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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머 [판] 생일선물로 김치볶음밥해준 남자친구
17,210 198
2017.09.20 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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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 전이라 짧게 쓰겠습니다 

9개월차 커플입니다 
저는 지난 여름에 남자친구의 생일이 먼저 와, 필요한 것이 있냐고 물어봤고 남자친구는 딱히 없으니 밥이나 사달라고 했습니다 

저는 분위기 좋은 곳에서 식사하고 싶었고 모 호텔 디너를 한달 전에 예약해 갔습니다 
생일인데 선물없이 맨 손으로 만나긴 좀 그래서 샤넬 향수도 줬습니다 
굳이 따지다면 30만원 정도 들었네요 

제가 돈이 없는 것도 아니고 돈 쓸 때마다 하나하나 계산적으로 행동하는 스타일은 아닙니다 
어려서부터 넉넉하게 살아와서 만원 한장 아까워 하는 스타일도 더더욱 아니고요 
근데 이번 제 생일 일은 정말 너무 하는거 같아서 글을 쓰게 됐습니다 


제 생일은 저번 주말이였습니다 남자친구가 뭐 가지고 싶냐고 생일 한달 전에 한번 물어 저도 똑같이 좋은 데에서 식사하자고 했습니다 
그래서 남자친구가 알겠다고 했고요 

생일 전 주에 약속을 잡으면서 생일인데 특별하게 집에서 직접 요리를 해주고 싶다, 티비에서 해주는거 많이 배워놨다 하더라고요

저는 로맨틱하다고 생각해서 너무 좋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생일날에 와인 한병 들고 남자친구네 집에 갔습니다 (혼자 삽니다) 

집에 가보니까 아직 준비가 안됐더라고요 부엌을 들여다보니 꺼내진 것이 아무것도 없었습니다 
그때부터 불안함을 느꼈는데... 남자친구가 쇼파에 앉아서 기다리라고 하길래 기다렸습니다 

뭐 만드는 소리가 나길래 들여다봤더니 김치를 볶고 있더라고요 뭐냐고 물었더니 김치볶음밥 만드는 법을 가르쳐줬대요 
거기에 떡볶이랑 계란찜도 만들었어요 

제가 사온 와인은 따개가 없다고 두고 가래서 열어보지도 못하고 주고 왔습니다 

멍청하게 앉아서 떡볶이를 먹으니까 맛있냐고 물어보고 자화자찬하는거 맞장구쳐준다고 응.. 맛있네.. 해줬습니다 
저는 쌀밥 안 좋아해서 밥류를 잘 안 먹는데 그래도 해줬으니까 꾸역꾸역 먹었습니다 

이거 저만 이상하게 생각하나요? 
제 생일인데 제 입맛에 맞는 걸 차려줘야 하는 건 뭐 그렇다 치고... 파스타 만드는거 어렵지도 않은데 좀... 자취방 식량같은 음식이 아니고 축하음식을 바라는거 이상한가요??? 저는 집에서 요리해준다길래 당연히 만들기 쉬운 파스타하고 스테이크류겠거니 했어요 
그랬으니 와인을 사갔죠 아님 안사갔겠죠

제가 평소에 쌀밥을 잘 안 먹고 남자친구도 그걸 알거든요 아니 미역국도 아니고... 

선물로 제가 평소에 쓰는 화장품 (8만원대)받긴 했어요
이거 다른 사람들이 보기에 대충 차려준거 같이 보이세요 아니면 정성스럽게 만들었는데 실력부족이라고 보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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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가글:


밤 사이에 댓이 많이 달려 빠진 내용을 추가합니다 


1. 둘 다 직장인입니다

2. 밥류를 왜 안먹냐 거짓말아니냐 : 
첫 번째로 제 취향이고요 
두 번째로 집에서 밥을 먹으면 많은 그릇, 밥통, 반찬 적어도 세,네가지, 설거지 할 체력과 시간소모 등 효율적이지 못하다고 생각해 오랜기간 안 먹다보니 지금은 밖에서도 잘 안먹습니다 


3. 그럼 평소에 뭘 먹냐 : 집에서는 파스타를 주로 먹고요 15분이면 만들고 부재료도 마늘 양파 치즈 정도만 쓰는 한접시 요리라 편해서 좋아합니다 아니면 빵에 치즈, 훈제닭가슴살 정도 데이트할 때는 뭐 삼겹살도 먹고 평범하게 했습니다. 쌀밥을 잘 안먹는거 뿐이죠 
이게 댓글러분께 그렇게 신기한 일인지 몰랐네요 


4. 왜 당연히 파스타와 스테이크를 생각했나 
제가 밥을 잘 안 먹는 걸 알고 있었으니 당연히 밥 종류는 아닐거라고 생각했고 생일케이크를 준비했을테니까 음식도 같은 양식류일 거 라고 생각했습니다 
가보니 케이크는 없었고요 


5. 정성이 중요한 것이 아니냐
떡볶이 김치볶음밥 만들면서 전자렌지에 계란풀어서 돌리고 도합 30분도 안 걸려서 다 만들고 식기류까지 세팅끝냈습니다 여기서 정성을 느끼지 못해 글을 올린겁니다 화장품은 직접 포장해준거 아니고요 인터넷으로 시켜서 제 집에 택배로 보냈습니다


6. 왜 와인을 두고 갔냐
젓가락으로 따보려고 했는데 안 따져서 포기하고 식사했는데 집에 갈때 가져갈까 말까 하다가 무거우니까 두고 가래서 두고 왔습니다 



집에가서 서운하다 말을 먼저 꺼냈고 남자친구는 자기도 열심히 준비했다 이야기하고 저는 열심히 준비한거 같지 않고 그냥 한끼 대충 때우려고 한거 같다 라고 의견대립이 있는 상황입니다 

실제로 평소에 뭐 먹었냐 물어보면 볶음밥 만들어먹으면서 티비본다란 얘기도 종종 했거든요 

서로 서운해서 어제부터 연락이 없고요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생각하나 궁금해서 글을 올린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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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pann.nate.com/talk/338811632


나같으면 안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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