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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전공자 입장) 학교도서관 사서교사, 사서 의무배치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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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8.15 1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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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시행령으로 사서교사 이슈가 큰 것 같아서 좀 길게 적어 봄. 다른 비교과는 잘 모르겠고 사서교사 관련 얘기만.


먼저 간단하게 정리하면 사서≠사서교사
문정과 졸업하면 사서, 문정과에서 교직이수하고 졸업해서 임용 통과하면 사서교사. 
일반적으로 학교에서 사서는 공무직, 사서교사는 교원. 
이번 시행령은 학교도서관에 사서나 사서교사를 1명 의무배치하는 거니까 

학교에서 꼭 사서교사를 채용할 필요는 없음.

tmi지만 나는 원래 사서교사가 꿈이어서 문정과가서 교직이수 했음.

고등학교 교생실습, 초등학교 기간제 교사로 근무했지만 진짜 족같은 티오때문에 포기하고 

지금은 사기업 도서관에서 사서로 잘 근무하고 있음. 

그니까 이번 일로 내가 개인적으로 득보는 건 없는데 우리 과가 과라서 소심한건지 아니면 원체 수가 적어서 그런지 

큰소릴 못내고 맨날 찌그러져 있는 것 같아서 나라도 몇자 적어봄. 

아 일단 나는 선생님들 진짜 존경해. 

내가 경험한 초등학교는 진심 1학년 애들이 개똥들고 다니고 쌍욕하는 학교였거든. 

애들 교육시키고 진짜 한글, 숫자 가르치면서 사람 만든다고 고생하시는 분들 너무 존경스러웠어. 

나도 기간제 비교과나마 도움되려고 노력했고.


1. 사서교사는 꿀빠는 직업?

음... 어... 정말 그 사람 사서교사가 맞나? 그냥 시간제, 일당으로 고용한 알바직 사서 아니고? 

뻘소리하자면 이거 겁나 슬픈 현실이야. 

한달 100만원 남짓한 돈으로 기본적인 도서관 일 담당함(개관폐관, 수서, 정리, 대출반납, 연체 및 장서관리, 폐기 등). 

방학에도 나와야 하거나 혹은 월급 안주려고 방학에 나오지 말라고도 해. 11개월 근무도 많아(퇴직금 못 받음). 

나도 일자리가 하도 없어서 비싼 학비내가며 나름 배우고 졸업했는데 일단 일을 해야하나 진심 고민함. 

물론 그 돈 받고도 사명감에 열심히 하는 분도 계시겠지만 받은만큼 일하는 분이 많겠지. 

뭐 아예 사서 자격없이 일하는 분도 있을테고. 

전국을 통틀어 사서교사가 배치된 학교가 겁나 드문데 정말 사서교사가 맞는지 모를...


사서교사가 하는 일 없다고 해서 덧붙이면 책 고르는 것부터가 일이야. 

시간상 다 읽어볼 수가 없는데 교과과정에 적합해야하고, 내용이 불순한 책은 속아내야 되고, 

주문한 책 오면 정리하고, 관리하고 나중엔 폐기까지 혼자 함. 외주 주면 라벨만 붙어서 와. 그게 맞는지 확인은 해야지. 

책정리 한번 싹 하려고 초과근무도 꽤 했었음. 뭐 얼마 안 가서 말짱도루묵이지만. 

분실이나 파손도 많아. 책 관련해서 자잘자잘 손 가는 일이 많다. 그리고 다 노가다 느낌이 나지.

점심시간, 수업시간, 방학 때문에 학부모 자원봉사자 모집하고 시간표 짜고 조율하는 것도 일이고. 

거의 매달 독서 관련 행사했어. 기본적으로 다독자 시상, 

애들 책 읽히려고 작가 초청 행사, 동화 연극, 세계 책의 날 기념 주간 행사, 방학마다 독서캠프, 도서부 애들이랑 체험학습 다녀오고, 

공문 오면 백일장, 독후감대회도 참여함. 계획부터 프로그램 진행, 섭외, 인솔 등등 모두 혼자 함. 

대부분 사서교사가 맡게 된다는 교과서 업무 안 맡은 건 아마 내가 학기 시작하고 들어가서 그런거 같음.

추가로 내가 아는 열일하는 사서교사 있는 학교는 송곡여고, 영신고 등.

이젠 거의 없지만 가끔 폭력교사, 비리교사 몇몇 케이스로 교사 전부를 매도하는 거랑 비슷한 거 같아. 

사서교사 꿀빠는 직업... ㅎㅎ 실제로 직업만족도는 높을거야. 

왜냐면 그동안 티오가 쥐똥보다 적었으니까. 바늘귀 통과했는데 당연히 만족도가 높겠지. 

웬만하면 불평 안하고 감사하며 일하지.


2. 수업 안하니까 교사가 아니다?

위키에서 막 긁어왔는데 

‘교사(敎師)는 학생들을 가르치는 사람으로, 일반적으로 국가에서 정한 법령에 따라 자격증을 갖추고 

학생에게 국가에서 지정한 과목, 종목의 교육 이수의 과정에서 이끌어주거나 도움을 주거나 설명을 하는 사람’ 이라고 함. 

그럼 사서교사도 교사 맞아. 


교사라는 호칭때문이라면 사서교사는 10년도 전에 규정됐어(초중등 교육법 21조). 

차라리 그때 얘기가 나왔으면 모르겠는데 이제와서 사서교사는 교사가 아니라고 하면 그만큼 관심이 없었던건지 뭔지 궁금해짐...

일단 많은 사람들이 지적하는 ‘수업’. 

시수는 사서교사가 마음대로 정하는 게 아니라 수업 하고 싶어도 못 하는 경우가 많아. 

중등은 수능때문에라도 더 그렇겠지. 그래도 교과서도 있고 수업할 수 있어. 

교과연계수업도 할 수 있고. 나도 해봄. 근데 교과연계는 교과교사가 먼저 컨택하지 않는 이상 힘들지. 

사서교사 처지에 무슨 ㅋㅋㅋ


내가 기간제 사서교사 할때는 1학년 담당으로 하루에 2개 수업 거의 매일 하고 고학년은 학급별로 이용교육했음. 

이용교육은 너무 짧지만 뭐 어쩌겠어. 도서부 동아리 활동도 함. 많진 않아도 수업 안 한다 소리 듣기에는 좀...



3. 사서교사가 교장, 교감된다?

교장, 교감되는 사서교사? ㄹㅇ 유니콘 아냐? 애초에 수업 시수도 거의 못받는데다가 맨날 낮은 등급 나옴 ㅋㅋ 

나보다 열심히 한 선생님들 많아서겠지만. 일을 잘 하든 못 하든 비교과는 대부분 등급 낮더라. 

이 수준인데 무슨 교장, 교감이야. 부장도 못 봤어. 

언젠가 인식이 바뀌고 사서교사로서 교과서에 실릴만큼 진짜 훌륭한 사람이 있다면 반 백년 뒤에는 가능할지도 모르겠다. 

사서 또는 사서교사 1명 의무배치한다고 이 난린데 교감이라도 되면 천지개벽일듯?



4. 학생 당 교사수 줄어들어 학생에게도, 교과교사에게도 불이익이다?

독서교육이랑 독서행사, 책 읽혀서 문해력 키워주고 논술, 소논문까지도 사서교사가 담당할 수 있는데 학생한테 왜 손해야? 

또 담임이 아니더라도 전 학년 전체 학생 대상으로 신경쓸 수 있는 선생님이 있으면 이득아닌가?

그리고 교과교사한테 불이익이라는 건 진짜... 선생님들 일 힘든 거 알겠는데 

사서교사 한 자리 때문에, 그렇게 업무가 과중해질까? 

작은 학교면 그럴 수도 있지만 그렇게 규모 작은 데면 아예 사서교사 채용 안 하고 공무직 사서 채용하지. 

지금 일 힘든 건 비교과교사가 많아서라기보단 신규교사들한테 과중되는 기피 업무 때문이거나 행정 업무때문이겠지.

연차 상관없이 똑같이 1/n하면 차라리 덜 힘들듯. 근데 그건 안 되겠지...ㅎㅎ 

그리고 사서교사도 업무 분담해서 승진 길 열리면 오히려 반길걸. 


담임? 사서교사도 담임할 수 있어. 나 교생할때도 학급 배정받았어. 

위에서 안 시키는 거지. 내가 관리자라도 생각이 있으면 사서교사한테는 일단 도서관만 맡길 것 같아.

학교도서관이 제대로 제도화된 것도 아니고, 앞으로 체계화 할 일이 얼마나 많은데...

담임 업무가 제일 힘든데 사서교사는 담임 안 맡는다 하면 할 말 없음... 모두 알고 선생님 된거 아냐?

수업 외적으로 업무가 과중하면 실제 행정업무를 하는 공무직을 늘려달라고 하든지.

아니면 사서교사는 정원외발령을 내자고 하든지 해야하는 거 아냐? 

근본 해결책은 따로 있는데 사서교사는 교사 아니라는... 말은 참 이해하기도 어렵고 마음도 아프고.


이거 나한테는 밥그릇 싸움이기도 해. 뭐 내 밥그릇은 아니지만...

누군들 요즘 안 힘들겠냐만은 진짜 한 줌도 안 되는 선후배, 동기들 

지금 겨우 반 쪽짜리 밥그릇 받았는데 그거 뺏지 말아 달라고 이렇게 긴 글 쓴거야. 

더운데 여기까지 읽어주다니 고맙고맙



웃긴건 여기서 이렇게 왈가왈부해도 사서교사 채용 ㄹㅇ 적을거야. 

많아봐야 1-2년 티오 늘렸다가 (그마저도 전국 100-200명 예상한다) 끝날 수도 있고. 

그냥 공무직 사서 채용하겠지. 그럼 지금이랑 별다를 바 없어. 

위에 적었던 100만원 남짓 받고 일하는 거... 비하 아니고 현실이 그래. 
아 근데 제발 평생 이불킥해도 좋으니까 내 예상 틀리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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