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게 쓰기도 좀 그렇고 간단히 내 상황을 설명하자면
1) 지방에 있는 이름 없는 대학 사대 나와서 교육 관련 일을 하고 있음(학교나 학원 아니고 그냥 교육 운영? 이런거)
2) 일은 수습이고 주 3일에 출장은 많고 돈은 적고 그럼...
3) 우울증, 특히 무기력이 심하고 덕분에 대부분의 학창시절을 포함한 10년 고스란히 날려먹음.
4) 정말 죽기 직전까지 갔던 때보다 약 먹는 지금이 낫다지만 여전히 아무 것도 안하고 있음. 치료도 아직 진행중이고
5) 월세, 공과금, 식비, 병원비 등은 내가 벌어서 쓰지만 큰 돈 들어갈 때면(자격증 시험이나 집 보증금 같은거) 부모님한테 돈 빌리는 반쪽짜리 독립이라 올해나 내년 중으로는 지금보다 나은 직장으로 이직하고 싶음.
그런데 치료 시작부터 의사가 꾸준히 강조한 '하고 싶은 일'을 아직도 못 찾았어. 이대로 교육 일 계속 하는건 싫고 다른 일을 찾아야 거기에 맞춰서 스펙도 하나 둘 쌓을텐데 2년 넘게 이젠 얕은 무기력에 허우적 거리고 있음. 내가 ㅈㄴ 한심하게 느껴질 수도 있겠지만 무기력 어느정도면 몰라도 완전히 빠져나오는거 의외로 힘들더라고... 10년 앓아서 더 그렇게 느껴지는건가?
어쨌든 남들 다 있다는 토익은 10년간 책도 안 펴본 영어인지라 기초문법부터 다시 시작 중이고 이젠 어느 전문적인 영역(?)으로 넘어가려면 하고 싶은 일을 찾아야 그쪽으로 파고 들텐데 이것저것 해봐도 하고 싶은걸 못찾으니 그저 답답할 따름...
내 현재 스펙으로는 어느 직장에도 이력서 못 내밀 수준이고(성적 개판, 대외활동 하나 뿐, 자격증도 운전면허 말고는 없음) 지금 하는 일로 1년 정도 경력 채우고 스펙도 좀 쌓아서 다른 곳으로 가고 싶은데 어디로 가야할지를 못 정하겠음. 원대한 꿈이 아니더라도 '아 이런거 재밌겠다' 이런거라도 좀 느껴봤음 좋겠음. 뭘 해도 무미건조하고 말투도 행동도 딱딱하기 그지 없고 평상시엔 취미도 딱히 없어서 쉴 때는 집에만 쳐박혀 있고(진짜 말 그대로 대부분의 시간을 누워서 숨만 쉬고 있음) 왜 이러고 사는지 나도 내가 잘 이해가 안 됨. 어떻게해야 흥미나 재미나 관심 같은게 생길까. 내가 나아갈 방향을 찾지 못하고 방황하다간 정말 지금 걱정하는 것처럼 이런 식으로만 살다가 갈 것 같아서... 추상적이지만 나같은 경우를 봤거나 경험해본 적이 있다면 조언을 좀 얻고 싶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