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대학원 때문에 타국에 나와있는 상태야
어찌저찌 버티다보니 어느새 졸업을 해서 조금 숨을 돌리면서 생각을 해보니까 내가 우울증을 앓았더라고... 과거형인 이유는 이제는 괜찮은 것 같아서?
정말 가족, 친한 친구 없는 곳에서 연구실에만 처박혀서 있다보니까 사람이 안 미칠 수가 없었던 것 같애
유학 초반에 주변 한국인들 때문에 힘든 경험이 있어서 한국인들과 교류를 안했고 딱히 현지인들과도 친하게 지내지 않아서 친구라고 부를 사람들도 없었고
그와중에 1년 남짓 만난 전남친과는 문화차이와 성격차이...로 인해 매일매일 싸우지 않는 날이 없었고 지금까지도 트라우마로 남아있어
그래서 한 1년 반 정도 계속 기분이 다운된 상태였어 문득문득 자살방법에 대해서 고민하고, 실험실에 있는지라 접근가능한 방법이 많으니까 더 진지하게 생각했던 듯
연구실에 가기 싫어서 울면서 가기도 했고 아무 것도 아닌 상황인데 눈물이 차올라서 화장실로 뛰쳐가기도 하고
한국이 너무 가고 싶어서 올림픽 개막식 보면서 혼자 엄청 울었다 ㅠㅠㅠㅠ
그런데도 내가 우울증일거라고 생각못한 건 식욕도 그대로였고 어찌저찌 해야할 일도 다 진행하고 있어서 보통 내가 찾아본 우울증 증세랑 다른 줄 알았거든
그러다 얼마전에 더쿠에 올라온 우울증 관련 글 들을 보는데 우울증 때문에 집은 청소 안 하고 있는데 그래도 학교는 다 다녔다고 하더라고
그 글을 보는데 갑자기 아! 그래서 내가 그랬구나... 그동안 꼭 해야하는 일들은 다 했는데 그 이외의 것들 있지 미래를 대비하기 위해 해야하는 것들은 다 미뤄뒀었거든
저녁시간이나 주말에는 멍하니 침대에 누워있고 소설이나 웹툰 보면서 계속 현실도피하고... 의욕이 없었달까 그러면서도 졸업이 됐다는 것이 너무나도 미스테리다!
내 상태가 좋아진 이유로 아마 첫번째는 우리 고양이를 데려온 거고 (냥멘), 그다음으로는 졸업인 듯. 지금은 취업때문에 여기저기 면접보고 있는데 새로운 곳으로 간다는 생각하면 설레고 기분 좋아. 그리고 덕질과 운동도 도움이 많이 된 것 같아! 기분 다운될 때 나가서 햇빛 아래 조깅하고 그러면 머리가 비워지면서 뭔가 새롭게 다짐하게 되는 느낌이 있어! 덕질은 말할 것도 없고ㅎㅎㅎ
정말 구구절절 별거 아닌 글이지만 힘들었던 5년을 버텨낸 나자신을 칭찬하고 또 지금 힘들어하고 있을 덬들에게 미약하게나마 좋아질 거라는 희망?을 주고 싶어서 써봤어
다들 행복해지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