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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명의 더쿠 http://theqoo.net/673281144
조회 수 1967 댓글 12
몇년 전 취준할때 이야기임.
원덬은 그날도 최종면접 두 군데를 보고
멘탈이 박살난 채로
서울-부산 케텍스를 탔음.


평일 밤기차라 사람도 얼마 없었고
아 이번엔 합격하려나...
앞조 여자애 잘할것 같던데....
뭐 이런 쭈구리스러운 생각을 하면서 출발을 기다리는데


옆자리에 아빠뻘 아저씨가 타심
타시자마자 노트북을 열고
PPT 편집을 시작하심
잘 모르지만 독수리 타자 치는 우리 아빠는커녕
나보다도 훨씬 잘 하시는건 알 것 같았음
취준생인 나는 그 전문가스러움에 더 쭈구리가 됨
ㅋㅋㅋㅋㅋㅋㅋㅋ
50대 아저씨보다 못하면서 이력서에 파워포인트 능력 상을 찍은 내 자신이 부끄럽고ㅋㅋㅋㅋ



그렇게 한시간쯤 가는데
아저씨가 노트북을 정리하고 나를 부르심
자기가 신점이나 사주는 못 보는데
관상이나 풍기는 느낌, 자세나 혈색같은거
꽤 잘 보는데 심심하니까 봐주겠다고 하심


약간 사이비 전도일까 싶긴 했는데
이미 아저씨한테 기가 눌려있어서
얼결에 알겠다 했는데
진짜 귀신같이 맞는거야ㅋㅋㅋㅋ



아(저씨) : 아가씨 문과였지?
나 : 뜨끔......
아 : 수학을 안 좋아해서 이과는 안 갔을것 같아. 근데 문과라도 역사과목은 싫어할것 같네. 이해 안시켜주고 외우라고 하는 과목은 싫어할것 같다. 그런 의미에서 경제나 법은 좀 재미있어하겠네. 외국어는 꽤 하겠어. 외국어가 살면서 도움이 되겠네.



내 성적표 보고 오셨어요 아저씨?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원덬 문과, 외국어좋아함, 국사/근현대사 3학년때 빼버림, 법대 감, 경제 좋아해서 청강 다님)


뭔가 유도심문에 걸리지 않으려고 반응을 안 하려고 했는데ㅋㅋㅋㅋ너무 놀람ㅋㅋㅋㅋㅋ




또 아저씨가 내 손바닥을 보고 얼굴을 보더니
어깨, 목, 다리같은 관절만 조심하면
당분간 큰 병치레 할것같진 않다더라고.
대신 관절은 정말 조심하라고 하심.



그땐 별 생각 없었고 오히려 시큰둥했거든ㅋㅋ

나중에 회사생활 시작하니까 바로 목디스크 오고
빙판에서 넘어졌는데 다리가 박살나서 휴직함
나중에 전신 엑스레이 찍어보니까
어릴때부터 뼈 강도가 약했나보다고
꼬리뼈가 부러졌다 붙은 흔적이 있다고 함



또 뭐 있었더라
직장!!
컬러매치를 기가 막히게 잘 할텐데
인테리어 했으면 잘했을것 같고
연구원 사람들이랑 성격이 맞을것 같은데
문과라 가능할지 모르겠다고 하심


그 날 나덬 연구원 행정직 최종면접이었거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중에 다른 공사랑 같이 붙었는데 연구원을 선택한 건 그 아저씨 때문도 있었음



그 아저씨 신경주역에서 내리시던데
H자동차 다니신다 하시더라
언젠가 케텍스에서 그런 분 마주치면
거절하지 말고 꼭 얘기 들어ㅋㅋㅋㅋㅋㅋ
꿀잼이야ㅋㅋㅋ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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