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세훈, '盧서거 1주기' 추모에 "좌파 글 넘친다..심리전 신속대응하라"
한광범 입력 2018.01.15. 16:56
유성옥 전 심리전단장 재판서 진술 공개.."놔두면 좌파에 정권 넘어가"
박원순 서울시장 향해선 "대통령 꿈 가진 종북좌파..초장부터 싹 잘라라"
국정원 내부서도 어버이연합 관제시위 우려 "걸리면 다 철창신세" 목소리
[이데일리 한광범 기자] 원세훈 전 국정원장이 노무현 전 대통령의 추모 열기를 불편해하며 더욱 강력한 심리전을 하도록 지시했다는 증언이 나왔다.
15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0부(재판장 황병헌) 심리로 열린 유성옥 전 국정원 심리전단장에 대한 재판에서 검찰은 유씨의 진술조서를 공개했다.
검찰에 따르면 유씨는 “2010년 5월경 노 전 대통령 서거 1주년경 원 전 원장이 다음 아고라에 들어가 살펴본 다음 ‘좌파들 글이 이렇게 넘치는데 심리전 직원들은 뭐하냐’며 엄청나게 소리를 질렀다”고 진술했다. 그는 “원 전 원장이 인터폰으로 ‘이렇게 놔두면 좌파들에게 정권이 넘어갈 수 있으니 신속하게 대응하라’고 지시를 했다”고 밝혔다.
◇원세훈 “盧 추모로 민주당 지지 늘지 않게 하라”
유씨는 “원 전 원장이 ‘민주당 지지자들이 늘어나지 않도록 빨리 조치하라’고 직접 지시를 내렸다”며 “당시 엄청나게 긴장했다. 바로 3차장에게 보고했더니 ‘바로 지시하라’고 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 같은 내용을 부하 직원인 유모 팀장에게 전달하며 ‘즉시 이행하라’고 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유씨는 국정원이 박원순 서울시장에 대한 공작을 하게 된 배경과 관련해선 “원 전 원장이 박 시장을 매우 싫어했다. ‘종북좌파이고 대통령 꿈이 있는 사람이므로 초장부터 싹을 잘라야 한다’고 지시했다. 박 시장 압박 지시를 원 전 원장이 많이 했다”고 밝혔다.
그는 “원 전 원장은 박 시장이 ‘아름다운가게’를 하는 것도 순수하게 안 보고 정치적 의도를 갖고 있다고 봤다”며 “그래서 박 시장에 대한 이행계획 중 보수단체를 동원한 규탄 시위를 했다”고 진술했다.
이날 재판에선 어버이연합을 동원한 관제시위와 관련한 진술도 다수 공개됐다.
http://v.media.daum.net/v/20180115165652949?rcmd=r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