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올해 39세 공무원 덕이야. 나이가 늦은만큼 엄마의 성화도 심해지고 있고...
개인적으로 딱히 결혼하고 싶다는 생각도 안들고...소개팅이나 선을 보면 이상한 남자들만 나오거나 자존감만 떨어지는 일들만 겪어서 사람 만나는 것도 탐탁치 않아.
그러다가 6월 중순경 어머니 지인분 소개로 선을 봤어.
참고로 난 천주교고 어머니는 원불교신데(종교때문에 집안에서 트러블 있었던 적은 없어.) 상대 남자분이 원불교 교무(성직자. 천주교의 사제와 비슷함)야.
나는 종교도 다르고 성직자와 함께 맞춰 살 생각이 없어 내키지 않았는데 어머니의 성화때문에 억지로 참고 만났어.
근데 생각보다 매너도 좋고, 날 배려해주시더라고...그리고 원음방송국에서 근무하는 분이라 생각도 틔여있는것 같았고, 종교 얘기를 해도 상관없이 잘해주셔서 한번 더 만나뵐까 생각이 들었어. 그때만해도 그 분이 또 연락주시면 만날 생각도 있었고...분위기도 좋았거든.
근데 그날 잘 들어갔냐는 애프터 문자 빼고 일요일 내내 연락이 없더라고...
그래서 혹시나 해서 월요일에 내가 먼저 주말 잘 보냈냐는 카톡을 했고 그냥 무난무난하게 답장 주고받았어.
그 담은 그쪽에서 카톡줬고 그렇게 그 주에 3번 정도 카톡을 했네...
근데 내가 느끼기엔 그냥 마지못해 연락하는 느낌? 한번도 전화는 하지도 않았고, 그 다음주와 그다다음주는 전혀 연락이 없더라고...
그래서 난 그쪽에서 날 별로 맘에 안들어하나보다 하고 그냥 넘기고 잊어버렸거든...
소개시켜주신 분의 말에 따르면 자기가 월급도 적고 이런저런 경제적인 문제때문에 연락하기가 조금 망설여진다고 얘기를 들었는데, 정말 내가 호감이 있으면 그냥 연락과 전화 자주 주고받다가 자기가 직접 그 얘기를 꺼낼거라고 생각했기때문에 내가 별로 맘에 없다는걸 좋게 돌려서 말했다고 생각했고 오히려 고마웠어. 안그래도 종교땜에 조금 걸리긴 했어서...
근데 뜬금없이 지난주에 카톡이 왔어. 그동안 연락없어 미안했고 이번주말에 만날 수 있냐고...나는 순간 반가움보다는 '이게 뭐지?'하는 생각이 들더라고...
그리고 이전에 있던 호감도 떨어졌고, 괜히 기분이 나쁘더라고...그동안 소개팅에서 나는 상대방이 맘이 없을것 같아 두번째 만나고 싶지 않은상태에서 그래도 한번 더 만나보라는 주변 어른들의 성화와 상대 남자가 혹시 시간 있냐는 요청에 혹시나 하고 나갔다가 나만 결혼못해 안달난 사람처럼 취급을 당한 적이 한두번이 아닌지라 더 그랬던 것 같애.
솔직히 만나고 싶지는 않지만 한참 고민했고, 또 어머니가 너무 간절하게 그쪽을 한번 더 만나길 원하셔서 이번주는 안되고 다음주 주말에 만나자고 얘기를 했어. 그쪽에선 알겠다고 했고...그리고 내내 전혀 연락이 없다가 어제 안부문자가 왔는데 이젠 답도 하기 싫어지더라고...이미 호감 떨어진 상태에서 만나기로 했는데 지금 뭐하는 건가 싶기도 하고...이런식으로 어장관리 당한적도 있어서 더 싫었어. 정말 남자가 맘이 있으면 계속 연락 유지하던데, 나같은 경우는 내가 먼저 안부카톡을 해도 미적지근하게 반응을 하길래 잊어버리고 있었다가 혼란스러워서....
일단 약속을 했으니 가서 만나기라도 해야 할까? 아님, 정중하게 그쪽에 전화해서 만나지 않은 것이 나을까? 소개팅,선자리에서 모멸감 당한적이 한두번이 아니라 정말 스트레스다. ㅜ.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