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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외 본인이나 가족이 암환자인 사람을 위해 쓰는 중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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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2.30 0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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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의사나 의료 관련 종사자가 아님. 다만 가족이 급작스럽게 입원해서 암환자로 진단받고, 수술과 이후 항암 과정(지금 진행중)을 간병하면서 정보를 찾게 된 일반인임. 

(정보 관련 직종이라 체득한 정보를 찾는 요령이 좀 있는 정도)


나의 개인적인 한계 말고도. 그동안 찾았던 자료나 정보를 정리해서 쓴 것도 아니라 좀 난잡할텐데... 

후기 게시판에 암환자 관련 글이 며칠 사이 올라오고 난감해 하는 사람들이 보이기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었으면 싶어서 글을 쓰고 있어.

암환자가 치료를 받는 과정에 대해 궁금하다거나 하면 부족하나마 내가 찾아보고 경험한 걸 댓글로 답할께. 


일단 암 소식에 충격을 받았을 텐데. 감정을 추스르면서 치료를 잘 받기 위해 준비를 하는게 중요해. 


암에 걸린다는건 `호랑이에게 물려가도 정신만 차리면 산다`란 속담을 체감하게 됨. 동물원에 가서 보면 호랑이는 철창 너머로도 정말 무서워. 저렇게 크고 무서운 동물이 나를 노리고 전력으로 달려들었을 때 내가 어떻게 될까. 철창도 없고, 도망갈 곳도 없고. 나를 도와줄 사람도 없는 상황에서 호랑이에게 물렸는데 어떻게 살아남을까 고민해야하는건 나임. 가족이 물린걸 구하는 경우는 비교적 사태가 잘보이겠지만 그것도 여전히 무서운 일이겠지. 정신을 차리고 목숨을 구할 방법을 진지하게 고민해야해. 그 와중에 무섭고 아프고 힘들고 외로울 수 있는데. 이겨내고 싸워야함. 


1. 현대의학은 가장 의지할만한 동아줄이지만, 생각만큼 도움이 되지는 못함. 


일단 암은 현대 의학이 정복을 위해 노력하고, 진보하고 있지만 여전히 미지의 영역이 많고 치유하기 어려운 병임. 암의 종류에 따라. 진행 단계별에 따라 이후 치료 계획이 달라짐. 몇가지 암은 완치가 가능하다고 하던데(혈액암이라던가). 나머지들은 차이가 있다고 해도 여전히 연구중이고 다른 병에 비하면 대처가 어려운 것 같더라. 세포 단위가 변형하고 증식하면서 늘어나는 경우라..


보통 암세포를 죽이기 위해 3가지 치료법이 있음.  수술이나, 방사선 치료나, 항암제를 투여해서 암과 싸움. 치료의 최종 단계는 수술이 가능할 정도의 크기로 암세포를 만들어서 절제해내고. 암세포가 발견되지 않을때까지 치료한다고 하는 것 같더라고. 


일본의 다치바나 다카시란 유명한 논픽션 작가(본인이 암환자였다 치료 받고 전처가 암으로 사망한)가 NHK다큐팀과 작업하면서 쓵 <암, 생과 사의 수수께끼에 도전하다>란 책을 보면 현대 의학이 가지는 한계를 이해하게 됨.  http://news.joins.com/article/7285826 나온지는 좀 되었지만. 책에서 전망한대로 20~30년안에 정복될 수 없다는 이야기는 여전히 유효한듯. 


물론 현대 의학이 한계가 있다란 말은 다른 가능성이 있단 이야기가 아님. 


2. 자연치유에 절대 혹하지마.


암에 좋다는 약재들.  암 진단 받으면 혹하게 되는게 인지상정임. 병세가 심각할 수록 더 그렇게 되지. 하지만 속지마. 다치바나 다카시의 책에선 `황금 지푸라기가 넘쳐나는 세계`란 말을 하는데. 그 비유가 맞음. 혹시 나을지도 모른다는 가능성과 희망을 팔면서 돈을 챙기려는 장사꾼... 아니 인간 말종의 사기꾼 새끼들이 넘쳐나는게 암환자 주변임. 환자 입장에선 먹어서 혹시나...란 희망을 가질지도 모르는데. 아무효과가 없으면 그나마 다행이고. 금전적 지출과 치료의 부작용만 남기는 경우가 많음. 가족 입장에서는 정말 뭐라도 해주고 싶고. 살고 싶어서 먹을 생각이 들지도 모르겠는데. 그건 아냐. 


일반적으로 고려되는 모든 약용물질에 대해선 이미 시험을 거치고 있음. 세계최강이며 부유한 나라의 군대인 미군의 화학,생물학 무기를 연구하는 부대에서 이미 그런 절차를 거치고 있음. (다치바나 다카시 책에 나와). 전세계의 별별 진귀하고 구하기 어려운 물질들을 가져와, 현대 의학에서 인정받는 방식으로 검증하고 있음. 결과는 물론이고 원 재료를 원하는 연구자들에게는 금전적 댓가나 조건없이 공유해줌. 신비의 물질 그런거 없어. 현대 의학이 아직 밝혀내지 못한 암에 좋은 물질이 있을 수는 있는데. 민간 치료법이라고 돌아다닐 수준이면 애초에 해당 사항 없음.   


치료 과정엔 병원의 가이드가 언제나 최우선 이어야함. 치료가 어느정도 진행되고 가치 판단이 필요한 영역이 올 때까지는 그래야함.  


그러니까 장생도라지니 차가버섯이니 주*니아 자연치유니 뭐니 하는거에 절대 혹하지마. 주변 사람이 권해줘도 그냥 좋은 말로 넘겨. 


3. 현대의학은 비교적 신뢰가능하지만. 모든 의사가 신뢰가능한건 아님. 


의사도 기술자라고 보면 됨. 라이센스를 딴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병을 공부하고. 임상에서 환자를 대하면서 경험을 쌓고. 고쳐본 경험이 있는 의사가 병에 잘 대처할 가능성이 높음. 


그런 의미에선 암 관련 판정을 받으면. 무조건 유명한 병원에서 그 분야로 유명한 의사 검색해서, 가장 빠른 예약잡아서 진료 받아. 일단 생각나는게 서울대, 삼성병원, 연대세브란스, 아산병원등 정도가 유명한 병원인데. 다른 대학병원에서 강점을 가지는 곳도 있지만. 최우선은 무조건 저 등급이길 권함. 개인의 능력이 뛰어나더라도, 병원 자체의 시스템 차이가 커.


우리 가족이 이번에 간호사들 선정적인 춤 추게한 그 병원(2차병원)에서 암진단 받고 치료 받았는데... 의료 서비스의 질이 최악이었음. 의료진의 경험은 물론이고, 병원의 시스템이나 환자를 대하는 방식. 환자가 이후 치료 계획을 잡는데 도움이 되는 정도등등... 정말 이후 메이저 병원과 비교하면 같은 돈을 내고도  동네 중국집과 호텔 부페의 수준차 정도로 격차를 느낌. 식사야 돈 날린셈 치면 되는데. 목숨이 걸려있는 치료는 그게 아니잖아.. 


암. 특히 진단받은 이후의 암은 시간이 중요한데. 후진 병원가면 그 손해는 오로지 환자와 가족들이 감당해야함. 돈쓰고 감정쓰고... 다시 생각하기도 싫을정도. 


좋은 의사 선생님을 만나는 것도 중요함. 실력이 있으면서(꼭 나이가 많은 거장급이 아니라도. 일단 연차가 쌓이고 경험이 있는 정도면 충분함). 환자에게 친절하고 세심한 의사를 만나는 것도 중요해. 특히나 암은 힘든 병이니까. 그렇지만 그렇게 다 갖춘 분들이 흔치는 않으니까. 일단 실력이 있으면서, 다른 조건을 고려해보고. 


나머지는 의사에게 적응하면서. 최대한 모든걸 얻어내려고해야함. 병에 대해 스스로 공부하고. 병원에서 회진 돌때나 외래 가서 궁금한거 있으면 다 물어보고 치료 계획에 대해 의논해야함. 의사는 성실하게 하더라도 `일`이라 놓치는 게 있을 수 있음. 하지만 환자는 본인의 생사가 걸려있으니 작은 실수나 아쉬움이라도 있으면 안되잖아. 


치료받는 의사를 바꾸는건 어렵지 않음. 물론 같은 병원내에선 거의 불가능하다고 봐야한데. 병원 자체를 옮기면 가능함. 


암 검진을 받고 나서 다른 의사의 소견(이걸 Second Opinion이라고 하던데)을 들어보는건 필수임. 지금 치료중인 의사에게 진료의뢰서를 써달라고 해도 실례가 아님. 한국 암학회(라고 하던가.)에서 내놓은 공식 권유에도 있음. 같은 영상자료나 수치를 두고도 다른의사가 봤을 때 다른 판단을 하는게 가능하니까. 꼭 실수를 잡아낸다는 경우가 아니더라도. 치료의 전망 자체에 도움이 됨. 


서울대병원 혈액종양 내과의인 김범석씨가 지은 <항암 치료란 무엇인가>란 책을 보면 암에 대한 이해와 치료 과정에 대한 이해가 좋아짐. 일반인 수준에서 이해하기 쉽고 전문성도 있는 책임. 암 치료에서 신뢰도와 접근성 둘 다를 갖추기가 힘든데. 이 책은 둘다를 잡음. http://bhumsuk.tistory.com/category/%EC%9A%B4%EC%98%81%EC%9E%90%EC%86%8C%EA%B0%9C 블로그에 연재하던 글을 책으로 모은건데. 


그리고 저자가 가족을 암으로 잃은 경험이 있어서 그런지 암환자 입장에서 정서적으로 뭐가 힘든지 잘 짚어줌. 가족이자 지인이 암으로 죽어서 의사가 되기로 했다는 사람들이 확실히 환자를 대하는 태도가 좀 다르더라. 


암은 자신이나 주변인이 언젠가는 걸릴 수밖에 없는(오래 살수록 세포변이의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하던가)병이니까 한 번 보면 교양으로라도 좋을 것같애.. 옛날엔 외부적인 요인(사고나 바이러스등)병으로 일찍 죽었는데. 요즘은 그렇지 않다보니 암으로 죽는 사람이 많아진다고 하더라고. 또 정기검진으로 조기 발견하는 경우도 많아서 암환자는 더 늘었다고 하더라. 


정보 공유 커뮤니티로는 네이버의 아름다운 동행, http://cafe.naver.com/livehope 이 카페가 제일 신뢰도가 높음. 다른 카페는 활동이 저조하거나 장사꾼들이 설치거나하는하는데 여긴 좀 낫더라. 



요약


1. 힘들겠지만 감정을 추스르면서 치료받고 투병할수 있도록 계획을 짤것. 절대 패닉이나 절망에 빠지지마.

2. 현대 의학이 무조건 최우선임. 자연치유. 암에 좋은 식품등등 이런건 그냥 사기꾼의 헛소리임. 주변 사람이 권해주면 그냥 흘려.

3. 병원은 무조건 메이저 병원. 그 중에서 병원에서 강점으로 육성중인 과의 실력있는 의사에게 최대한 빠른 시간내에 검진 받을 것.

    그리고 그 의사를 신뢰하면서 치료에 적극적으로 참여해야함. 

4. 환자와 가족들이 공부해야함. ( 다치바나 다카시의 책과 김범석씨의 책은 무조건 읽어야함. 특히 김범석씨 책은 사서 환자나 가족들이 모두 두고 보길 권함)


... 일단은 두서없지만 여기까지. 


게시판에서 암 이야기를 보니까.  처음 가족의 암소식듣고 여기 후기 게시판 검색하고. 황망해 하던 경험이 기억나고. 뭔가 도움이 되고 싶었어. 

궁금한거 있거나 그러면 리플로 남겨줘. 댓글로 달거나. 아니면 모아서 다음에 다른 글로 올릴께. 


초기의 충격도 충격이고. 관해 판정을 받을 때까지 죽음을 의식할 수밖에 없는 병인데다가. 치료 과정도 길고 힘들다보니. 

무조건 잘될거야란 이야기를 하긴 힘들었어. 그렇더라도 후회없이 언제나 최선의 선택을 해서 완치되는 방향으로 가려고 노력중임. 

환자 가족들이 궁금해하거나 힘든거 이야기하면 찾아보고 말해줄께.


환자가 아니거나 없는 사람들은 다행이고... 꼭 본인과 부모님 검진빼먹지 말고, 가능하면 암보험 들어라. 뭐든 돈으로 시작해서 돈으로 끝나.

한국의료보험과 보험 보장 범위를 확장해주는 문재인 케어 방향성 때문에 좀 나아지긴 하겠지만. 

여전히 경제적인 부담이 큼. 우리집은 경제적인 여유가 있어서 그나마 다행이었지만.. 보험이 아쉽드라.


모두 좋은 하루 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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