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다닐 때 다니던 미용실이 있었음
그날따라 남자 미용사분이신거임
늘 가던 곳인데 처음 뵙는 분이었음
보통 미용실 가면 폰을 못보니까 과일트럭처럼 떠드는데
진짜 너무 말이 없으신거야
뿌염약 발라주시는데 내 머리가 마네킹 머리인듯 묵묵히 약만 바르심
원래 뵙던 다른 분은 친구 해주시고....
숨막히는 침묵의 뿌염에서 입으로 할 수 있는 거라고는 껌씹는 것 뿐이었다
무언수행의 30분을 보내고 샴푸하시죠 하시길래 일어나서 샴푸대에 누웠음
눈을 가려주시는데 세상에 그렇게 감사할 수가 없더라
대충 긴장을 애매하게 풀고 있는데
물온도 어떠세요? 하고 갑자기 어택하심
아! 괜찮아요 하려는데
애매하게 긴장풀린 목구멍에 껌이 걸림
누운상태로 조온나 ㅇ ..! 쿨럭켈럭컬럭컬럭컥컥 거림
물온도 물어봤는데 애가 눈가리고 누워서 갓잡은 고등어처럼 들썩거리며 기침하고 있다고 생각해봐
세상 끔찍
나란히 누워서 샴푸하던 친구 존나 쪼개면서 괜찮냐고 물어보고
친구 샴푸해주시던 분 터지고
나 샴푸해주시던 분이 떨리는 목소리로 괘.. 괜찮 ㅎ.흫 으세요? 하심
내가 그 분의 얼굴을 두눈으로 보지 못했던 것이 세상 다행..
암튼 웃음도 말씀도 없으시던 그 분을 웃겨드린 뒤 고데기도 안받고 괜찮다고 어차피 집에간다고(집에 안감) 그러고
급히 도망침..
그리고 그 미용실 안감
시발....
끝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