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덬은 1년 반 전에 신입으로 입사했음...ㅇㅇ
근데 내가 원래 10년 전쯤부터 당뇨가 있어서 (나덬 여덬이고 172cm에 56kg인데...몸매는 완전 뼈만 있음...ㅠㅠ) 고딩 때부터 3달에 1번은 병원 다니는 신세임ㅠㅠ
[이게 외할머니부터 엄마-나까지 3대째라 유전성일 가능성이 높음...]
그래서 입사하고 나서 무조건 3달에 1번은 평일에 조퇴를 하든 월차를 쓰든 병원을 가야하는 상황이 되어서 나덬은 매우 걱정함ㅠㅠ
어찌어찌 반년은 그렇게 대충 피같은 연차/월차 쓰면서 돌려막기 했는데, 입사 반년 째에 새 팀장님이 부임하심. 나이는 무려 37!!!
(우리 회사 특성상 비교적 젊은 팀장님이 아주 없진 않은데, 이분은 37에 남자인데 팀장...ㄷㄷㄷ 듣기로는 우리 부서에 부임한 최연소 팀장 기록이란 썰이 있음)
이분 일처리 아주 칼 같으심. 잘하는 것도 모자라 진짜 에이스임 에이스ㅇㅇ......대신 막 일하기 불편한 수준은 아닌데 좀 차가운 말투에 말수도 적어서...나덬은 업무보고만 하면 괜히 팀장님 눈치만 봄ㅠㅠ 딱히 지적은 안하시는데 잘못하면 아주 눈빛으로 사람 죽일 것 같은 느낌.
근데 이분이랑 일한지 또 반년이 됐는데, 하루는 또 내가 병원을 가야하는 상황이었음. 벗뜨...그때 마침 일이 아주 많은 시기라 전 부서 직원이 다 바쁜 때여서 휴가 쓰기 굉장히 애매한 시기였고.
그래서 소심한 나덬은 어떡하지...어떡하지......하고 발만 동동 구르고 있었음.
병원 갈 날을 연기하고 싶어도 약을 딱 맞춰 지어버리는 바람에 약이 없어서 며칠 깡으로 버텨야하는데, 한번 그랬더니만 그걸 알아챈 의사쌤이 내 몸이 매우 위험해진다고 아주 직사게 혼났던 적이 있었기에 나덬은ㅠㅠ
그런데 병원 가기 전날 그 팀장님이 출근하시더니 "무묭씨 잠깐 내 방으로 들어와요."하고 말씀하셨음. '또 내가 뭐 사고쳤나?' 불길한 느낌에 팀장님 방으로 들어갔음.
"네 팀장님."
"무묭씨."
"네...?"
"왜 이번 달에는 월차 신청이 없죠?"
네......? 서류 보시면서 나한테는 눈길도 안 주고 툭 던지듯이 말씀하시는 거에 벙찜.
"아...그게...다른 직원들도 다 일이 바쁘니까 저만 빠질 수가 없어서......"
"고작 그 이유 때문인가요?"
"네? 아...그게 저......"
"제가 기록을 알아보니까 무묭씨는 90일마다 한번씩은 연차나 월차를 쓰던데, 이번 달은 그런 게 없더군요."
그래서 어디서 그런 배짱이 나왔는지 실은 내일 병원 진료가 있다고 말해버림. 그러니까 팀장님이 살짝 서류에서 시선을 떼고 나를 안경 너머로 노려보듯 보심.
"......알았습니다. 그럼 처리 해놓을테니 월차 내고 내일 다녀오세요."
그러고는 서류를 들고 방을 나가버리심. 주인없는 방에 있기 그래서 따라 나왔고.
반전은 지금부터 일주일 전에 있었음ㅇㅇ
우리 회사는 2월까지 연차나 월차가 남아 있으면 그걸 환산해서 돈으로 받을지, 몰아서 쉴지 결정하도록 되어있는데 무묭이의 남은 날수를 확인해보니 예상보다 훨씬 덜 쓴 거임.
총무과에 알아보니 병원 진료 가야한다고 냈던 월차나 연차가 전부 병가로 바뀌어 있었음!!! 병가는 월차/연차에 포함되지 않고, 휴가 관련 서류에는 팀장님 결재가 반드시 필요하기 때문에......ㅠㅠ
나뿐만이 아니라 병원 간다고 월차/연차 신청했던 우리팀 직원들 전부 그 혜택을 받은 거 알고 진짜 팀장니뮤ㅠㅠㅠㅠ 하면서 감동먹음.
근데 팀장님은 다음날 출근하셨을 때 우리 직원들의 따뜻한 존경의 눈길에 일절 반응 안하시고 열심히 자기 일만 하시더라...존멋......ㅋㅋㅋㅋ
p.s. 금요일에 팀원들끼리 점심먹을 일이 있었을 때 슬며시 여쭤봤는데 그냥 "그랬던가요?"하고 마는 거 보면 진짜 쿨내 쩐다고 느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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