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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돈 많이 버는 사람, 벌금 더 내라"..차등벌금제 갑론을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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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5.25 1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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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민위한 공정사법’ 대통령 공약
‘같은 액수 아닌 같은 부담’ 논란
“처벌 실효성 위해 도입을” 찬성
“돈 많으면 죄가 더 큰거냐” 반대

흔히 법의 상징으로 여겨지는 정의의 여신 디케는 눈이 먼 것으로 묘사된다. 법이 학력, 성별, 재산과 권력 여부 등 법 이외의 요소에는 눈을 감아야 공정한 재판이 가능하다는 의미다. 바로 ’법 앞에서의 평등‘을 말한다. 그러나 어떤 것이 평등한 법인지에 대한 논란은 수세기에 걸쳐 계속되어 오고 있다. 최근 들어서 소득이 많은 이에게는 더 많은 벌금을 부과하자는 ’소득비례 차등벌금제‘(차등벌금제) 도입 목소리가 높아지 있다. 하지만 개인의 소득을 명확히 파악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차등벌금제를 섣불리 도입하면 오히려 벌금제도의 역진성을 강화시킬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文 “차등벌금제 도입하겠다”=문재인 대통령은 후보자였던 지난 4일 차등벌금제와 벌금 분납제, 장발장 은행 확대 등을 골자로 하는 ’서민을 위한 공정 사법 구현‘ 공약을 발표한 바 있다. 벌금 낼 돈 수십만원, 수백만원이 없어서 대신 노역장에서 노역을 하는 민생고를 없애고 가난한 사람과 부유한 사람이 동일한 액수의 벌금이 아닌 동일한 부담을 지도록 벌금제도를 개편하겠다는 것.

독일, 프랑스, 일본 등 선진국에서 시행되고 있는 차등벌금제는 현재 특정 범죄에 대해 벌금의 총액을 정해 시행하고 있는 총액벌금제와는 달리 범법행위자의 소득에 따라 1일 당 벌금을 정하고 이에 범법행위의 책임을 환원한 날짜 수를 곱한 액수로 전체 벌금을 정한다. 이같은 산정 방식 때문에 ‘일수벌금제’로 불리기도 한다.

차등벌금제가 우리 사회에 본격적으로 알려진 것은 지난 2002년 핀란드의 노키아 부회장이 과속 범칙금으로 11만6000유로(한화 1억 4300만원)을 낸 사례가 알려지면서다. 안시 반요키 부회장은 모터사이클을 타고 제한속도가 시속 50㎞인 도로를 시속 75㎞로 달렸다가 연봉 14일치에 해당하는 범칙금을 내야 했다.

“같은 액수가 아닌 같은 부담”=차등 벌금제 도입에 찬성하는 시민들은 같은 액수의 벌금이 부자들에게는 아무런 부담이 되지 않는다는 점을 지적한다. 직장인 이원진(31) 씨는 “같은 10만원의 벌금이라고 해도 하루에 1000만원을 버는 사람과 10만원을 버는 사람에게 다른 의미아닌가”라며 “범법행위를 저지른 것에 대한 처벌이 실효성을 거두려면 도입돼야 한다”며 차등벌금제를 지지했다. 길영옥(84) 씨 역시 “돈을 더 많이 번 사람은 그만큼 사회에서 많은 혜택을 본 사람들이니 만큼 더 법을 잘 지켜야 하는데 그렇지 않았다면 벌금을 더 많이 받도록 해야 한다”고 했다.

입법조사처는 “생명이나 신체의 자유를 박탈하는 형벌은 기간이 동일하면 고통도 동일하다고 간주되지만 벌금형은 피고인의 경제적 재산을 박탈하는 것이기 때문에 재산의 많고 적음에 따라 형벌로서의 효과가 달라진다”고 지적했다. 오히려 2014년 허재호 전 대주그룹 회장의 일당 5억원 ‘황제노역’ 논란에서 보듯이 벌금형을 노역으로 대체할 경우 총액 벌금제는 부자가 더 낮은 처벌을 받는 역진성을 띌 우려도 나온다.

“돈이 많으면 죄가 더 큰 것인가”=그러나 반대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양효경(60) 씨는 “돈이 많으면 죄가 더 큰 것이냐”며 “감정적으로 봤을때는 돈이 많은 사람이 벌금을 많이 내야 한다고 쉽게 생각할 수 있지만 냉정히 말이 안 된다”고 반대했다. 송덕영(30)씨도 “법 앞의 평등이라는 원칙이 있는데 돈이 더 많다고 더 큰 벌을 받는 것은 형평성에 문제가 된다”고 지적했다.

입법조사처 역시 벌금형에 경제적 능력을 고려하는 것은 양형에 있어 경제적 능력의 의미를 지나치게 강조하는 문제점이 지적될 수 있다고 인정했다. 
피고인의 경제적 능력을 어떻게 추정하느냐도 논란이다. 찬성론자들은 국가장학금 선정 기준처럼 과세자료를 활용할 수 있다고 주장하나 직장인들의 소득파악률은 93%에 달하지만 자영업자의 경우 72%에 그치는 등 기존 과세 자료의 구멍이 커 객관성을 담보하기 어렵다는게 문제다.

이창현 한국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구체적으로 얼마의 부담이 서로 같은지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돼야 한다”며 “법으로 획일적으로 규정하는 것보다 현재 법에서 정해진 벌금의 한도 내에서 판사들이 피고인의 경제적 능력을 감안해 양형을 정하는게 더 나을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원호연 기자/why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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