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38년째 살고있는 할매덕인데 잠이 안와서 인생 후기쓴다.
사실 잠을 잘 못자. 인생 후회하느라 잠이 잘 안와.
대단한 스토리는 없어. 남들이 보면 무난한 인생이라고 할 것 같아.
특목고 나와서 ky대 졸없하고 공무원되서 지금 5년 넘게 일하고 있어
적령기 안놓치고 시부모님 노후대비 잘된 남편 만나서 아들도 있고.
사실 엄청 노력하고 성실하게 살긴했어.
그런데. 나 전혀 행복하지가 않아. 배부른 투정이라고 할 덕들도 있겠지만...이렇게 몇십년을 산다는게 너무 끔찍하고 괴로워..
있잖아. 덕들아 나 저것들 내가 진짜 하고 싶어서 한게 아니야. 사실 나는 딱히 하고 싶은게 없었어.
부모님이 원하니까. 선생님이 칭찬해주니까. 학생은 공부를 잘해야되고. 안정적이고 좋은 직업을 가져야되고
때되면 결혼해야 되는거고. 그래서 한거야.
그래서 이제는 뭘해야 될지 잘 모르겠어. 이건 아닌데 뭘 하고 싶은건지 모르게 되어버렸어.
매일매일 혼자 울다가 자는데 여기서 벗어날 방법을 모르겠다.
내가 좋아하는게 뭔지 찾아보고 싶은데 그 방법을 모르겠고.
그 방법을 찾으려면 나만의 시간이 있어야될 것 같은데. 그것도 쉽지가 않아. 일도 해야하고. 애기봐야하고.
애기는...정말 예쁜데 이 아이가 태어나게 해달라고 한것도 아니고 내가 태어나게 해버렸으니까 제대로 키워줘야하잖아. 엄마니까. 여기서 오는 제약이 너무 커.
그리고 나 요령이 있는 편도, 용기가 있는 편도 아니거든.
선호가 없다 + 성실하고 말을 잘듣는다 + 용기가 없다 의 결과가 나의 인생인거야
이젠 바꿀 수 있는 방법이 있는지도 잘 모르겠다. 없을 것 같기도 하고.
나보다 어린 덕들이 대부분이겠지. 여기는. 어린 친구들아. 부모님이 시켜서. 사회가 요구하니까. 그런 인생 하나도 좋지 않다.
하고 싶은거 꼭 찾아내서 즐겁게 살길 바란다.
그리고.. 애기는 인생을 어떻게 살지 진지한게 고민하고 결론내린 후에 가져라....정말...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