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유머 소개팅을 했는데 너무 화가나서 글을 올려요
16,059 56
2017.11.24 08:07
16,059 56

말그대로 소개팅을 했는데 너무 화가나서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처음 글을 써서 부족하더라도 양해부탁드려요(긴글 주의)

20대중반 여자입니다.
삼주전쯤 친구에게 소개를 받게되었어요. 친한친구는 아닌데 가끔연락을 주고 받다가 소개를 권하기에 처음에는 거절하다 소개를 받게되었죠.

일주일정도 연락하다가 만나게 되었는데 잘생긴 얼굴은 아니였지만 정말 매력적으로 생긴 남자분이셨어요. 처음에 얼굴도 모르고 만났는데

막상 만나고 보니 너무 제스타일이고 대화도 잘 통하는 분이였죠.
동갑이였는데 첫만남에 말을 놓고 그분도 제가 마음에 드셨는지 그자리에서 "내일 뭐해요?" 하고 에프터를 신청하시더라구요.
바로 다음날 집앞으로 데리러와서 그날도 데이트를 하게 되었어요.
집에 돌아오는 길에도 너무 예쁘다 부터 진짜 진지하게만나고싶다 하고 마음을 표현하시더라구요.
그자리에서 또 다음 만남을 정했고 이틀뒤에 또 만나게됬는데 사귀고 싶다고 하더라구요. 저는 나이도 있고 진지한만남을 갖고 싶어서

서로 더 알아보고 만나고 싶다고 마음을 표현했어요.

워낙 제 스타일이고 다정하기도하고 가정환경이나 집안수준도 저희집이랑 비슷해서 저도 호감이 생겼어요.
그 분은 부모님께 이미 다 이야기했더니 너무 좋아하셨다면서 나중에 저희부모님이랑 골프치러 함께 가고 싶다 이런식으로 부모님과 미래를 염두하고

이야기 한걸 저에게 말해주더라구요.
제 친구랑도 약속이있어서 만나면 보고싶다고 저희동네로 와서 제친구한테 인사하고 밥 사주고 그러기도했어요.

그렇게 잘 만나다가 이틀전부터는 연락이 잘 안되더라구요.
일있다고 카톡도 잘 안보내고 그러길래 이야기를 했죠 .
왜이렇게 연락이 안되냐니까 이것저것 일이 바빴다고 하더라구요 주말인데 ㅋ
그러다가 오늘도 만나기로했어요
서로 집이 멀어요. 차타고 40분정도고 버스타면 1시간30분정도 걸립니다.
원래는 데리러오겠다고했는데 뭐 일이 있다면서 저보고 본인동네로 올 수 있냐고 하더라구요.
솔직히 추운날씨기도 하고 제가 여행에 다녀와서 그 분에게 드릴 술이랑 이것저것 사와 들게 많아 무겁기도했어요.
하지만 괜히 데리러오면 만나는데 안 데리러온다고 하니까 안만난다는 소리들을까봐 버스타고 그분있는 곳으로 갔습니다.
정류장까지 나와있어서 함께 차를 타고 데이트를 하는데 보자마자 오늘도 예쁘다고 하면서 추우니까 자기 목도리 저한테 메주기도 하고 커피먹고 밥먹고 하루를 잘 보냈어요. 커피먹으면서도 "다음주엔 언제만나지?" 하고 약속날자를 정하기도 했구요.
그러다 밥을 먹고 집에가는데 영화를 보자고하다가 시간이 안되서 한강을 가기로 했습니다.
한강에 도착하자마자 저보고 자기를 어떻게 생각하냐길래 "좋은 감정을 가지고 있다 어떤사람인지 더 알아보고 싶다" 고 하고 "너는 나를 어떻게 생각하는데?" 하니까

갑자기 우는 거에요.
처음엔 우는건가 웃는건가 싶었는데 눈물이 뚝뚝 엄청울더라구요.
당황해서 왜우냐니까 너무 미안해서 운다고 했어요.
이야기를 길게 했는데 대충 요점이 자기가 처음에 너한테 반해서 이 마음이 오래갈 줄알았는데 생각보다 마음이 금방 식었다면서 본인이 너무 성급하게

너 마음까지 흔들어 놓은 것 같아 미안하다고 하더라구요.

당황했지만 솔직히 생각을 안한건아니였어요.
왜냐하면 그 전에 전 여친에게 연락이 왔다고 이야기한적도 있고
자기가 그 여친을 너무좋아했는데 2개월 전에 환승이별을 당했다고 한적도 있었거든요. 그 날도 사실 보려고 본건아닌데 어떤여자랑 카톡을 주고 받는데

여자분이 셀카를 엄청보내오시고 그분이 그걸보고 웃고 그런걸 봤거든요. 사귀는 사이도 아니고 썸주제에 누구냐고 묻고 그런건 예의가 아닌 것 같아 보고 넘겼어요.

그냥 딱 전 여친이 돌아왔고 돌아가는 것 같더라구요.
근데 전 이해할 수 있었어요. 그런건... 전 연인과의 추억이 어떻게 한순간에 잊혀질 수 있겠어요.
아니다 싶어도 마음처럼 안되는거 아니까 이해할 수 있었어요.
정말 괜찮다고 이해한다고 오히려 더 늦기전에 이야기해줘서 고맙다고 우는 그분을 달래면서 솔직히 제 마음도 너덜너덜해지고 상처받았지만 이해한다고 했거든요.

근데 전 그 후부터 그분의 행동에 정말 화가나요.
어찌됬든 저도 그분에게 호감이 있는 상태에서 이렇게 되니까 상처도 받았고 뭔가 울컥하기도 했어요.
차안에서 계속미안하다고 하길래 안 미안해도 된다고 하면서 얼른 집에 가고 싶다고 했죠.
훌쩍이면서 계속 말을 하는데 변명처럼 들리고 들어봐야 제가 더 상처를 받을 것 같아서 무슨 말하고 싶은지 충분히 이해했으니 그만 이야기해도 될 것같다고 했어요
솔직히 날씨만 안춥고 한강만 아니였어도 내려서 따로 왔을 것 같아요.
근데 그분이 데려다주면서 저한테 계속 말을 거는거에요.
"여기가 무슨동이지? 너랑 같이 갔던 거기 진짜 좋았는데.." 하길래 "좋았던거 얘기해서 뭐해" 하고 넘겼어요.
그러다가 제가 준 술을 보고는 "저거 진짜 잘 먹을게 정말고마워 . 집에가서 엄마랑 먹을건데 뭐에다가 먹으면 좋을까?" 하는거에요. 진짜 열받아서 도로 뺏고 싶었는데 참고

 "맛있게 먹어" 했어요
그리고는 가다가 좌회전을 해야하는데 앞에서 신호가 끊겨 저도 모르게 "아.." 했더니 "왜?" 하길래 "아니 좌회전될줄알았는데 안되서" 하니까 "왜 금방가고싶어?

왜 이렇게 빨리 헤어지려고 해" 하는거에요.
아니 그럼 안가고 싶겠냐구요...

그러게 짜증을 안고 집앞에 왔는데 집앞에 도착하자마자 내리려고 손잡이 잡고 "잘지내 데려다줘서 고마워" 했더니 다시 문을 닫고는 마지막인데

한번 안아달라고 팔을 벌리네요 ...


제가 진짜 어이가 없어서 "어차피 앞으로 볼 사이도 아니고 연락할 사이도 아닌데 내가 왜 널 안아야하는데?" 하니까 눈이 그렁해지더니 "

너는 진짜 착하고 예쁘고 매력적인데 내가 나쁜거야. 나 나쁘다고 생각하고 힘들지 않았으면 좋겠다" 하는데 진짜 아까 조금이라도 울컥했던 마음이 쑥 들어가는거에요 ㅡㅡ

혼자 드라마 찍는 것도 아니고 안 힘든데 왜저러나 싶더라구요. 대답하고 바로 나와서 집에 왔는데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짜증나고 화가나네요.

썸이였고 어찌됬든 먼저 호감표시해오고 사귀자 해놓고 (그때 사겼으면 어쩔뻔했는지...) 오늘도 잘 만나고 다음약속까지 잡아놓고뜬금없이 미안하다면서 마음없다고 하고

그럴거면 약속은 왜 잡았으며 그 후에 안아달라는건 무슨 심보에요?
꼭 전 여친때문이 아닌 제가 마음에 안들어서 그렇게 행동을 하셨다고 해도 후에 행동이 정말 이해가 안가요 . 제가 만만 해 보였는지 가지고 논건지 헷갈리니까 더 화가나네요...

도대체 왜 저런걸까요




(추가해요+) 짜증나는 마음에 밤에 써본 글인데 이렇게 많은 분들이 공감해주실 줄 몰랐어요 ㅠㅠ 댓글 다 읽어보았고 말씀처럼 더 길게 안간게 다행이라 생각이 드네요.
생각 해 보면 그 분이 그렇게 울면서 말씀했던 얘기중에 자기는 원래 이런남자가 아니고 한여자만 보는 연애를 하는데 이번에는 왜이런지 모르겠다고 하면서 더 좋아지는 마음이 커지지않는걸 보니 자신이 아직 누굴 만날 준비가 안된 것 같다 이런말도 했어요.

만날 준비가 안되있는데 소개팅은 왜받은 걸까요. 물어보지도 않았는데 다른 여자때문에 가는게 아니라는 둥 이런저런 소리를 주저리주저리 했었는데

그것마저 개소리였던 것 같네요.


연락이 올지안올지는 모르겠지만 온다면 후기남기도록 하겠습니다. 많이 공감해주셔서 감사합니다ㅠㅠ

목록 스크랩 (0)
댓글 56
댓글 더 보기
새 댓글 확인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