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가 제일 활성화 된 곳이라 이렇게 글을 올립니다.
넓은 마음으로 양해 부탁드립니다. 꾸벅(__)
안녕하십니까? 한림대학교 성심병원에 재직중인 간호사입니다.
저번에 올렸던 글에 많은 관심 가져주셔서 기사도 나고, 뉴스에도 나왔네요. 감사합니다.
이 정도 했으니 뭔가 바뀔거라고 기대했는데... 여전히 아무 변화가 없네요.
이사장님이 언론에 공개한 사과문 말고는 직원들한텐 아무 사과도, 개선하겠다는 입장 표명도 없습니다....
여전히 병원은 바쁘고, 환자는 많고.... 초과 근무에 밥 못 먹는 일도 허다하네요...
이대로 시간이 지나면 모든 일은 조용히 묻히겠죠 윗분들 뜻대로....
솔직히 이제 많은 분들이 지겨우실 수도 있고, 오히려 저희한테 ‘징징대지마라 그럴거면 관둬라’ 하실 수도 있겠지만.... 이렇게 작은 목소리라도 계속 내야 조금의 처우개선이라도 이루어질 것임을 알기에 다시 한 번 글을 올립니다.
지겨우시더라도 시간 내서 한번만 읽어주세요. 부탁드립니다.
1. 환자들은 여전히 위험한 환경에 처해있습니다.
병원 내 근로자들의 근무환경 개선에 대한 문제는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으나 정작 병원에서는 아무것도 바뀐 것이 없습니다. 여전히 근무 시 밥도 못 먹는 건 다반사이고, 간호사 한명이 담당해야 하는 환자수도 여전히 많습니다. 사직 간호사는 점점 늘어나고, 그 자리는 이제 일을 배우기 시작하는 신규 간호사가 대체해야 합니다. 문제는, 신규 간호사들이 제대로 교육 받을 시간도 없이 현장에 투입된다는 것입니다. 분명 의료 사고는 발생할 것이고, 그 피해는 환자 및 보호자에게 돌아가게 되겠죠. 인력을 더 달라고, 충분히 교육할 시간을 달라고 요구해도 윗분들은 무시하기 일쑤입니다. 어떻게든 병원은 돌아가니까요.
-> 7일 이상 연속되는 살인적인 근무, 나이트오프데이는 나이트 근무 후 오전 7시에 퇴근한 뒤 다음날 오전 6시에 데이 출근해야하는 근무를 뜻합니다. 대부분 리듬이 깨져서 수면을 취하지 못하고 근무하게 됩니다. 위 근무표에 따르면 저 선생님은 5나이트를 포함하여 13개의 연속적 근무를 하게 됩니다. 온전한 상태로 환자 간호를 할 수 있을까요?
그리고 많은 주치의 선생님들 여전히 구두처방 일삼고 계시는데, 엄연히 불법입니다. 바쁘고 정신없는 상황에서 속사포처럼 쏘아대고, 말끝 흐리고 가시면 처방한대로 제대로 시행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다들 바쁘고 힘든데, 처방은 전산으로 제대로 내시는 게 맞지 않을까요?
환자 안전을 위해서라도 구두처방은 지양해주세요.
2. 화상회의는 아직도 진행중...
저번에 문제가 되었던 화상회의는 여전히 진행중입니다. 이번 주 화요일 새벽에도 어김없이 시행했습니다. 직원들을 현혹시키기 위해 기업노조에서는 화상회의 발표자 명단을 조사하고 있습니다. 발표자에게만 시간 외 수당을 지급하겠다면서 말이죠. 그러나 화상 회의 준비를 위해 사용한 시간과 개인적 비용에 대해서는 증거가 없다고 말하면서 무시하려고 하고 있습니다.
((그동안 체육대회나 모든 행사를 준비할 때, 단 한번도 직원들 편에 선 적 없었던 기업노조에서 이제야 움직이는 척 하고 있습니다. 우리를 다시 조용하게 만들려고요... 그러나 이번에는 멍청하게 당하지는 않을 겁니다. 그만하세요. ))
저번에 말씀드렸다시피 화상회의는 그 준비과정에 아주 긴 시간이 소요됩니다. 그 이유는 하지 않았던 일을 했다고 꾸며서 말해야하기 때문이죠. 간호사들의 업무는 환자 간호 및 의사의 진료 보조입니다. 그런 간호사들에게 수가를 창출해내고, 이익을 발생시키라고 요구하는 게 화상회의입니다. 대체 언제까지 이 말도 안 되는 화상 회의를 병원의 성장동력이라 포장하며 지속하실 지 궁금합니다. 보통 다른 회사에는 신성장 동력을 위한 전담 부서가 있지 않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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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확대보기 -> 발표자에게 수당 지급하겠다며 사인받는 종이.
3. 직원들을 병들게 하는 관리자들의 갑질
길게 설명하지 않고, 피해자들의 진술 올려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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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악세사리라는 표현은 "머리가 악세사리냐"에서부터 시작됐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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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폭언 속에서도 아무 말을 못하고 견뎌냈던건 다들 누군가의 엄마이자 딸이자, 가장이었기 때문입니다. 이제는 더 이상 참지 않고, 부당함에 맞서겠습니다.
직원들이 자랑스러워하며 입사했던 회사입니다. 함께 일하던 동료들이 몸이든 마음이든 병들어서 병원을 떠나는 것만 같습니다. 부디 마지막까지 애사심을 가지고 일할 수 있는 곳으로 만들어주세요.
병원에 붙어있는 안내문처럼
“직원이 행복한 병원, 환자가 안전한 병원”
만들 수 있게 도와주세요.
http://m.pann.nate.com/talk/33951728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