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보다 컸던 건 신태용의 이해할 수 없는 선수기용이었음.
아무리 전문 측면수비수가 없고, 윙어를 윙백으로 컨버팅해서 5백에 가깝게 쓰는 경우가 많다고는 해도 (아스날에서 챔벌레인이 그랬고, 이전 리버풀에서 마르코비치나 스털링을 그렇게 썼고, 첼시에서 모제스 그렇게 쓰고, 이전 발렌시아에서 베르낫 그렇게 쓰다가 뮌헨 가서 완전히 풀백으로 전향했고 등등등...) 그거야 사전에 전술지시가 되고 훈련을 많이 시킨 뒤에 정착시키는 거지, 평생 공미/윙만 뛰며 공격하는 데 적합했던 (심지어 바로 전 경기에서 공격적으로 좋은 모습 보여 준) 이청용을 윙백으로 쓰는 배짱은 대체 어디서 나오는 배짱인지.
아무리 친선전이고 이래저래 실험 해 볼 수 있는 자리라곤 해도 정도가 있지... 당장 경기 내내 이청용이 공수 가릴 것 없이 중앙 지향적으로 들어가는 게 축알못인 내 눈에도 보이는데 신태용 눈에는 그게 안 보이나.
심지어 공격적 성향 강한 윙백 써서 뒷공간 노출시킬거면 뒤에 놓는 중앙수비수 셋이 수비적 기량이 좋던가, 조직력이라도 좋던가, 라인리딩이라도 잘 하면 모르겠는데 지금 국대 최고 구멍이 중앙수비... 하다못해 중미/수미들이 커버라도 잘 쳐 주면 모르겠는데 기성용 김보경...
국대 감독이라는 양반이 자기가 데리고 있는 선수들 특징, 강점, 약점 분석도 안 되어 있는 모습을 보여주면 어쩌자는 거지? 전술적 완성도나 호흡 문제는 부차적인 거고, 데리고 있는 선수들을 적재적소에 배치하는 것이 감독으로서의 최소 기본 요건일진대 그것마저 못 하면 그냥 경기장에 선수 11명 풀어놓고 니들이 알아서 뛰어봐라 하는 거랑 뭐가 다른지 모르겠음.
무슨 유스 대표팀이면 아이들 경기 볼 기회가 상대적으로 적고, 자기 포지션이 확고한 아이들 얼마 없으니 이래저래 실험을 해 본다던가, 장단점 파악이 미흡하다던가 하는 것도 일정부분 이해를 해 줄 수 있지만 성인 대표팀, 그것도 그 선수들이 축구 한두해 하는 것도 아닌데 선수 장단점 파악이 안 되었다는 건 감독 이하 기술위원들 직무유기 아니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