층간소음으로 정말 숨질뻔했었어...
따져도 보고 관리인한테 전화도 해보고 소리도 질러보고 정말 미친년같았어...
하다하다 천장에 대고 새벽 다섯시에 청소기 돌렸어...
윗집엔 신혼부부와 갓난쟁이가 살았어...
청소기 돌리면 아기 우는 소리가 났어...
나 정말 남한테 피해끼치고 사는 거 싫어하는 사람인데 아기가 울면 내 속이 풀렸어...
엄마가 그랬어 아기가 무슨 죄냐고...
나는 대답했어 나도 죄가 없다고... 나는 인간적으로 살살 걸어줄 것을 요구했는데 저 씨빠빠들이 날 조스로 본거라고...
한 3주 돌렸어... 솔직히 힘들더라 나덬 저혈압이라 아침에 힘이 없어...
그래도 그 새벽에 애 깨우고 쿵쿵쿵 돌아다니는 분주한 발소리 들으면 보람있어서 할만하더라...
2~3일 간격으로 3주쯤 돌리니까...
남친이 할만큼 했다고 도닥여주더라...
그래서 이사왔어... 나덬 결혼예정이라 계약끝나면서 이사를 남친네 집으로 들어가기로 했거든...
원래 2월 말에 이사하기로 했는데... 내가 너무 스트레스 받아하니까 남친이 일단 짐 조금만 들고 들어오래서 옮겼는데
저녁 다섯시쯤인데... 윗집이 또 거세게 쿵쿵거리며 걷더라............
정말 ..... 정말 심장이 덜컹 하고 머리카락이 쭈뼛 섰어...
그때부터 정말 심장이 주체할 수 없이 쿵쿵쿵쿵 뛰었어... 아... 나는 층간소음을 벗어나지 못하는 것인가...
전집에서 스트레스로 머리카락도 몽창 빠지고 먹는 것도 토해서 몸무게도 성인 생애최저를 찍었는데...
어찌어찌 짐을 다 옮기고 정리를 대강 했어...
짐을 다 가져온 게 아니라서 정리까지 다 하니까 여덟시 조금 넘더라 한 여덟시 오분?
정리하고 나서 정신을 차리니까 발소리가 안들렸어...!!!
다음날 아침일찍 일어났어... 역시 조용했어...
그런데 한 열시쯤...? 쿵쿵쿵쿵 발소리가 나더니 막 청소기도 돌리고 하더라...
나는 오전 밥도 먹고 티타임도 즐긴 후라 기분이 나쁘지 않아서 그냥 있었어...
윗집은... 오전 열시 이후로 쿵쿵거리고 청소기도 그때쯤 돌리고 저녁 일곱시반~여덟시반이면 마치 사람이 살지 않는듯이 조용해지는
쿵쿵거리지만 매너있는 집이었어...
나... 사람말로는 안통하는 사람 10개월 겪었어...
이사온지 3주쯤 됐는데... 너무 행복해...
윗집 쿵쿵소리나면 오 일어나셨나보다 반가워...
혹시모르지... 그때 일어나신 게 아니라 오전에 일어나셔도 아랫집 배려하느라 살금살금 다니실지...
집이 엘베가 없는 곳이라 사람 지나다니는 소리 다 나는데 분명히 어디 안 나가시거든 집에 계시거든...
근데 여덟시부근에 거짓말같이 조용해지니까 막 괜히 감동스럽더라...
층간소음이 있긴 한데... 넘 행복하다...ㅎ
내일 최종적으로 짐 마저 빼러 가는데...
다섯시에 일어나자마자 씻지말구 가서 마지막 청소기 돌리고 오려구...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