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털 심하고 읽을 사람은 이미 다 읽은거같아 수정했어)
우선 긴글주의.
날 낳아주신 부모님은 어렸을 때 이혼하셨어.
나도 어려서 기억은 잘 안 나지만 두 분이 잘 안 맞았던 것 같아.
그래서 생모이신 친어머니는 친아버지와 친동생을 두고 떠나셨대.
그 때 당시 나도 어렸지만 동생은 더 어려서 키우는데 애를 먹은 아버지와 할머니는 어머니께 동생을 데려가라고 하셨어.
그렇게 해서 각자 따로 살다가, 더 늦어지기 전에 다시 한번 살아보아라 하고 할아버지 할머니한테 등 떠밀려 아버지랑 어머니를 보러 갔던 기억이 나.
하지만 같이 살게 되는 일은 없었고 그 때 완구점에서 어머니께서 장난감을 사주신 게 기억이 난다.
사실, 어린 나이에도 알고 있었나봐. 우리는 인연이 아니라는 게. 그래서 크게 슬프거나 하진 않았다.
근데 며칠 전, 친아버지 주소로 편지가 한 통 왔어.
친동생이 보낸 편진데 크고 나니 친언니에 대해 궁금하대. 태어나서 한 번도 본 적이 없다며... 참 이상하지. 난 기억이 나는데 그 아이는 너무 어려서 날 기억을 못 하는것도 아닌, 아예 본 적이 없다고 생각 할 정도니까.
내 솔직한 심정으로는 그냥 반가웠어. 나도 궁금하기도 했고 언젠가 한국에 나가면 제대로 찾아 볼 예정이었거든.
친동생한테 카톡으로 연락을 했어. 먼저 찾아줘서 고맙다고, 나도 너를 찾으려고 했다고. 긴 세월이 지났지만 종종 얘기하면서 지내자고 보냈어. 난 여기까지가 적당하다고 생각했고 그 이상은 마음의 준비가 안 됐거든. 근데 답장으로 내가 사는 나라에 놀러 올 예정이라며 어머니한테 얘기를 많이 들었고 날 많이 찾았다고 하는거야. 그러면서 한번 다같이 봤으면 좋겠다고...
그 답장을 받고 좀 많이 당황스러웠다. 그리고 할머니랑 엄마가 해준 얘기가 생각났어. 대학원 들어가서 연구도 하고 해외도 나갈 생각이라는 말을 하더란거. 그리고 할머니랑 엄마는 그냥 큰 그림을 그리는거라고 괜히 너한테 민폐 끼칠까 염려하는게 아니다 라고 한 게 이 뜻인가 싶더라. 처음엔 그게 오바라고 생각했는데 이렇게 나오니 나도 마냥 좋게는 생각이 안되더라고 그때부터.
할머니 말씀대로 날 찾으려면 지금 전에도 얼마든지 찾을 수 있었을거야. 나한테 직접 연락이 온 게 아니고 한국의 가족을 통해서 연락할거라면 얼마든지 할 수 있지 않았을까? 근데 왜 이제와서 연락을 할까.. 그게 타이밍도 대학원 들어가고 해외로 가는 것을 염두하는 시기에 내가 갑자기 생각난걸까? (참고로 친어머니는 내가 해외에 있는 걸 알고는 계셨어. 전화가 와서 할머니가 그리 알려주시곤 그 이후로 전화가 안 왔었대.) 대학원도 가고 듣기로 친어머니는 강북에 사신다는 걸 보면 못 산다거나 금전적으로 의지하려고 하는 건 아닌거 같긴 한데...
솔직히 나는 그냥 순수하게 내가 보고싶어서 찾고 싶어서 연락한거였음 좋겠는데 그게 아니라면 너무 실망스러울 것 같고... 만나도 무슨 말을 해야할지도 잘 모르겠다.
나는.. 어떻게 해야하는걸까? 나 하기에 따라서 가족 모두가 어쩌면 화해하고 좋아질수도 있는건데... 아침부터 심란하구먼.
두서없고 긴 글 읽어줘서 고마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