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이슈 군함도 관련 심용환 강사 글.txt
5,802 128
2017.07.28 15:28
5,802 128

군함도가지고 왜 나한테 그러는지 모르겠으나 하두 물어봐서 편하고 좀 독하게(?) 답변남깁니다.


1. 봐야 하나? 본인 자유겠죠. 라이언일병구하기부터 어벤저스, 덩케르트까지 다양한 영화를 모두 편하게 보고 즐기지 않나요? 라이언일병구하기의 경우에는 너무나 단순 치졸한 플롯에도 불구하고 전쟁의 참상이 잘 묘사되었고, 어벤저스는 정말 말그대로 재밌는 상상가운데 즐거움을 누리고하는데 왜 군함도는 못본다는거죠? 사람들이 영화 남영동 보고 흥분하기 보다는 변호인 같이 적절하게 재밌지만 어느 정도 사실과 환상이 합쳐진 영화보면서 더 깊이 공명하고 그러지 않나요?


2. 역사왜곡? 글쎄요. 정확히 말씀드리죠. 영화 초반부에 나온 강제징용의 실상은 우리 영화 역사에서 처음, 그리고 비교적 잘 묘사가 되었어요. 아무것도 아닌듯 스쳐지나 가는 장면 하나하나에 고증적 요소가 들어있는데 이 부분을 캐치하는 영화 기사 하나 보기 힘들더군요. 선대금 형식으로 징용자들에게 이동경비를 부담하게 하는 것부터 소지섭이 젖은 다다밋장 들면서 화내는 모습 같은 것들은 모두 정확한 역사적 사실이고 우리 영화에서 처음 나온 것들이죠.
허구 또한 있습니다. 광복군이 핵무기 사용을 알았다던지, 유력 독립운동가가 징용현장에서 노동을 했다던지, 광복군이 그를 구하러 침투하러 했다던지, 노동자들이 대탈출을 했다던지 하는 것들은 모두 영화적인 상상력이죠. 아무래도 제가 연구자니까 더 예민하지 않았을까요?^^

그런데 예를 들어 영화 '암살'은 어떻죠? 100% 허구에 불가능한 이야기에요. 김구와 김원봉이 사이가 좋았다? 말도 안되는 소리죠. 영화 '밀정'은 어떻죠? 황옥이 애국자였다? 이 또한 조금도 확신할 수 없고 영화의 후반부 전체가 상상이죠. 덕혜옹주 같이 정말 질낮은 영화까지 가지 않더라도 우리가 꽤 괜찮게 감동받은 장면들 좋다는 영화들은 대부분 허구에 의존하고 있습니다.


3. 이상한 애국주의! 전 분명히 있다고 생각해요. 툭까놓고 이야기하죠. 몇해전 몇백만이 보았던 '귀향'만큼 못만들고, 위안부 이야기를 왜곡한 영화도 드물죠. 강제동원의 현실은 차라리 군함도가 훨씬 정확합니다. 
군인이 마을에 와서 가족유착관계가 좋은 딸을 끌고 갔다? 그런 증언록을 읽어보신 적이 있나요? 전 여태까지 수년째 위안부 관련 자료를 보고 있지만 귀향에 나온 절반 이상은 사실 오히려 위안부 문제를 왜곡하는 것들 투성이었습니다.

그런데 이 부분에 대해 사람들이 비판을 하거나 지적을 했었나요? 제가 끝내 글을 안쓰려다가 쓰게 된 이유는 명확합니다. 이상한 애국주의에 빠져있고 어떤 문제에 대해서는 굉장히 경직화된 사고를 하려고 한다는 거에요. 보기 싫으면 안보면 그만이죠. 재미없으면 재미없다고 말하면 그만이에요. 그런데 그게 아니라 매우 도덕적이고 고증적인 측면으로 비판을 하면서 뻣대는 희한한 분위기가 만들어지니까요.
냉정히 물어볼께요. 이 영화 나오기 전에 '징용'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었나요? 영화에서 구체적으로 무엇이 잘못되었고, 무엇이 문제인줄 정말로 지적할 수 있나요? 솔직히 말해 상영관 독점에 관한 비판을 제외하곤 정말 빈깡통 같은 비평들이 넘쳐나고 있는거 같아요.


4. 양비론? 아니! 저는 매우 어설프지만 감독이 중요한 지적을 했다고 생각해요. 위안부 중개 민간 업자의 대부분이 조선인이다? 역사적 사실이죠. 하시마섬 말고도 숱한 곳에서 기생형 친일파들이 같은 동족 등쳐먹은거? 역시 사실이죠. 소지섭, 황정민 등을 사용해서 매우 어설프게 이 문제를 건드렸기 때문에 설득력이 떨어졌다라는 말에는 동의합니다. 하지만 언제까지 선과 악의 구도로 식민지배 시대를 바라볼 것인지, 그리고 그것이 매우 애국적이고 바른 역사관이라고 생각할 것인지 저는 우려를 금할 수 없습니다.
일본 잘못했죠. 누가 잘못하지 않았다고 했던가요. 하지만 너무나 많은 사람이 순응했고, 악용했고, 같은 조선인을 괴롭혔다는 사실 같은 것에 대해서 왜 이야기 못하죠? 프랑스의 경우 1970년대 이 후 나치의 유태인 학살에 적극 협력한 프랑스인들의 죄에 대해 인정하고 사죄하고 최근에는 알제리 식민지배 문제 등에 관해서 고뇌하고 있는데요.


여튼! 바뻐 죽것는데 하두 쪼아대서 글 한 편 남깁니다. 모든 영화가 그렇듯 저 역시 이 영화를 보면서 이래저래 아쉬운 것이 많아요. 하지만 매우 도덕적인 견지에서 영화를 '심판'하는 듯한 태도에 대해서는 도무지 동의가 안되네요.

'이미 알고 있었고, 애도하고 있었다'식으로 생각하지 않았으면 합니다. 우리 모두 모르고 있었고, 국가건 국민이건 누구도 징용에 관해 아무런 노력도 하지 않았죠. 어떤 의미에서건 전 자기반성이 우선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왜 이리 쉽게 조리돌림을 하는지 어처구니가 없네요.



출처 : 심용환 강사 페북 https://www.facebook.com/yonghwan.shim/posts/1533858233337185

목록 스크랩 (0)
댓글 128
댓글 더 보기
새 댓글 확인하기

번호 카테고리 제목 날짜 조회
이벤트 공지 [오그너스 x 더쿠] 더쿠 뷰티방 어워드에 진입하고 싶은 비건 브러시 오그너스 인사 올립니다! <(_ _*)> 브러시 5종+파우치 세트 <오그너스 에코 스퀘어 팩> 체험 이벤트 494 03.25 71,614
공지 📢이벤트 게시판 신설 및 이벤트 공지 기능 추가 안내📢 01.05 1,687,436
공지 공지접기 기능 개선안내 [📢모든 공지를 한 번씩 누르면 접기설정된 공지는 접힙니다📢] 23.11.01 2,014,656
공지 📢📢기능 추가 필독!!!!!!!!!!!!! [모바일 하단바 / 전체게시판 즐겨찾기한 게시판만 보기 / 게시글 공유 기능 등]📢📢 23.08.22 2,096,384
공지 더쿠 GIF 업로드 기능 오픈 및 과거 이미지 복구 관련 안내 23.07.30 1,754,030
공지 검색기능 개선 완료 공지 (23/7/9 12:50 시작단어 한번에 검색할 수 있도록 검색옵션 개선, ^옵션 삭제) 23.07.08 2,138,279
공지 비밀번호 초기화 관련 안내 23.06.25 2,744,118
공지 ◤더쿠 이용 규칙◢ (7번 항목 더쿠 사이트 및 회원들에 대한 비방/조롱 및 유언비어 유포 행위 강력 제재 갱신) 20.04.29 19,590,013
공지 성별관련 공지 16.05.21 20,449,328
공지 정보 더쿠 모바일에서 유튜브 링크 올릴때 주의할 점 742 21.08.23 3,151,488
공지 정보 나는 더쿠에서 움짤을 한 번이라도 올려본 적이 있다 🙋‍♀️ 211 20.09.29 1,925,097
공지 팁/유용/추천 더쿠에 쉽게 동영상을 올려보자 ! 3317 20.05.17 2,704,122
공지 팁/유용/추천 슬기로운 더쿠생활 : 더쿠 이용팁 3946 20.04.30 3,264,149
공지 팁/유용/추천 스퀘어 공지 (9번 스퀘어 저격판 사용 금지 무통보 차단 주의) 1236 18.08.31 7,615,461
모든 공지 확인하기()
2386916 유머 온갖 드립이 난무하는 엔시티드림 자컨.X 2 23:13 295
2386915 유머 더쿠 문닫은거 실화냐 ㅋㅋㅋ 21 23:13 2,809
2386914 이슈 22년 전 오늘 발매된_ "Perfect Man" 7 23:11 167
2386913 유머 보넥도 타이틀곡 제목이 “Earth, Wind & Fire” 인 이유 29 23:10 722
2386912 정보 배우 이도현의 훈련병 사진에서 보이는 빨간 견장의 정체 겸 공군 훈련소 TMI 3 23:10 887
2386911 이슈 하키 공연 보러간 크리스티나 아길레라 가족 2 23:10 248
2386910 이슈 한국도로공사 '비트박스' 챌린지 홍보 영상.. 23:10 122
2386909 이슈 [KBO] '6이닝 9K' 류현진 홈 개막전 시즌 첫 QS 피칭 하이라이트 (03.29) 1 23:08 126
2386908 이슈 인스타그램이 검색 기능을 계속 악화시키는 이유 39 23:08 3,601
2386907 이슈 오늘자 뮤뱅 오디션 프로 그룹 닉값하는 쌩라이브 여돌.unis 2 23:08 563
2386906 이슈 넷플릭스 브리저튼 시리즈 역대 메인커플.gif 18 23:07 1,350
2386905 이슈 [BE ORIGINAL] UNIS(유니스) 'SUPERWOMAN' (4K) 23:07 64
2386904 유머 주인님.jpg 23:06 443
2386903 이슈 갈아만든 부추전 11 23:06 1,760
2386902 유머 아들의 독립을 기다린 부모님 3 23:05 1,422
2386901 이슈 아일릿(=하이브 신인 걸그룹) 데뷔곡 마그네틱 멜론 탑10 진입.jpg 22 23:04 1,040
2386900 이슈 30대 된 후 포텐 제대로 터지는 중인 송강 비주얼 18 23:04 1,153
2386899 이슈 폴란드볼로 보는 세계의 어족과 하위 어족 11 23:04 892
2386898 이슈 술집 안주 파인애플 샤베트의 진실 14 23:02 3,683
2386897 이슈 오늘자 레전드 자컨이라는 반응 많은 NCT DREAM 자컨 14 23:02 8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