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그외 복지 잘 되어 있다는 나라에서 사는데 오늘 좀 현타 온 후기 (살짝 긴 글)
6,320 44
2017.06.24 12:27
6,320 44

법대생인데 여름방학 동안 변호사 사무실에서 일 배우고 있단 말이야 

그런데 주정부에서 경제적 자원이 낮은 사람은 무료로 법률 지원을 해주게 되어 있거든? 

그래서 우리 사무실에서 어떤 클라이언트가 이혼이랑 양육비 소송 거는 거 도와 주는데 ㅋㅋ 내가 이 사람을 별로 안 좋아함 

변호사랑 나랑 클라이언트 셋이서 볼 때는 생글생글 웃던데 

변호사가 바쁘기도 하고, 나도 일 가르쳐야 하고 하니까 기초적인 건 날 시킨단 말이야 

그래서 선임은 잠깐 셋업만 해주고 다른 업무 보러 가고, 나랑 클라이언트랑 1~2시간 둘이서만 있었던 적도 몇 번 있었음 

그런데 둘이 있으면 존나 무뚝뚝함 ㅋㅋ 그 사람은 백인이고 30대 중반인데 

내가 20대 중반의 여자고 유색인종이라서 그런 것 같다는 피해의식이 살짝 듦 


아무튼 이 사람은 애를 다섯이나 낳았음 

아이 아버지는 따로 살고 있고 그 사람한테서 양육비 받아내려고 함 

여기까지는 좋은데 아까 말한 그 경제적 커트라인... 그거에 해당하는지 알아내기 위해서 세금보고서랑 이것저것 가져와 달라고 했단 말이야? 

내역을 쫙 보니까 현타 오더라 ㅋㅋㅋㅋㅋㅋㅋ 


이 사람은 태어나서 일을 한 적이 한 번도 없다고 함. 그래서 소득세를 안 냄 

고등학교 졸업하고 학교도 안 가고 바로 애 아빠랑 결혼함 

그리고 10+년째 꾸준히 장애인 수당을 국가에서 받아옴 

혹시 갑상선이나 류마티즘 같은 건가 해서 약 먹는 거 있는지 물어보니까 그것도 아님 

복용하는 약 하나도 없고, 재활 치료 받는 것도 없음 

무슨 장애인지는 모름. 적어도 눈에 보이는 장애는 아닌데, 그렇다고 지능적인 장애는 아닌 것 같음 

여하튼 이 복지 수당이 현재 환율로 무려 한 달에 197만원이 나옴 .......... 

집을 갖고 있지 않음. 그렇지만 나라에서 뭔가 지원을 해주는지 월세가 한 달에 30만원임 

자가용 하나 갖고 있고 빚 하나도 없음. 


이 나라야 뭐 애들은 다 무상교육이고, 의료보험도 공짜니까 그런데 돈 들어갈 일은 없음 

그런데 보니까 애들 많이 낳으면 그것도 돈이 들어오대... 내가 학교에서 세법 공부하진 않아서 몰랐는데 이번에 처음 앎 

계산해보니 애들 다섯 명이면 한 달에 국가에서 주는 돈이 239만원임 ㅋㅋ..... 


도합 440만원 정도를 소비세를 제외하면 세금 한 푼 안 내고 꼬박꼬박 받아가는 거. 

일반적인 가정이면 당연히 월수입 440만원이면 절대로 국선 변호사 선임할 수 없는데 

저 사람은 수입이 없다는 루프홀 때문에 공짜로 변호사 사무실에서 몇 시간이고 상담 받을 수 있는 거 ㅋㅋ.... 

일반 사람은 시간당 기본 30만원, 최소 단위가 6분이어서 3만원 지불해야 하는 거 이 사람은 완전 무료임 ㅇㅇ 


1년 수입이 5300만원이라는 소린데 내가 진짜로 현타 온 점은 이거였음 

그렇게 뼈빠지게 최소 4년 학부 + 최소 3년 법대 + 1년 견습 해서 아무리 빨라도 20대 중후반에 어렵게 국선 변호사 된 사람들이 

연봉이 7천만원 정도 되는데, 소득 많을수록 세금을 더 많이 떼어서 실수령액은 5천이 좀 안 된다고 함 ㅋㅋㅋㅋㅋㅋㅋㅋㅋ......... 

대략 30% 정도를 뗀다는 소리 ㅋㅋㅋㅋㅋ 연차 차서 연봉 1억 가까이 받는 수준으로 올라가면 세금 40% 정도 뗌 ㅋㅋㅋ 환장.... 

결국 저 사람이 일 하나 안 하고 고스란히 받는 복지 수당이 변호사가 1년 내내 일해서 손에 쥐는 것보다 많다는 소리임 ㅋㅋㅋㅋ


게다가 이 나라도 요새 학력 인플레가 심해져서 mba/법대/의대/치대 등 전문직 종사하고 싶은 사람들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났기 때문에 

1년 학비가 2500만원이 넘음 (외국인 말고 내국인 ㅇㅇ). 이걸 3년을 하고, 혹시 학부에서도 빚 내서 공부해 온 사람이면 

쉴새없이 공부만 했어도 빚이 ㅋㅋㅋ 변호사 될 때쯤이면 1억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물론 주변에서 도와주는 사람들도 있고, 장학금 받는 사람들도 있고, 나처럼 여름에 일하면서 학비 벌어 내는 사람도 있지만 

아무튼 엄청 잘 사는 집 자녀 아니면 일반적으로 다들 2~3천만원의 빚은 지고 시작한다고 봐야 함 


그런데 이 사람이 애아빠에게 양육비 청구하는 내역 보면 

단순히 아이들 교육, 안과/치과비용, 옷 같은 필요 물품을 청구하는 게 아니라 

1년에 한 번은 올랜도 디즈니랜드 꼭 데려가야겠다, 아이들 댄스랑 농구랑 걸스카우트랑 수영 다 시킬거다, 

생일 선물로 애들한테 아이패드나 플스 사주고 싶다 (제일 큰 애가 13살임).... 

이런 명목으로 돈을 청구함...... 우리야 뭐 클라이언트가 해달라는 대로 해줘야 하는 입장이니 어쩔 순 없지만 

문제는 아버지라는 사람이 유복하면 모르겠는데, 그 사람도 배움이 깊지 않은 사람임 

고등학교만 졸업하고 바로 막노동 취직했는데 장애인도 아니고 아이도 하나도 안 키우니 복지수당은 0. 일은 하니까 소득세는 내지 

그 사람 세금신고 한 거 보니까 1년 수입이 2400만원 정도 되더라고.... 엄마의 절반도 안 되는데 ㅋㅋㅋ

물론 애는 둘이 키우는 게 맞음 ㅇㅇ 아버지가 내야 할 몫은 응당 내야 함 



그런데 나라에서 돈은 저렇게 펑펑 받아가면서 그마저도 모자라서, 해외여행 가고 비싼 학원 애들 보내고 최신 전자기기 사주겠다고 

굳이 그 길다는 소송을 애 아빠한테 거는 거 보고 참.... 


그렇다고 협조적인 것도 아님. 4살짜리 애기 맡길 곳 없다고, 베이비시터한테 돈 들면 아깝다고 투덜투덜 대면서 우리 사무실에 데려옴 

원래 규정상 3살 이상은 엄마/아빠 갈등에 대한 거 어느 정도 알아듣기 시작해서 상담 받을 때 아예 출입을 금지하는데 

하도 지랄지랄 하길래 이번 한 번만이라고 신신당부하고 같이 있게 해줬는데 

이 애새끼가 자꾸 나 일 하는데 와서 얼굴 쳐다보고 시끄럽게 하고 이것저것 같고 놀다가 지가 들고 있던 스마트폰 내 발등에 떨어트려서 상처 냄 

그런데 애엄마는 그거 보고 사과도 안 하고 ㅋㅋㅋ 서류 준비 언제 되냐고, 애들 이제 방학해서 자기 바빠진다고 빨리 해달라고 하는 사람임  


내가 사는 나라가 나름 복지가 잘 되어 있어서 자부심 느꼈는데 

뭐랄까 이렇게 보니까 ㅋㅋ 좀 그랬어 ㅋㅋㅋㅋㅋㅋㅋㅋㅋ 

형언하긴 어려운데 음.... 아 뭔가 내가 좀 되게 꼬인 인간 같고 ㅋㅋㅋㅋㅋㅋㅋ 

모든 사람이 사회의 유용한 구성원이 될 수는 없는 거겠지만 ㅋㅋㅋㅋ 

적어도 내가 쳐먹을 건 내가 만들고, 내가 싸놓은 똥은 내가 치우자는 주의라 ㅋㅋㅋㅋㅋㅋ 

애 다섯 낳으라고 강요한 사람 없는데 ...... ㅎㅎ 

오늘 계산기 두드려 보고 여러 가지로 현타 맞음 ㅋㅋㅋㅋㅋㅋㅋ 내 세금이 저렇게 가고 있구나 싶어서 ㅋㅋ..... 

목록 스크랩 (0)
댓글 44
댓글 더 보기
새 댓글 확인하기

번호 카테고리 제목 날짜 조회
이벤트 공지 [오그너스 x 더쿠] 더쿠 뷰티방 어워드에 진입하고 싶은 비건 브러시 오그너스 인사 올립니다! <(_ _*)> 브러시 5종+파우치 세트 <오그너스 에코 스퀘어 팩> 체험 이벤트 495 03.25 72,451
공지 📢이벤트 게시판 신설 및 이벤트 공지 기능 추가 안내📢 01.05 1,689,255
공지 공지접기 기능 개선안내 [📢모든 공지를 한 번씩 누르면 접기설정된 공지는 접힙니다📢] 23.11.01 2,016,843
공지 📢📢기능 추가 필독!!!!!!!!!!!!! [모바일 하단바 / 전체게시판 즐겨찾기한 게시판만 보기 / 게시글 공유 기능 등]📢📢 23.08.22 2,097,894
공지 더쿠 GIF 업로드 기능 오픈 및 과거 이미지 복구 관련 안내 23.07.30 1,754,876
공지 검색기능 개선 완료 공지 (23/7/9 12:50 시작단어 한번에 검색할 수 있도록 검색옵션 개선, ^옵션 삭제) 23.07.08 2,140,067
공지 비밀번호 초기화 관련 안내 23.06.25 2,745,925
공지 ◤더쿠 이용 규칙◢ (7번 항목 더쿠 사이트 및 회원들에 대한 비방/조롱 및 유언비어 유포 행위 강력 제재 갱신) 20.04.29 19,591,466
공지 성별관련 공지 16.05.21 20,450,914
모든 공지 확인하기()
178983 그외 가스형 과민성대장증후군 때문에 저포드맵 식단하는 중기 03.29 106
178982 그외 삼재라는게 진짜 있나 싶은 후기 1 03.29 153
178981 그외 너무 안 돌아다녀서 걱정되는 중기 1 03.29 146
178980 그외 대학 신입생이 매일 술마시는데 지혜를 구하는 후기 8 03.29 258
178979 그외 인터넷꽃사서 꽃다발 직접 만드러본 후기🌸 1 03.29 353
178978 그외 부산 센텀시티에 캐릭터 팝업 열렸다!! 8 03.29 377
178977 그외 사람 이름 심각하게 못외우는 중기 4 03.29 168
178976 그외 주식 리딩방 사기꾼 공수치 오는 후기 5 03.29 787
178975 그외 14년차 그래픽 디자이너의 연봉 변천 후기 12 03.29 890
178974 그외 알바하던곳에서 가정교육 못 받은 애 같다는 말 들었는데 이게 진짜 어른한테 못 할 말인지 궁금함 펑 14 03.29 1,154
178973 그외 운동은 힘들때까지 해야하는건지 궁금한 중기 10 03.29 606
178972 그외 부모님이랑 거의 인연 끊은 사람 있는지 궁금한 초기(글펑..! 위로+용기 준 덬들 너무 고마워!!) 15 03.29 820
178971 그외 나같은 성격에 아기 낳은 덬들 있는지, 안 낳으려다가 낳은 덬들 있는지, 암튼 결혼한 덬들에게 궁금한 중기 8 03.29 754
178970 그외 엄마 은수저 한벌 사주고싶은데 예산 얼마나 잡아야할까?? 9 03.29 964
178969 그외 출산 예정인데 제왕절개 넘 싫은 후기..ㅜㅜ 21 03.29 1,575
178968 그외 혹시 물건 잘못시켜서 반품도 환불도 못한 덬들있어? 3 03.29 358
178967 그외 내가 술에 굉장히 엄격하단 걸 깨달은 후기 5 03.29 661
178966 그외 세상에 정말 나 혼자구나 결국엔 혼자살아가는거구나 < 싶어서 멘탈이 힘들땐 어떻게 이겨내야하는지 궁금한 후기 11 03.29 635
178965 그외 지드래곤 신발 🌼 나이키 피마원 콜라보 권도 후기 9 03.29 756
178964 그외 내가 사는 선거구 인물 없는 후기 3 03.29 43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