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글이라 음슴체로 쓸게
나는 고딩덬이고
동아리에 내가 호감갖고 있던 남자애가 있었음
성격이 좋아서 동아리 애들 두루두루 다 친한애임
나한테 속인애를 a라 하겠음
그런데 학교에서 한번 편지쓰기 행사를 한 적이 있었음
익명으로 편지 쓰는게 원칙이었고 쓰면 사탕을 준다는 말에 애들이 우루루 다 썼었음
나한테도 편지가 여러통 왔었는데
두개는 분명 내 친구들이 쓴게 확실한데 하나는 모르겠는거임
처음엔 그냥 a가 쓴건가보다 하고 읽는데 읽으면 읽을수록
그 남자애가 쓴거같았음
개랑 내친구랑 중국집 간적이 있었는데 그때 짜장면 먹을때 설렜다고,
내가 요즘 예뻐졌다고 약간 고백도 아니고 애매한 편지내용이었음
나는 그래서 a한테 이 얘기를 하면서 혹시 니가 쓴거냐 뭐 알고 있는거 있냐 하고
물어봤는데 자기는 전혀 모른다면서
혹시 남자애가 쓴거 아니냐고 이거 고백편지냐고 완전 좋아하는거임
걔가 쓴건지 확인해봐야 될것같아서 걔한테 페메로 물어봤는데
개가 아니라고 하길래 그렇구나 싶었는데
당연히 a가 쓴거라곤 상상도 못했고 (글씨체도 달랐음)
남자애가 원래 시치미를 잘떼서 그냥 돌려말하는건지 헷갈렸음
그 이후로도 나한테 계속 어떻게 됐냐고 물어보고
너는 걔 어떻게 생각하냐 계속 물어봄
나는 그때마다 모르겠다 하면서 조금씩 걔가 좋아지기 시작함
그렇게 잠깐 좋아했다가 학기말이 되면서 그냥 친구로 친하게 지내고 있는데
나도 편지일에 대해선 거의 까먹고 있었고
그냥저냥 살고 있었음. 일주일 전까진.
그러다가 선배(여자)랑 같이 저녁을 먹게 된 일이 있었음
나랑 a랑 선배랑 먹게 됐는데
선배가 남자애를 알고 있기도 하고 해서
이 얘기가 어쩌다가 나왔음
근데 갑자기 a가 당황하면서 야 얘기하지마!! 이러는거임
그래서 뭔가 싶었는데..
자초지종을 들어보니까
당시 편지쓰기 행사를 할때 나를 속이려고 걔네반 남자애를 시켜서
자기가 하는 말을 받아적게 해서 편지를 쓴 거였음
심지어 이 편지를 남자애들한테 보여주면서
이거 남자가 쓴거같냐면서 계속 내용을 고치면서 썼다는거임..
진짜 너무 충격받았는데 a는 그냥 웃으면서 말하더라고
마음같아서는 그냥 식당 밖으로 나가버리고 싶었는데
선배가 있으니까 그럴수도 없고 그냥 가만히 있었음
그러고나서 집에 돌아와서 침대에 누워서 곰곰이 생각해보는데
생각할수록 내가 너무 비참하고 속상했음
무려 6개월동안 나를 속였던거고
내가 그자리에서 이 얘길 꺼내지 않았다면
난 영원히 이 사실을 모르고 괜히 설레고 혼자 김칫국 마셨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에
그냥 펑펑 눈물이 났음..
그리고 내가 설레발치는 모습을 보면서 즐겼을 걔를 생각하니까
진짜 생각할수록 기분이 너무 더럽고
농락당한 기분이고 그냥 마음같아선 쌍욕하고 싶었음..
겨우 그날 잠들고 다음날에 걔한테 전화를 걸어서
그거 내가 진짜 너무 화났다고 이거 장난 아니라고 하면서
한번 더 그러면 진짜 다신 안볼거라고 했는데도
내가 원래 잘 웃고 장난치는 이미지여서 그런지
그래그래 우쭈쭈 삐졌어요? 하는 식으로 받아치더라고
그러고 한번 더 얘기했는데 반응은 똑같고
그냥 너무 기분 더러운데
a랑 같이 지낸 시간이 너무 길고 이대로 안본다는건 아닌거같고 해서
복잡해서 쓰는 후기야
그냥 한번 말 꺼냈으니까 참고 지내야겠지?
어떻게 할지 모르겠다 그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