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동아리에서 76학번 선배를 시작으로 15학번 후배들까지 다 모이는 야유회? MT? 아무튼 그런 자리가 있었어
아무래도 그렇게까지 높은 선배님들은 자주 만날 일이 없다보니까 어색하기도 하고 불편하기도 하고
아무튼 그자리는 신입생들을 소개시켜주는 자리다보니까 현 실무진인 14학번과 신입생 15학번은 선배들께 계속 술잔돌리느라고 정신없고
나 포함 짬밥은 안되나 그렇다고 실무진은 아닌 선배들 (09~13학번)은 밥도 제대로 못먹고
선배들께 인사도 못드리고 술도 못마시고 계~~속 치우고 설거지하고 다시 술상차리고 이러고 있었거든
그렇게 있다가 좀 많이 학번차이 나는 선배들이 새벽 2~3시쯤 되니까 술을 많이 드시는 바람에 다들 취하셔서 슬슬 주무시더라고
그때부터 계속 뭣도 제대로 못먹고 시다바리하던 사람들끼리 펜션 밖에 바베큐장에 모여서 새벽모임이 열렸어
근데 그렇게 새벽에 불피워서 아까 선배들이 먹다남긴 바베큐고기 식은거 뎁혀먹고 왁자지껄하게 다들 맥주한잔씩 하고 그러고 있었는데
나보다 두살 위의 언니가 갑자기 옆에서 소리를 지르는거야
뭔일인가 하고 봤더니 언니가 옆에를 가리키면서 어떡해 여기 지네있어ㅠㅠ 이러시더라고ㅋㅋㅋ
그 새벽모임 자리에 이런 자리가 아니어도 평소에 교류가 많던 90년대 학번이신 남자선배도 같이 있었는데
그 남자선배가 지네 발견한 11학번 언니한테 "지네는 잡는거 아니야" 이러는거야
그래서 옆에서 그 소릴 듣고있던 나는 '아 뭐 또 미신같은거 있어서 지네는 잡으면 안되나보구나' 속으로 이생각 하고 있었는데
90년대학번 선배가 옆에서 "지네는 지네끼리 놀게 냅둬야돼ㅋㅋㅋ" 이러고 왕덬같은 개그를 치는거야ㅡㅡ
내가 그 선배 바로 옆에 앉아있었는데 듣자마자 "아ㅡㅡ" 이러고 정색하는 말투랑 표정이 나와버렸어ㅋㅋㅋㅋ
내가 그렇게 반응하니까 드립친 선배는 민망한지 웃으시고
처음 지네 발견했던 11학번 언니는 "더쿠야 저 선배 드립이 짜증난건 이해하겠는데 니가 아직 그럴 짬밥은 아니란다" 나한테 이러시고ㅋㅋㅋ
뭐 그 새벽에 바베큐장에 모여있던 사람들은 평소에도 교류가 많던 사람들이라 이렇게 정색해도 화내거나 그러진 않고
결국 다들 웃고 그냥 넘어가긴 했어ㅋㅋㅋㅋㅋ
근데 그런 드립 더쿠에서 볼때나 내가 드립칠땐 몰랐는데 실제로 술마시고 왕덬같은 드립을 들으니까 정말 정색하게 되더라ㅋㅋㅋㅋㅋㅋ
맘속으로 생각했던게 나도모르게 표정이랑 말로 드러나게 될줄은 정말 몰랐어....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