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김예나 기자] 라붐을 아는 대중은 얼마나 될까. 물론 요즘 음악프로그램이 대중성과 직결되는 건 아니지만. 그렇다고 라붐이 가진 팬덤 크기는 얼마나 될까. 정녕 아이유보다 팬들이 더 많다는 건가. 라붐도 열심히 했지만 아이유를 꺾었다니, 이런 파란도 없다.
지난 28일 방송된 KBS2 ‘뮤직뱅크’는 그 어느 때보다 주목받았다. 1위 결과 때문. 일단 후보부터가 신기했다. 라붐의 ‘휘휘’와 아이유의 ‘사랑이 잘(With 오혁)’이 올랐다. 방송을 끝까지 보지 않더라도, 내심 1위를 예상할 수 있는 후보였다. 아니 더 솔직히, 1위를 확신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결과는 반전이었다. 시청자들의 반응을 살피면 충격이라는 표현도 과하지 않다. 라붐이 아이유를 꺾고 1위 트로피를 품에 안았다. 라붐 역시 이를 예상하지 못한 듯 펑펑 눈물을 쏟았다. 라붐은 이날 데뷔 후 첫 1위를, 아이유를 제치고 차지했다. 라붐도, 시청자도, 누구도 상상하지 못한 그림이었다.
순위 발표 후 아이유는 1위에 감격해 울고 있는 라붐을 다독였다. 한참 1위 트로피를 회수하고 있는 아이유였지만, 후배들을 축하했다. 아이유 소속사 측도 TV리포트에 “라붐이 열심히 해서 받은 성적이다”고 라붐의 1위 수상을 당연하게 받아들였다.
그럼에도 라붐과 아이유의 대결에서 라붐의 1위는 여전히 석연치 않다는 분위기다. 그 어떤 1위 발표에 이토록 뜨겁게 대응한 적이 있었던가. 대부분 라붐의 미비한 존재감을 지적했으며, 아이유의 화려한 성적을 거론했다.
게다가 ‘뮤직뱅크’ MC는 라붐 멤버 솔빈이 맡고 있다. 솔빈은 해당 프로그램 발탁 당시부터 잡음이 많이 새어나왔다. 앞서 인지도 높은 MC 선배들과 비교되기 일쑤였다. 솔빈 역시 이런 시선을 잘 알고 있었고, 누구보다 열심히 진행하고 있다.
라붐의 첫 1위 때문에 솔빈의 노력까지 폄하할 수 없다. 그건 라붐의 활동력도 마찬가지. 2014년 데뷔한 라붐은 올해로 4년차 걸그룹이다. 소속사의 지원 덕에 누구보다 부지런히 컴백하고, 앨범 사이 공백이 길지 않은 편이다. 그렇게 라붐은 꿈만 꾸던 1위 트로피를 처음 가졌다.
여전히 아이유 보다 높은 점수로 1위를 차지한 라붐을 향해 심기가 불편한 이들이 많다. 그런 관심은 충분히 그럴 수 있다. 하지만 이를 계기로 오직 1위를 꿈꾸며 쉬지 않고 일하는 수많은 아이돌에게 희망이 됐다면, 그걸로 위안을 삼아 보는 것도 괜찮지 않을까.
김예나 기자 yeah@tvreport.co.kr /사진=글로벌에이치미디어, TV리포트 D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