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이슈 전업주부 마누라가 집 안치운다고 했던 사람입니다 (판)
3,764 59
2017.03.24 15:35
3,764 59

마누라랑 사소한 일로 싸우다가 집안 일이 불거져서 정신없이 싸우고 하소연한 글인데 댓글이 몇백개가 달린 걸 보고 놀랐습니다
다 읽진 못했고 이백여개는 읽은 것 같은데 처음엔 욕이 난무하길래 속으로 같이 욕하면서 읽다가 거의 모두가 비난하는 댓글이길래 가만히 생각을 해봤습니다
그중 많은 분들이 주말에 애를 오로지 혼자 힘으로 보라는 말이 있어서 오늘 마침 연차를 쓴날이라 댓글 읽고 마누라보고 오후에 피씨방이든 카페든 놀다가 밤에 들어오라고 했습니다
처음엔 애기 보면서 밥, 청소, 빨래 다 할 수 있다는 걸 증명하고 싶은 마음에, 니가 틀렸다고 말하고 싶은 마음에 그렇게 하라고 했는데
결과는 세시간만에 들어와달라고 했습니다
그 세시간도 애기가 왜 이러냐며 카톡하고 전화하고 계속 물어봤습니다
분유를 140씩 타서 먹이는데 이게 애기한테 뜨거울지 차가울지도 잘 모르겠고 공기를 먹지 않게 하라는데 그렇다면 얼마나 남기고 젖병을 빼야할지도 모르겠어서 하나부터 열까지 계속 전화로 물어대는 통에 아마 신경쓰여서 놀지도 못했을 것 같습니다
트림을 시키래서 시켰는데 트림을 하고도 갑자기 토를 하길래 허둥지둥 닦아주고 분유 먹였으니 잘 놀겠지 싶어 눕혔더니 찡찡 거리고 울어 안아줬지만 자세가 불편한지 계속 찡찡 거립니다
안아주는 것도 눕혀서 안으면 싫은지 울어서 꼭 세워서 안아줘야 하더군요
기저귀도 잘못 채워서 오줌이 애기 옷을 다 적셔서 갈아입히느라 또 씨름을 했습니다
맞습니다 빨래 청소 하나도 못했습니다
애기만 보고 있느라 내 몸이 내 몸이 아니었습니다
그래서 결국 세시간만에 카페에 있는 마누라한테 집에 빨리 와달라고 했습니다
마누라가 와서 안으니 그렇게 찡찡 거리던 애기가 얌전히 앉아 어딘가를 보면서 방실방실 웃는걸 보고 많은 분들의 질타가 무슨 의미인지 알았습니다
처음으로 손목은 안 아프냐고 물었더니 손목도 아프긴 한데 쪼그려 앉아서 애기 목욕 시키느라 무릎이 더 아프다고 멋쩍게 웃는데 갑자기 울컥 해서 아무말도 못했습니다
애기 씻긴 물이 담긴 무거운 욕조만 비워주면 되는줄 알았습니다 싸우면서 남의 집 마누라는 혼자 목욕 시키고 다 하더라고 홧김에 어디서 들은 것처럼 거짓으로 쏘아붙인 말이 생각나 미안했습니다
미안하다고 말하기 쑥스러워 앞으로 목욕 시키는 법 알려주면 내가 씻기겠다는 말로 대신했습니다


이 글을 다시 쓴 이유는 사실 욕을 너무 많이 먹어서 그래도 제가 그렇게까지 개차반은 아니라는 말을 전하고 싶어서입니다
내가 옳다는 글을 쓰려고 아내보고 나가서 놀라고 했었는데 아주 아주 틀렸음을 깨달았습니다
불쾌한 마음을 갖게 해드려 많은 분들께 미안합니다





241개의 댓글

베플ㅎㅎ 2017.03.24 01:12
추천
407
반대
2
신고 (새창으로 이동)
모바일로 남긴 댓글 주말에 48시간 온전히 아이를 돌본다음에 글쓰시면 들어준다던 사람입니다. 실천했다는거에 놀라고 이렇게 본인이 경험하고 인정하시기가 그렇게 쉽지않은데 좋은 가정이루시길 바라고 서로보듬고 이해하고 배려하며 사시길 바랄께요
답글 11 답글쓰기
베플ㅋㅋ 2017.03.24 00:58
추천
286
반대
3
신고 (새창으로 이동)
모바일로 남긴 댓글 욕해도 안듣고 그래도 와이프잘못이다 라고 하는 사람들도 많은데 와이프힘든거 느끼셨으면 그걸로 반은 하신거 같네요 앞으로 더많이 도와주세요 육아는 공동으로 부부가 책임져야 되는거잖아요 화이팅!!
답글 0 답글쓰기
베플ㅇㅇ 2017.03.24 01:00
추천
247
반대
4
신고 (새창으로 이동)
모바일로 남긴 댓글 이제 알았으니 아내분에게 잘해주세요 ~ 그래도 꽉막힌남편은 아니니 두분아이돌보며 잘사실수있을거라 믿습니다~ 앞으로도 답답한일있으면 서로의 입장에서 잘생각해서 가슴에 대못박지마시고 행복하게잘사세요~~
답글 0 답글쓰기




http://pann.nate.com/talk/336483178



---


어제 이 글 전글 올린 덬은 아닌데 후기있어서 가져옴




목록 스크랩 (0)
댓글 59
댓글 더 보기
새 댓글 확인하기

번호 카테고리 제목 날짜 조회
이벤트 공지 [🎬영화이벤트] 세상의 주인이 바뀌었다! <혹성탈출: 새로운 시대> 예매권 증정 이벤트 304 04.24 24,168
공지 ▀▄▀▄▀【필독】 비밀번호 변경 권장 공지 ▀▄▀▄▀ 04.09 551,906
공지 공지접기 기능 개선안내 [📢4월 1일 부로 공지 접힘 기능의 공지 읽음 여부 저장방식이 변경되어서 새로 읽어줘야 접힙니다.📢] 23.11.01 3,013,957
공지 비밀번호 초기화 관련 안내 23.06.25 3,812,065
공지 ◤더쿠 이용 규칙◢ 20.04.29 20,303,148
공지 성별관련 공지 (언급금지단어 필수!! 확인) 16.05.21 21,296,554
공지 정보 더쿠 모바일에서 유튜브 링크 올릴때 주의할 점 743 21.08.23 3,408,518
공지 정보 나는 더쿠에서 움짤을 한 번이라도 올려본 적이 있다 🙋‍♀️ 217 20.09.29 2,241,863
공지 팁/유용/추천 더쿠에 쉽게 동영상을 올려보자 ! 3341 20.05.17 2,964,946
공지 팁/유용/추천 슬기로운 더쿠생활 : 더쿠 이용팁 3953 20.04.30 3,522,862
공지 팁/유용/추천 스퀘어 공지 (글쓰기 권한 포인트 상향 조정) 1236 18.08.31 7,895,900
모든 공지 확인하기()
2392047 이슈 민희진 기자회견을 보는 케톡러 16:22 484
2392046 유머 지금 민희진 방송을 보고있는 더쿠 인방방 명언 1 16:22 516
2392045 이슈 기자회견 최대 피해자들 2 16:22 858
2392044 이슈 ???: 얼마나 야비해요. 저 기자회견 한다니까 묻어버리려고 무당 바로 풀잖아. 저 흔들리게 하고 여러분들 흔들리게 하려고. 개야비하죠 28 16:22 1,569
2392043 이슈 피겨) 10년간의 주니어&시니어 월드 포디움으로 보는 러시아의 영향력(?).jpg 16:22 132
2392042 유머 뉴진스 학부모-민희진 카톡대화 보고 갑자기 정신이 아득해진다는 직종.jpg 11 16:21 3,950
2392041 유머 (전체적인 자율권) 5 16:21 1,038
2392040 유머 의정부고 학생들을 위한 오늘 민희진 착장 39 16:20 5,389
2392039 이슈 오늘자 뉴진스 업데이트.jpg 30 16:19 5,077
2392038 기사/뉴스 민희진 "주술 경영? 하이브 답답해서 BTS 물어봐…개인 사찰로 고소" 53 16:19 2,638
2392037 이슈 사실상 피프티피프티 사건 시즌2가 될 것같은 뉴진스&민희진&하이브 상황 19 16:19 3,162
2392036 유머 실시간 웃참챌 3 16:19 2,566
2392035 유머 나 처음으로 감탄했다 9 16:18 2,178
2392034 이슈 다시 보이는 SM인수전 당시 SM이 주장했던 내용중 일부.jpg 173 16:18 14,306
2392033 기사/뉴스 박중훈 아들딸 삼남매 최초 공개 “아빠보다 개량돼 예뻐” 백일섭 감탄 (아빠하고) 12 16:16 1,400
2392032 이슈 민희진 대표 “뉴진스 멤버들, 밤에 전화해 나 불쌍하다고 울어” 235 16:16 15,786
2392031 이슈 민희진 기자회견 짤 2개로 요약...jpg 6 16:16 3,960
2392030 유머 후이🐼도 발레하쑤 이써! 21 16:16 1,087
2392029 이슈 [민희진 라이브] 변호사: 여기서 이런거 얘기하시면 안됩니다... 28 16:16 4,984
2392028 이슈 세종변호사 현상황 46 16:15 6,96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