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영화/드라마 뒤늦게 동주 본 후기 (스포 O)
494 5
2017.07.22 09:46
494 5





원래 그저께 왓챠 플레이에서 렛미인 보고나서 동주 보려다가 렛미인 보고 잠들어버려서 어제 보고 잤는데 무묭이들 이거 왜 얼른 보라고 안 해줬어? ㅠㅠㅠㅠㅠㅠㅠ? 실제 인물을 바탕으로 했고 생애가 어떤지 아니까 슬플 거라고 생각은 했는데 뭔가 무덤덤하고 느릿느릿 잔잔하게 흘러가서 그런가 그래서 더 슬펐던 거 같아...나 아직도 장면 생각하면 눈물 터질 거 같다 극장에서 봤으면 더 울었으려나. 후반부 가선 그냥 눈물이 막 나오니까 옆에 있던 티슈로 눈 닦고 코 풀고 그러느라 정신 없었어...아 너무 좋다. 내 인생 영화가 된 거 같아.


사실 내가 동주 본다고 이리저리 미루다가 이제서야 보게 된 이유가 있는데 남들이 보면 그런 게 이유가 되는거야? 싶을 수도 있겠지만 트위터에서 윤동주와 송몽규를 바탕으로 뱃지를 제작하신 분이 계시는데 그분의 뱃지가 나에게 동주를 보게 한 계기였어. 그분이 뱃지를 잘 만들기도 했지만 그분의 디자인 속에서 탄생한 뱃지 속의 인물들. 윤동주와 송몽규는 어떤 사람이었고 내가 모르는 어떤 생애를 살아왔을까, 하는 궁금증이 들었거든. 그러다가 그럼 영화 동주를 보자! 하는 생각이 들게 된거야. 일찍 봤어야 했는데 뭔가 뒤늦게 보니까 더 여운에 잠기고 생각도 많아지더라.


개인적으로 제일 마음에 들었던 대사는 동주가 시를 사랑하는 만큼 몽규도 세상을 사랑해서 그래, 라는 대사랑 그저 그림자로 있어서, 나서지 못한 것이 부끄러워 서명하지 못하겠습니다, 라는 대사. 전자는 동주랑 몽규가 어떤 사람인지 딱 알려주는 대사 같아서 좋아하고 후자는 정말 생각이 많아지는 대사라서 좋아해. 인상 깊었던 장면은 감옥에서 몽규가 일본어로 대사하다가 한국어로 대사할 땐 이렇게 되었으면 좋았을텐데, 하면서 울분을 토하는거. 동주는 저 대사를 하고나서 수갑 찬 손으로 종이 찢어버리는데 거기서 심문? 하던 일본인 눈에 눈물이 고였던거 같던데 몽규 심문할때였는지 동주 심문할때였는지 모르겠다. 그 장면도 뭔가 생각이 많아지더라고. 심문하던 사람이 왜 저런 표정을 하고 있고, 눈에 눈물이 고였던 걸까 싶어서.


엔딩 크레딧 때 윤동주와 송몽규의 생애가 짤막하게 나오는데 강하늘이 직접 부른 노래라 흐르는게 정말. 아. 싶더라. 쿠미가 제목 어떻게 읽냐고 물어보니까 동주가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 하고 딱 읊는데 뭔가 좀 소름돋더라고. 내가 모르던 것들도 많이 보였고. 우리가 모르고 있거나 혹은 그림자처럼 숨어 살던 사람들은 어땠을까, 하는 생각도 들더라고. 더 고통스러운 삶을 살았을지도 모르는, 알려지지 않은 사람들이 얼마나 많을까. 그래서 뱃지 제작자분이랑 이준익 감독에게 감사하단 말을 전하고 싶어. 영화를 통해서 뭔가 조금이라도 더 찾아보고 싶게 해주었거든. 아직 못본 덬들이 있다면 꼭 추천하고 싶어.





목록 스크랩 (0)
댓글 5
댓글 더 보기
새 댓글 확인하기

번호 카테고리 제목 날짜 조회
이벤트 공지 [🧡더페이스샵 X 더쿠🧡] 공기처럼 가볍게 슬림 핏! 무중력 선! ‘비타 드롭 선퀴드’ 체험 이벤트 101 00:09 2,135
공지 ▀▄▀▄▀【필독】 비밀번호 변경 권장 공지 ▀▄▀▄▀ 04.09 590,107
공지 공지접기 기능 개선안내 [📢4월 1일 부로 공지 접힘 기능의 공지 읽음 여부 저장방식이 변경되어서 새로 읽어줘야 접힙니다.📢] 23.11.01 3,050,460
공지 비밀번호 초기화 관련 안내 23.06.25 3,845,813
공지 ◤더쿠 이용 규칙◢ 20.04.29 20,326,709
공지 성별관련 공지 (언급금지단어 필수!! 확인) 16.05.21 21,347,993
모든 공지 확인하기()
178962 그외 선물받았는데 조금 부담스런 초기ㅠㅠ 8 00:55 244
178961 그외 방금 갑자기 왼쪽눈이 너무 무거웠던 후기 3 00:47 84
178960 음식 ㅅ심당 빵 작아져서 슬픈 후기 1 00:09 291
178959 그외 니 친구는 지금 약사 됐는데 너는 어쩌고 하는거에 화낸게 내 자격지심이야?? 11 04.26 749
178958 그외 탈덕하고 n년만에 개인공연 보러갔는데 멤이 나 기억한 후기 2 04.26 517
178957 그외 상대가 무슨 심리인건지 궁금한후기 20 04.26 620
178956 그외 물욕 없는 애들은 어릴 때부터 물욕이 없는지 궁금한 후기 5 04.26 381
178955 그외 공무원 비연고지라는 이유로 재시를 고민하는 초기 38 04.26 1,177
178954 그외 에어비앤비 하는 이웃은 어떤지 궁금한 초기 18 04.26 832
178953 음식 서울에 무지짐 맛집없는지 궁금한후기ㅜㅜ 13 04.26 551
178952 그외 경제적으로 여유로운 건 아닌데 심리상담 받을까 고민하는 중기 3 04.26 204
178951 그외 피임약 비잔 1년째 복용중인데 안먹으면 안되는지 궁금한 초기...... 5 04.26 284
178950 그외 서울덬들의 집단 지성을 필요로 하는 초기! (당일치기 서울여행) 8 04.26 290
178949 그외 앉아있는데도 머리가 핑 도는 초기 2 04.26 180
178948 그외 회색 진회색 흐린회색 등등 회색 옷 안어울리는 사람 퍼컬을 알고 싶은 중기 13 04.26 579
178947 그외 일타강사도 나랑 안맞을 수 있겠지?초기 3 04.26 463
178946 그외 카페에서 진상 손님 본 후기 9 04.26 950
178945 그외 블로그로 월 100만원씩 버는 중기 21 04.26 2,741
178944 그외 욕조 있는 덬들에게 별거아닌 궁금증 10 04.26 521
178943 그외 핑크뱃지를 단 초기임산부 지하철에서 황당한 썰 후기 15 04.26 1,27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