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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외 반에 옹성우 닮은 남학생이 있는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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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1.19 2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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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의상 그 아이라고 할게.

그 아이를 처음 만난 날을 떠올려보면
크고 까만 눈동자에 귀여운 얼굴을 한,
궁금한 것이 많은 아이었던 것 같아.
옹성우랑은 다르게 키가 작고 마른 편이어서 친구들도 그 아이를 다 귀여워하는 분위기.
똑똑하고 정의감 있는 성격이라 1학년 때부터 인기가 많은 편이었어.
나는 직접적으로 알지는 못하지만 건너건너 들은게 있는 정도.

프듀가 한창일 때 나의 지리멸렬한 연애도 한창이라 티비를 거의 보지 못했어.
결국 나는 국프로 취업(?)하지 못하고 프듀가 막을 내렸지.
그땐 나야나를 귀동냥으로 알게되었고 주변의 수많은 국프들의 투표 권유에도 그런게 있나보다 웃으며 지나갔어.

8월, 거지같은 연애가 끝난 바로 그 날,
그래도 한 사람이 내 인생에서 지워졌다는 일종의 상실감에 인터넷을 떠다니던 나는
강다니엘의 직캠을 보았어.
전설의 쏠쏠이었어... 몇 년간 숨어있던 더쿠의 DNA를 깨우는 이 강력한 이끌림...
그렇게 나는 며칠의 입덬부정기 끝에 결국 녤덬이 되었어.

국프를 거치지 못한 나에게는 워너원 멤버들이 생소했고, 이 만남을 늦춘 전남친을 욕하며 뒤늦게 다니엘의 역사를 밟아가던 중.
유독 다녤과 친밀한 옹성우라는 멤버를 알게 되었어.
옹녤은 사이언스니까 함께 망태기에 담았지.
마치 내 강아지의 동네친구를 보는 기분이랄까.

그렇게 8월이 가고 9월 개학.
한달만에 만난 그 아이는 1학기 때와 변함이 없었지만, 나는 어떤 기시감같은 것을 느꼈어.
나한테 먼저 다가와 방학 땐 뭐했냐, 안부를 묻는 새카맣고 큰 눈동자.
뭘까, 이 찝찝하면서도 익숙한 느낌은.
하지만 둔한 나는 또 금방 잊어버렸지.

그렇게 며칠이 지나고 여느 때와 같이 생활하던 어느 날.
그 아이가 갑자기 나야나를 흥얼거리는 거야.
오늘 밤 주인공은 나야 나
그 순간 나는 머리를 뭔가로 얻어맞은 기분이었어.
그 아이한테서 옹성우가 보였거든.
정작 그 아이는 노래 가사도 잘 모르는지 그 부분만 반복해서 부르고는 지나갔는데, 나는 마치 옹성우의 미니어처를 본 기분이었어.

그 아이는 아직 130cm가 안되는 아홉살이거든.
당황한 내가 멍하게 있는 사이
우리반 여기저기서 나야나를 부르는 소리가 들려왔어.
그 순간 나는 현타를 맞이했지...
내가 지금 이 교실에서 이 코딱지들이 좋아하는 아이돌을 파고 있는 것이가...

하지만 그것도 잠시.
퇴근 후 들어온 더쿠에 뜬 수많은 직캠과 대포들로 인해
현타따위는 업무 스트레스와 함께 날아갔으니까.
신기한게 옹성우를 보고 있으면 그 아이가 생각이 안나는데 그 아이를 보면 옹성우가 생각나.
다행이라고 해야할까.

여튼 그렇게 나는 미니어처 옹성우와 함께 교직생활을 하고 있다.
올해는 정말 장감도 업무도 동학년도 너무 힘든 한 해인데 그래도 우리 코딱.. 아니 반짝이들이 예뻐서 버티고 있어.
아이들이 나야나를 부르거나 문방구에서 강다니엘 엽서를 사 들고 오는 날엔 어쩐지 조금 즐겁기도 하고 슬프기도하더라...

물론 덬밍아웃은 안했다. 교사의 권위(?)를 위해.
근데 워너원 달력 넘나 교탁에 올려놓고 사용하고 싶다...ㅠㅠ
쓰고 나니 정말 철이 없군.
내일도 애들이랑 지지고 볶아야 하니 자야겠다.

머글 흉내낸답시고 우리반에 옹성우 닮은 아이 있는거 어디 가서 말도 못했는데 이렇게라도 쓰니 후련하네.

엄청 기니까 다 읽은 사람 없겠지.
동기나 동료교사 없겠지.
끝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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