오키나와의 아구(토종돼지)와 일본 본토의 토종돼지, 서양의 육돈을 품종개량했네 뭐네 하는 얘기는 일단 제껴두고, 육질이 부드럽고 고소한 것으로 유명하지. 주로 먹는 방식은 구워먹기보다는 돈카츠, 샤부샤부로 먹는 게 일반적이야. 흑우야 뭐 일본 쿠로게와규 유명하니까 생략.


고구마 소주는 말 그대로 고구마를 원재료로 한 소주. 사실 이건 호불호가 엄청 갈리는데 고구마 소주 특유의 향을 싫어하는 사람이 많아서 그래. 다만 그 진입장벽만 넘어서면 이것만한 것이 없다고도 하더라... 는데 나는 술을 안 마셔서 모르겠다. 고구마소주의 독특한 향이 싫다 하면 보통 아마미오시마산 사탕수수소주를 마시는 경우가 많음. 애초에 가고시마는 일본주가 아닌 소주 문화권이거든.


그리고 내가 가장 애정하는 가고시마 먹거리! 아까 센간엔 설명할 때 잠깐 언급했던 '케이항'이 있겠다. 이건 원래 가고시마 먹거리라기 보다는 아마미 오시마의 전통요리인데, 밥 위에 각종 고명 (주로 계란지단, 닭고기, 파파야 등)을 올린 뒤, 닭 육수를 끼얹어 말아먹는 일종의 오차즈케 같은 요리야. 눈치 빠르고 일본어 아는 덬이라면 눈치 챘을지도 모르지만 애초에 이름인 '케이항'자체가 '닭밥 (鶏飯)' 이라는 뜻. 본토인 아마미에 가면 아마미 토종닭 (참고로 이거 일본 천연기념물)로 만든 케이항도 맛 볼 수 있긴 하지만... 가고시마에서 먹는 것도 충분히 맛 있어.


아... 쓰다보니 엄청 길어졌는데, 가고시마에 갈 생각이 있거나, 관심이 있는 덬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면 좋겠다. 가고시마 진짜 좋은 동네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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