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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외 시험기간때 번호따서 데이트한 남자에게 4일간 연락없는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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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6.25 2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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굉장히 장문이고 글도 못쓰고 딱히 재미도 없을것같아서 민망한데 일기쓸 겸 남겨본당... 노잼이라 미안해 8ㅅ8



학식도둑인 원덬이랑 화요일 목요일에 같은 전공 수업을 듣는 남학우가 있었음

교수님 주변에는 아무도 안 앉고 다들 뒤에서 폰만 하는 그런 수업이었는데 

매번 빼먹지 앉고 항상 허리 꼿꼿이 펴고 교수님의 말씀을 경청하는 얼마 안되는 학생이었음

그래서 참 수업 열심히 듣는 사람이라고 얼굴만 알고 있었음



이번 기말고사 시즌에 원덬이가 자습실 안으로 들어가려고 했음. 마침 그 남학우는 자습실 밖으로 나오려던 참이었음

매너도 좋은 남학우는 문을 당기고 내가 들어올때까지 기다려 주었음 

그 하나에 금사빠인 원덬이는 바로 폴인럽해버림 ㅎ 가볍다 가벼워



자습실에는 매일매일 그 남학우가 와서 공부를 하는 자리가 있었음. 

원덬이는 그 주변 자리에서 알짱대면서 화장실 갈 때마다 책 가지러 갈때마다 남학우를 힐끗힐끗 보고 했음.... (아마 너무 티나게 쳐다봐서 알지 않았을까)



그 짓을 3일인가 하다가 결국 남학우랑 같이 듣는 수업의 시험을 치고나서 그 학우의 번호를 물어봄(이땐 진짜 신이 등떠밀어준 타이밍이라고밖에 표현 못하겠어)

남학우는 선뜻 번호를 내주었고 원덬이는 감사하다고 꾸벅하고 바로 건물 밖으로 튐ㅋㅋㅋㅋㅋㅋ 참고로 그 남학우 이름은 내 폰에 아직도 '어떠캐ㅠㅠㅠ'로 저장돼있음.

부푼 가슴을 안고 당일 오후 8시쯤에 아까 번호 물어본 사람이라고 카톡을 보냈음



그리고 다음날 오전 9시, 그러니까 선톡 보내고나서 13시간 후에 답장이 옴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날 밤 새고 시험치고 온거라 집에서 하루종일 잤다카더라...)

내가 들이댄거니까 이건 어쩔수 없다 생각하며 원덬이는 눈물겹게 카톡을 이어감... 

그래도 남학우는 한번 카톡을 보낼 때 3~4줄 장문으로 맞춤법 정확히 지키면서 굉장히 성의있게 보내주는 타입이었음. 답장 속도가 성의 없었을 뿐...

원덬이나 남학우나 시험이 덜 끝난 상태였어서 원덬이는 1시간에 1번 단위로, 많으면 30분에 1번 카톡을 보냄. 절대 귀찮게 굴지 않았음 ㅜㅜ



근데 뭐 13시간만에 답장온 적이 한번 더 있었고ㅎㅎ 주말에는 그냥 '귀찮으니까 눈치없게 카톡하지좀 말고 공부나 하세요^^'를 아주아주 예쁘게 돌려말한 카톡을 받음.

원덬이는 체념하다시피 '네 시험 끝나고 밥이나 같이 먹어요^^'라고 오후 6시에 답장을 보냄



그리고 다음날 오후 2시에 답장이 옴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ㅠㅠ 화이팅하세여 내일 시험도 꼭 만점받으시길 바랄게요!!' 라고 보내주심... 아마 자기 마지막 시험 다 끝내고 보낸 것 같은데 ㅎㅎㅎ 

그 카톡을 확인하고 '이건 내가 밥을 먹자 하는 의미가 있는걸까..' 하고 멘탈이 산산조각 나려하던 참에 학우님이 갑자기 기프티콘을 보냄

이게 비타 500이면 마음 접어야하는거다, 하고 확인을 해봤는데 스타벅스 아메리카노였음



이건 뭐 늦게 답장해서 미안하다는건지 아님 먹고 꺼지란건지 모르겠어서 혼란스러워하고 있는데

원덬이보고 시험 몇시에 끝나냐고 갑자기 남학우님이 물어봄

그래서 날짜랑 시간까지 잡음 



!?



자기 시험 끝났다고 기분 좋은건지.... 급전개에 당황스러웠지만 

어쨌든 원덬이도 마지막 시험을 마무리하고 남학우님을 만남! 그게 이번주 목요일의 일....ㅎㅎ (사실 이 날도 답장 13시간만에 받았당 ㅎ)

약속장소에서 학우님을 만나고 학우님이 알아놓은 파스타집으로 가서 메뉴를 주문함.


학우님은 카톡 말투처럼 실제 말투도 참 나긋나긋하고 예쁘고 사람 말을 잘 들어주는 사람이었음.

그리고 그날 처음 알게 된건데 학우님은 알고보니 원더기랑 월요일 수요일에도 같은 수업을 들었었음... 학우님은 원래부터 원더기 얼굴을 알고 있었음....!

웃으면서 '지각도 몇번 하시고' 이러는데 하 ㄹㅇ 수치플이어따..^^



긴장돼서 얼마 먹지도 못하고ㅜㅜ 자리를 일어섰는데

원덬이가 '제가 밥먹자 한거니까 제가 계산할게요~' 하니까 학우님이 자기가 계산할거라고 하심

나는 웃으면서 지갑에서 카드 꺼내고 있었는데 학우님이 카드 휙 내밀어서 계산해버리심...



원덬이는 감사하다고 인사하고 식당 밖으로 나옴. 학우님이 영화를 보자했는데 마땅히 볼 게 없어서 그냥 카페에 가기로 함.

예쁜 카페에 들어가서 커피를 두잔 시키고, 아까 얻어먹었으니 내가 내려고 하는데 학우님이 또 내려고 하심 ㅠㅠ

그래서 '이번엔 제가 내게 해주세요ㅜㅜ' 라고 말하니까 학우님이 웃으면서 가위바위보에서 이긴 사람이 돈을 내자고 함

그리고 가위바위보에서 이긴 학우님이 또 돈을 냄 ㅋㅋㅋ 뎬당...



학우님이 말을 워낙 잘 들어줘서 카페에서도 어색함 없이 조잘조잘 수다를 떨었음.

커피를 다 마시고 만난지 세시간 쯤 돼서 자리에서 일어남.

헤어지기 싫은 마음 티 안내려고 꾹 참으면서 둘이 지하철 역쪽으로 걸어갔음.

그런데 지하철 입구 안으로 들어가지 않고 그냥 지나치는 거였음!



원덬이는 바로 기회다 싶어서 주변에 있는 시민공원에 가봤냐고 물어봄.

학우님은 한 번 가봤다고 대답했음. 

원덬이는 '걷는거 좋아해요?' 라고 물어봤고 학우님은 웃으면서 '걷는거 완전 좋아해요'라고 대답했음. (ㄹㅇ 지하철 역 6개를 걸어다닐 정도로 걷는거 좋아한대)


그래서 시민공원까지 빙빙 둘러서 걸어갔음. 6월 후반인데도 날씨가 선선했어서 걷기 참 좋았음.

시민 공원의 조형물들을 같이 구경했고 말도 많이 했고 웃기도 했고 학우님은 나보고 구두때문에 발이 아프지 않냐고 물어봐주셨음.

그렇게 산책을 하고 학우님은 지하철까지 원덬이를 데려다주셨음.


'오늘 정말 재밌었어요. 근데 제가 두번이나 얻어먹어서...'하고 원덬이가 말끝을 흐렸음.

그러니까 학우님은 웃으면서 '카톡할게요' 라고 하셨음.

원덬이는 웃으면서 인사하고, 카드를 찍고, 뒤를 돌아보는데

학우님도 뒤를 돌아서 원덬이를 보고 있었음. 눈이 마주쳤음.



둘이 웃으면서 인사를 하고 원덬이는 집으로 왔음.

솔직히 이건 그린라이트 아닌가? 괜찮은거 아닌가? 

너무너무 설렜음.










그리고 뭐 제목만 봐도 알겠지만 원덬이가 차단한것도 아닌데 4일간 연락이 없음 ㅎ

카톡 한다매 ㅎㅎㅎ

이와중에 학우님은 카톡 프사 내림 ㅎㅎㅎ 폰이 고장난건 아니구나!




아니 뭐... 내가 학우님께 이성적인 매력을 어필못했구나... 그분의 눈에 차지 않았구나.... 사실 카톡 답장 속도만 봐도 알긴 알았긴 한데...

근데 그럴거면 굳이 헤어질때 고개를 돌려서 날 봤던건 뭔지

원덬이는 그것만 아니었어도 그냥 체념하고 말았을것 같은데

왜 그때 나를 봤던건지


정말 그것만 아니었어도 이렇게 계속 아쉽지는 않았을 것 같은데



ㅎ...

학우님 너한테 얻어먹기 싫으니까 그날 학우님이 내한테 쓴 돈 1/2 내가 계좌로 쏠게요

계좌번호나 주세요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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