있다. 선수들의 훈련을 지켜보고 있는 한용덕 감독. 잠실=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18.05.18/"(김)재영아, 도망다니면 어떻게 되지?" "서산 가야합니다!"
한용덕 감독의 부드러운(?) 채찍질이 한화 이글스를 바꿔놓고 있다. 한화는 최근 고공비행 중이다. 5월들어 승률이 급상승하면서 5할에서 +8까지 끌어올렸다. SK 와이번스가 주춤하는 사이 3위로 밀어내고, 한화는 단독 2위로 올라섰다. 22일 홈 경기에서는 선두 두산 베어스를 상대로 연장 10회말 끝내기 승을 거두는 저력까지 발휘했다.
"이겨서 기쁜 것은 그 순간 뿐이다. 또 다음 경기 고민을 하느라 바쁘다"는 한용덕 감독은 "지금이 가을쯤이었으면 좋겠다. 시간이 빨리 지났으면 좋겠다"면서도 좋은 결과를 만들어내는 선수들에 대한 뿌듯함을 감추지는 못했다.
달라진 성적이 보여주듯 한화 선수단은 이전보다 훨씬 자신감 넘치는 플레이로 끈끈한 승부를 만들어내고 있다. 최근 1~2점 차 타이트한 경기를 연일 잡아내면서 더욱 자신감이 붙었다. 수치화할 수는 없지만, 좋은 분위기가 눈에 보인다.
22일 두산전 승리는 의미가 컸다. 경기 중반까지 6-1로 이기다 후반 불펜이 역전을 허용하면서 궁지에 몰렸었다. 패색이 짙은 상황에서 9회말 제라드 호잉의 극적인 동점 홈런이 나왔고, 연장에서 두산 불펜을 제압해 송광민의 끝내기 안타로 이길 수 있었다. 한용덕 감독도 "욕심이 났던 경기"라고 돌아봤다.
특히 선발투수 김재영은 6⅔이닝 3실점으로 올 시즌 최고의 호투를 펼쳤다. 초반 제구가 흔들리며 위기를 만들었던 김재영은 3회부터 베짱투를 펼치며 아웃카운트를 빠르게 잡아나갔다. 한용덕 감독의 채근이 있었다.
한 감독은 "초반에 자꾸 도망다니는 투구를 하더라. 그래서 이닝이 끝나고 덕아웃에 들어올때마다 재영이에게 이야기를 했다. '재영아. 도망다니면 어떻게 되지?'라고 물으면, 재영이가 '서산(2군)에 가야합니다'라고 답하더라. 매 이닝 거듭해서 물어봤더니 그후로는 훨씬 공격적인 투구를 했고 좋은 결과가 나왔다"며 웃었다.
야구에서 실력 외의 기 싸움과 분위기 싸움은 결코 빼놓을 수 없는 요소다. 멤버 구성이 크게 달라지지 않았지만 한화가 다른 성적을 낼 수 있는 비결도 여기에 있다.
대전=나유리기자 youll@sportschosun.com
독하네 ㄷ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