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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머 아들 낳으려고 딸 줄줄이 낳은가정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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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2.17 1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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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theqoo.net/square/633890479

아들 낳으려고 딸 줄줄이 낳은 가정보면 어떤가요?




며칠전에 아들 낳으려고 딸 줄줄이 낳은 가정보면 어떠냐고 글 올렸던 글쓴이에요.

오빠만나고나서 바로 후기 올리려했는데 생각보다 얘기가 길어져서 집에 늦게 들어오는 바람에 기절해서 잤어요.
어제는 회식이라 또 늦게 귀가해서 이제서야 올리네요

남겨주신 리플 하나도 빠짐없이 다 읽었고 오빠가 도움 요청하면 딱 잘라낼 생각으로 만났는데
저의 생각과는 다르게 오빠가 sos치려는게 아니었더라고요. 그냥 속풀이? 얘기들어줄 사람이 필요했대요.

결론적으론 그 언니분과는 헤어졌대요...

오빠와의 얘기를 쓰기전에 우선 저희 엄마얘기를 좀 써야할것같아요. 저희엄마가 현명하다, 혹은 몰상식하다는 의견이 있더라고요. 저희집 배경을 써야 상황이 더 잘 이해되실 것 같아서 써볼게요. 얘기가 좀 길어질듯해요.

저희 아빠는 8남매세요 셋째아들이고 위로 첫째는 형(큰아빠), 둘째는 누나(큰고모), 그리고 저희아빠
밑으로 작은아빠랑 고모들 다섯분 계세요.

시골 완전 깡촌에서 농사꾼 아들로 태어나셨는데 할아버지께서 장남(큰아빠)만 가르치고 나머지 자식들은 다 가르치려 하지 않으셨대요. 저희아빠 초졸이세요.. 큰고모도 초졸이시고요..

14살때부터 봇짐꾼?하시며 돈버셨고 큰고모는 공장다니셨고요.. 봇짐꾼하시다가 쌀가게점원도 하시고 돈되는건 다하셨대요 그러다 운전면허 취득할 나이가 되시면서 잡화상을 하셨는데 (지금은 아마 없는 직업일거에요 트럭에 이것저것 물건 싣고다니며 구멍가게나 시골을 돌아다니며 물건파는직업) 그렇게 번돈으로 동생들 용돈대주고 학비대주고 하셨어요.

저희엄마랑 결혼이후에도 동생들 학비지원은 계속됐고요. 그래서 작은아빠랑 작은고모들은 다 고등학교 이상은 나오셨어요. 큰고모와 저희아빠의 희생으로 가능했던거죠.

저희엄마는 그런 아빠가 야속하고 싫었지만 그때 당시만해도 여자는 출가외인이었고 학비나 용돈받으러 집에오는 도련님과 아가씨들을 내칠 수는 없었대요.

제가 8살때까지 저희집은 단칸방에 살았어요. 8살때까지 산거라 거의 다 기억해요. 방구조부터 생활까지..
공동수돗가와 공동 화장실을 쓰는 그런 단칸방이었어요. 판자촌이라고하면 아시려나요? 저녁에 화장실갈땐 손전등을 들고 뒷문으로나가 그 골목 사람들과 공동으로 쓰는 화장실에서 볼일을 봤었어요. 주방같은 공간이 따로있었는데 주방이라고 보기도 어려운, 방 뒷문에 딸린 신발을 신고나가야하는 두평남짓한 창고.. 그런곳에서 8살까지 살았네요. 지금에야 아 우리집이 가난했구나 이해하지 그때당시만해도 어려서 뭣모르고 그냥 성장한 것 같아요.

그나마 다행이었던게 아빠가 잡화상을 접으시고 엄마랑 두분이서 가게를 여셨는데 장사가 참 잘되셨어요. 그래서 9살때 단칸방을 벗어날 수 있었어요. 아빠가 장사가 잘되시던 시절에 성인이 된 막내고모는 대학까지 다니셨어요.

아빠야 자신의 동생들이니까 아깝지 않았겠죠.. 하지만 저희엄마는요...? 저도 성인이 되고 그때 그 시절의 엄마나이가 되어보니 엄마가 얼마나 힘드셨을지 이해가 되더라고요.

그나마 다행인건 작은아빠와 작은고모들은 큰고모와 저희아빠의 희생을 항상 고마워하고 은인처럼 생각한다는거에요 저와 오빠의 대학학비를 작은아빠랑 고모들이 내주셨거든요 빚갚는다고..

부모님께선 그때 하시던 장사 30년가까운 지금도 계속 하고 계세요. 그래서 지금은 큰 부자는 아니지만 돈걱정없이 살아요.

그리고 저희아빠는 사십이 가까운 나이에 검정고시 보셨어요. 전 아빠엄마가 초졸이신것도 성인되서 알았었어요. 두분다 말씀하신적이 없어서..
저희엄마도 초졸이세요.. 외할아버지가 딸이라고 안가르치셨대요.. 엄마는 엄마학교?같은곳인 ㅈㅎ중고등학교라는 2년을 다니면 정식졸업장이 나오는곳을 다니셔서 고등졸업장 따셨고요. 졸업하신지 불과 몇 년 안되셨어요. 장사하랴 육아하랴 검정고시 볼 여유도 없으셔서 제가 취업이후에 다니시기 시작했어요.

아마도 엄마는 자신이 경험했던 (물론 상황이 좀 다르긴 하지만 동생이 많다는 공통점..) 이런 힘든 과정들을 오빠가 겪는게 싫으신거에요..

이제 오빠와 있었던 일을 얘기해볼게요.
퇴근후에 오빠네 집으로가서 둘이 얘기했는데
제가 오빠한테 무슨일이냐 혹시 엄마설득 시켜달란 얘기할거면 잘못부른거라고 나 엄마와 같은 생각이라고 얘기했어요

근데 의외였던게 오빠가 나 OO랑 헤어지기로 했다고 하더라고요 생각지도 못했던 말에 오히려 제가 놀라서 왜헤어지냐고 어쩌다 그렇게 됐냐고 물으니 있었던일 얘기 해주더라고요.

오빠와 언니가 인사하고 다녀간 이후에 엄마의 반대가 있었지만, 오빠는 언니에게 아무런 내색하지 않았대요 어떻게서든 엄마를 설득시키려고 했었던거죠.

근데 오빠가 언니랑 저희집에 인사오기전에 언니네집 먼저 인사갔었대요. 언니네 부모님이랑 남동생 봤고(여자형제들은 형제들끼리 따로 나와 살음) 저녁식사하면서 언니네 아버지와 이런저런 얘길했는데

언니네 아버님이 원래는 대기업 건설회사에 재직하셨대요 강남에 재개발로 말많은 ㅇㅁ아파트를 자기가 지었다며 IMF로 회사가 사라지고? 힘들게 살다가 지금은 버스운전 하시는 거라고 하셨대요.

언니네 어머니는 식당에서 일하시다 무릎 수술하시고 쉬시는거고요.. 아버지께서 딸이랑 결혼해도 자긴 해줄게없다고 미안하다고 대신 기대지 않을테니 그저 잘만 살으라고 부탁하셨대요 그때만해도 오빠는 걱정마시라고 잘살겠다고 사위라도 된것처럼 큰소리 치고 나왔다네요

근데 자기의 생각과는 다르게 엄마의 반대가 생기고 우물쭈물 하는 사이에 언니가 이상하다 생각한건지 오빠한테 얘기 좀 하자고 하더래요. 근데 언니의 언니(제가 저번에 글을 헷갈리게 썼나요? 몇몇분이 언니를 첫째딸로 이해하셔서ㅠ언니는 둘째딸이고 위로 결혼안하신 첫째언니분이 계세요)와 같이 만났으면 좋겠다고 했대요. 언니의 큰언니분이 오빠보고 할얘기가 있다면서요.

언니의 언니분과는 집앞에서 몇 번 인사한게 다고 따로 만난적은 처음이라 제대로 인사시키려나 싶어서 언니랑 큰언니분이랑 셋이서 만났대요.

저녁먹고나서 맥주집을 갔는데 거기서 큰언니께서 얘기를 꺼내시더래요. OO가 OO씨 집에 인사다녀온 이후로 왜 아무얘기가 없냐고.. 그래서 오빤 아 부모님이 연말이라 장사가 바쁘셔서 상견례 날짜잡기가 좀 어렵다고 늦어질것 같다고 죄송하다고 둘러댔는데 큰언니께서 그냥 솔직하게 말해줬음 좋겠다고 했대요.. 분위기가 뭔가 다 알고왔다는 그런 뉘앙스여서 오빠가 어떡하지 고민하는데 큰언니께서 자신의 얘길 해주셨대요.

큰언니분이 30대 중반이신데 자기도 결혼 문턱까지 간 남자가 두명이나 있었는데 결국 다 떠났다고.. 자신의 집안배경보고 상대방 부모들이 다 반대했대요. 그러면서 자긴 너무 상처받아서 더 이상 남자도 안만날 것이며 결혼안하고 혼자 살거라고 했대요.

그러면서 혹시 우리부모님이 걱정인거면 걱정하지 말아라 부모님의 노후는 동생들에게 피해안가도록 내가 평생 안고가겠다고.. 자기가 겪은 일을 동생들은 겪게하고싶지 않다고 동생들은 시집가서 예쁘게 살았으면 좋겠는데 집안환경이 이렇다보니 시집가기 어려운거 안다. 그러니 자신이 다 책임지겠다 믿어달라고 했대요. 자기가 다 안고가겠다고..

그러면서 엄청 우셨대요... 오빤 진짜 그상황이 너무 당혹스럽고 힘들었다 하더라고요.. 옆에서 얘기 듣던 언니도 같이 울고.. 두 자매가 앞에서 울어대니 난감했겠죠..

그러다 큰언니께서 자기가 기본연봉이 5천이 넘는다고 19살때부터 조기취업나와서 관리자까지 올라왔다고 상여금까지 포함하면 액수는 더 크다고 자기가 남은 동생들과 부모님 다 커버할 능력되니 혹시라도 경제적인 부분을 걱정하는거라면 그건 정말 걱정 안해도 된다고 했대요.

큰언니분이 대기업 생산직에 다니시는데 고등학교때 첫 취업나갔던 그곳에서 지금까지 계속 재직중이시고 관리자급까지 오르셨대요


며칠후에 언니와 따로 얘길했는데 오빠가 언니에게 너의 생각은 어떠냐고 큰누님 의견처럼 너 가족들 뒷바라지 누님에게 맡기고 나랑 따로 가정꾸려서 잘 살 수 있겠냐 했더니 그건 힘들것 같다 했대요..

언니에게만 짐을 지울 수 없다고 작게나마 자기도 동생들을 돕고싶다고요.
오빠가 그 작게나마라는게 어느정도냐고 하니 동생들 용돈 정도는 도와주고 싶다했대요.

근데 동생이 네명..
오빠는 순간 아 이건 아니다 싶었대요. 엄마가 그리 뭐라고 하실땐 현실로 다가오질 않으니 이해못했는데 언니와 큰언니분의 얘길 들으니 뭔가 압박감이 오더래요.

큰누님이 책임지신다 해도 언니가 결혼하면서 동생들에게 지원하던걸 한번에 끊기도 어려울거고.. 언니 성격상 동생들을 모른척할 수 없다는걸 알기에 암담했다 하더라고요.

헤어지자 한건 언니가 먼저 헤어지자했대요.
이유는.. 큰언니에게만 짐을 지울수없고 자기도 동생들을 모른척할 수 없다고.. 당신이 나쁜거 아니고 내가 바보같아서 그런거니 그냥 이쯤에서 각자의 길로 가자고 했대요.

근데 오빠는 그 상황에서 언니를 붙잡질 못하겠더래요..
아무말도 못하고 벙어리마냥 있는데 언니가 자긴 괜찮다고 차라리 이게 마음 편하다고 결혼얘기 나왔을때부터 마음이 무거웠는데 지금은 홀가분하다면서 웃더래요..


그 이후로 서로 연락안하고.. 그냥 이렇게 헤어진거 같다고.. 언니에게 연락하지도 붙잡지도 않는 자기자신이 너무 싫다고 자책해요.
그러면서 오빠가 계속 나 쓰레기지? 나 너무 속물인가? 진짜 쓰레기같아.. 계속 이러더라고요.


전 그냥 괜찮다고 계속 위로해주다 얘기 끝났고요..
내일 오빠가 집에 온댔는데 부모님께 언니랑 헤어진 얘기하러 오는거같아요..


오빠와 얘기한 이후부터 계속 마음이 좋지 않아요.. 뭔가 죄지은 기분이라 해야하나.. 물론 오빠가 힘든길 앞에서 되돌아온건 남매입장에선 잘했다 생각하지만
한 사람의 입장에선 그 언니의 삶이 너무 안타까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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