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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외 오래 사귄 과cc 전남친이랑 깨졌는데 걔가 과후배랑 사귀는거 오늘 알게 된 후기/조언구하는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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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4.28 0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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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귄 시간만큼 사연도 구구절절해서 길어..

울면서 써서 두서 없는거 양해바랄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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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친랑 무명이는 일학년 때부터 사귄 4년이상 된 과cc 였는데 헤어진지 한 3-4달 정도 됐어

시간이 지나서 사실 평소 생활로 완전하게 돌아온 거나 마찬가지 인데 오늘 우연히 사진 공격을 당해서 너무 우울한 마음에 더쿠에라도 주절거려.



헤어지게 된 이유 중 하나는 전역 후 전남친의 활발한 인스타 활동+장거리 때문이야.
나는 여자친구인 내 연락은 반나절 동안 안읽씹하면서 인스타에 다른 여자들이나 친구들 댓글에 답댓을 다는게 싫었어.
처음에는 그냥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는데, 그 빈도가 잦아지고 심지어 내가 단 댓글은 투명댓글 취급하면서 다른 여자가 단 댓글에는 바로 답댓을 다는 걸 계속 겪으니까 속이 뒤틀리더라고싸우고 있을때 그런게 아니라 그냥 우리 둘 사이가 너무나 좋을 때도 그러는게 참 싫었어.

그걸 계속 이야기했어. 좋은 말로도 해보고 안 좋은 말로도 해보고
잘 안 고쳐지더라.
그래도 그거 신경 안쓰면 사실 싫은점이 없어서 어떻게 완벽하게 맘에드는 사람을 만나나, 얘도 내가 맘에 안드는게 분명 있을텐데-라는 생각으로 버텨왔어.





근데 상대는 그게 아니었나봐.

처음 대학 같이 다니기 시작한 2년은 딱 달라붙어 있었지만 그 뒤의 2년은 장거리 커플이었거든.

이분법적으로 말하자면 시간을 내서 보러와주는 건 전남친이었고(군대에 있을때라 상황에 따라 다르지만 길면 3시간 짧으면 2시간거리에서 보러 와줬어데이트비용의 대부분을 내는 건 나였어. (7:3정도, 7이 나) 전남친이 나 보러 서울 올라오면 하루이틀 정도 지낼 비즈니스 호텔 비용도 당연히 내가 냈고, 부대 안에 있을때 택배도 워낙.. 많이 보내줬고. 그래도 돈으로만 퉁치진 않았어 기훈단에 있을때는 나름 편지왕도 시켜주고 부대에 있을때는 전화도 많이 했다...




사족이 길었는데, 남자친구는 오랜 장거리에 지쳐있었고 특히 복학하고 첫 학기가 많이 힘들었나봐.

마침 그때는 내가 시간을 낼 수 있는 시기라 한달에 5번 정도를 고속버스 타고 전남친이 있는 대학교가서 데이트하고 오고 그랬어. (편도 2시간 정도 걸려)

근데 한창 시험이 많고 걔가 하루 걸러 하루 나 보고 싶다고 내가 필요하다고 거의 울려고 할때 내려가주지 못했어. 서울에서 자취를 하다가 경기도 끝에 있는 본가로 다시 들어가야 해서 왕복이 한 8시간 이상 걸리는 루트로 바뀌어버렸거든..



그래도 시간이 흐르는 것처럼 학기도 끝났고, 어쩌다보니 우리 본가가 전남친 대학교 근처(내 모교도 되고)로 이사를 가게 되어서 나는 장거리로 인한 문제는 다 해결될거라고 생각했어. 이사 온 우리집에서 전남친 기숙사까지 버스로 한시간 자동차로 40분 정도 걸리거든.

전남친도 내가 자기 근처로 오는 걸 좋아했고.



근데 사실 이사를 온 이유는 우리 엄마 때문이야.
엄마가 병을 진단받았어. 악성림프종이고, 4기거든.

이 지역에 우리 외갓집 식구들 집이 다 모여 있어서 엄마 마음도 편하게 할겸 내려왔어.

치료를 받아야 하는 병원이 멀어지는 단점도 있지만 이모들이랑 한 아파트에 살아서 엄마 맘이 한결 편하시거든.



부모님은 약국을 하셨는데, 남자친구가 군대에 있을때 사소한 감기약부터 밤샘훈련할때 먹기 좋은 비타민, 발포비타민, 운동테이프 같은 것까지 자기 아들이 군대 간 것 마냥 챙겨주셨어. 내가 이런거 일일이 안보내도 된다고 할때도, 너한테 소중한 친구면 이런거 아까워하지 않아도 된다고 하시면서 내가 보낼 편지 박스에 비타민 넣어주시고 그랬어.
학교 같이 다닐때도 많이 챙겨주셨고..  휴가 나와서 나 보러오면 소고기집 가서 고기 먹이라고 십만원짜리 식사권도 여러번 주셨고.



나는 그래서 전남친이 이렇게 힘든 상황에 처한 나를 그냥 두고 가진 않을거라고 믿었나봐.





헤어지자는 말은 12월에 한번, 1월에 한번 들었는데 12월에는 내가 필사적으로 잡았어.

그때가 하필이면 엄마 병을 정확하게 진단받은 직후라 내가 심적으로 너무... 정말 너무 힘들어서 남자친구까지 떠나면 내가 나를 감당못할 것 같더라.

울면서 잡았고, 그때 처음으로 남자친구한테 내가 처해 있는 상황을 말했어. 나 정말 너무 힘들고 무서우니까 제발 헤어지지 말자고 했거든.

그랬더니 잡혀주더라.


그 뒤로 또 한달은 무탈하게 연락하고 한번 만나서 홍대에서 데이트도 하고 이제 같은 도서관에서 공부할 수 있으니까 다행이라고 서로 새해 카드도 써줬다.

맛있는 것도 잔뜩 먹고 전남친 한테 선물도 받고, 싸운거 만회한 것 처럼 무탈하게 데이트했어. 평소랑 다른 점도 없었고.


( 혹시 오해할까봐 하는 말인데 엄마 아픈 문제로 맨날 연락해서 울고 그러진 않았어.

처음에는 의사가 1,2..이라는 이야기를 해서 충격이었는데 정확한 검진을 다 받은 뒤에는 항암으로 완치 가능하다는 말을 들어서 나도 진정을 했거든.

부모님 아픈 이야기로 남자친구한테 울면서 매달린건 처음 사실을 이야기할 때 한번 이었어. )





그리고 1월에, 남자친구가 학교 캠프로 해외에 나가게 되었는데 그 전에 내가 안봐도 될 걸 봐버렸어.

12월에 남친이 나한테 헤어지자고 한 뒤에 내가 우리 엄마가 많이 아프다고 암4기라고 거의 울면서 연락한 내용이 있거든.

내가 남친 인스타 지적하니까 남친이 화내고 헤어지자고 한 뒤에 한 연락이야.


그런데 전남친은 그걸 읽고는 그냥 씹었고.. 몇시간 안되어서 인스타에 친구들이랑 같이 간 맛집 #먹스타그램 해쉬태그를 잔뜩해서 게시물을 올린걸 알게 되었어.

12월에 싸우고 나서 화해를 할때는 그걸 몰랐고, 나중에 시간 지나서 올린 사진들 다시 구경하다가 알게 되었어.

내가 전남친 연락 기다리면서 거의 탈진 수준까지 울고 있을때였는데, 사진도 올리고 친구들이랑 댓글도 신나게 달더라...




4년사귄 애인이자길 그렇게 잘 챙겨주셨던 여친 부모님의 암 진단 소식을  처음 듣고도 먹스타그램 태그해서 게시글을 올린걸 보니까...

두번다시 인스타로 싸우지 말자고 속으로 그렇게 다짐했는데 너무 화가 나서 손이 덜덜 떨릴 지경이었어.



나를 위로 하는게 먼저 아닌가?

나는 상대가 힘들때 편지며 택배며 전화며 내가 쓸수 있는 돈내가 쓸 수 있는 시간 아끼지 않으면서 힘든거 위로해주려고 정말 최선을 다했는데.

전남친한테서 '네가 없는게 나한테 제일 고통이야' 라는 말을 들을 정도로 걔한테 잘했어. 그런데 왜?

 그렇게 힘든상황에 내가 처했는데도 바로 위로해주지 않았던거지?




전남친은 자기 친구들 하나하나까지 다 세심하게 챙기는 스타일이야.

장담하는데 걔는 자기 친구 부모님이 아프시다는 소식을 들어도 그렇게 바로 #먹스타 를 올리진 않을거야.

적어도 그 친구가 자기랑 팔로우를 맺은 사이라면...

오히려 위로하는 글이나 시같은걸 인용해서 올리는 스타일이거든. ##끄적끄적 좋아하니까.



나는 그 사람이 항상 위로의 대상에서 나를 빼놓는게 몸서리쳐지게 싫었어.

그래서 해외캠프 나가기 직전에 나도 힘든 일 있는데, 나도 많이 우는데 왜 나는 신경 써주지 않는거야 라고 화를 냈어.



그리고 헤어지자는 말을 들었어.

이제 진짜 그만하자고.

지치고 외롭다고

너를 만나야할 이유가 나한텐 하나도 없고, 전에는 너랑 만나고 노는게 세상에서 제일 즐거웠는데 이제는 친구들이랑 어울리는게 더 좋다고.

카톡으로 잠수 이별 타길래 도저히 이별에 납득을 할수가 없어서 한번은 집으로 직접 찾아갔는데도 돌아오는 답은 같았어.

나한테 더이상 시간이나 돈 쓰고 싶지 않다고 하더라.




한달은 거의 매일 울었나봐. 밤에 혼자 붙박이장 안에 들어가서 입 막고 울었어.

암 환자는 스트레스에 제일 취약해서 내가 헤어졌어 엉어엉 그러고 있으면 우리 엄마 상황 나빠질까봐 집에다가는 아무 소리도 못했어.

친구들한테도.. 지금 친구들도 인생에서 중요한 시험을 준비중이라 아직 말을 못했어.

전남친이 꽃보러 다니고 친구들이랑 새학기 시작해서 회포 풀고 맨날 술마시러 다닐때, 혼자 견뎠어.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이미 다 했으니까 더 이상 후회도 없고 미련도 없고, 이젠 자책도 하지 않았어.

공부도 열심히 하고, 운동도 더 하고..

엄마도 항암으로 정말 많이 좋아져서 이제 암세포는 거의 다 없어진 단계야. 5년 동안 유지 완벽하게 하는게 우리 집의 중요한 목표고.




근데 오늘 냥스타그램 찾아보다가 우연히 보게 됐어.

전남친과 사귀는 것 같은 같은 과 여후배 인스타를... 

그냥 프사에 꽃이 예뻐서 들어갔을 뿐인데, 제일 처음으로 전남친 얼굴 자른 상반신이 보이더라.. 누가봐도 남친짤 혹은 썸남짤


예쁜 카페 사진에 특정인을 지칭하면서 요즘 시험기간이라 많이 징징거렸는데 위로해줘서 너무 고맙다고.

든든하고 고마운 사람이라고.

나도 그런 사람이 될 수 있게 노력하겠다고..


내가 사준 손목시계랑  엄청나게 익숙한 손, , 가방. 그리고 카메라.

살펴보니까 그 해외캠프 같이 다녀온 사람이더라.





잘 버텼다고 생각했는데 또 이렇게 말도 안되는 걸로 무너져버리네.

막연하게 감으로 그럴지도 모른다고 생각만 한건데 오늘 확인 사살 받았어.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아 정말 내일 티 나게 눈이 부을 것 같다.




더쿠에는 성인 덕들도 많으니까 한번쯤 헤어짐을 겪은 사람들도 많겠지?


나는 한번도 제3자한테 우리 연애 이야기를 자세하게 해본 적이 없어서 내가 어떤 잘못을 한건지 정말 궁금해.

답정너로 묻는게 아니라 내가 전남친한테 우리 엄마 아픈 소식을 듣고도 먹스타그램이나 했냐-고 화를 낸게 부당한 거였을까..?

내가 부인도 아닌데 그런것 까지 참견하는게 월권 행위라 지긋지긋했던 걸까....?


내가 잘못한 사람이라 이렇게 힘든일이 생기는 걸까?

왜 나는 괜찮았다가도 이렇게나 힘든데 전남친은 그렇게 행복할까...



짧은 의견이라도 진짜 귀담아 들을게..



우울한 글 읽어줘서 고마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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