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그외 게임업계 다녔던 후기(별거없음. 의식의 흐름 주의)
4,344 4
2017.10.21 23:27
4,344 4
어음 주말에 그냥 갑자기 생각나서.
게임업계 다녔다가 그만두고 완전 다른 직종에서 일하고 있는 덬이야. 몇년 전이라 지금이랑 다를수도 있음ㅇㅇ

나는 우선, 게임 관련 학과 전공을 했어.
대학을 그쪽 계열로 나왔고...
나는 철저히 제작쪽 커리큘럼을 따라갔기 때무넼ㅋㅋㅋㅋ

이쪽은 크게 기획 그래픽 프로그래밍 요 세가지 정도로 묶어서 전공을 정했는데 나는 기획 전공이었음.

커리큘럼 상으로는 간단하게 플밍 기초랑 그래픽 기초 등을 배워야 했어.
지금 기억도 안남ㅋㅋㅋㅋㅋㅋ

근데 수업때도 그렇고 , 이후 졸업하고 일하면서도 그렇고.
당연한듯 너무나 주 장르가 알피지 계열이야.
알피지 계열 안 해본 사람은 머글 취급 느낌이었음ㅋㅋㅋㅋ 내 주관적인 생각이긴 하지만.
나는 솔직히 알피지 계보단, 좀 아기자기한 게임을 주로 좋아했고.. 왜 예전에 경영시뮬 전략시뮬 육성시뮬 이런것들 있잖아 그런걸 주로 좋아했어서
사실상 정통 온라인 알피지는 많이 해본적이 없었음ㅋ수업도 대부분 알피지 지식 위주의 설명이었고 .. 그래서 뭔가 주눅이 들었어ㅜㅜㅋㅋ 난 존나 가짜같구 이런...

그나마 나때는 한참 소셜게임이라고 아기자기한 스마트폰 게임이 유행하던 시기여서, 막막하게 느껴지진 않았어. 지금은 좀 하드한 게임들 위주로 바뀌었으니, 그때의 나라면 아예 업계 발 들일 생각도 못했을 것ㅋㅋㅋ

나는 그냥 막연히, 내가 좋아하는 게임이 있고 또 게임이 다양한 문화가 복합된 문화예술계의 끝판왕(..)이라고 생각했기에 전공을 택한 거였음.
그니까 내가 하고싶은 말은 존나 게임이 너무 좋아 미치겠어ㅠㅠㅠㅠㅠ이런 게임 밤새서라도 만드는게 내 꿈이다! 이걸 위해서라면 내 몸 갈려도 좋아!
이렇게 엄청난 열정이 아니면 이쪽 업계는 너무나 비추한다는 것...
수업 들어갔을때도 교수님이 그러셨음
'게임 업계 종사자 대부분은, 몇 년 뒤에 치킨집을 하고 있다'

첫수업날 들은 건데 그땐 그냥 하하 웃었지만ㅋㅋㅋㅋㅋ
정말 독하게 버티는 사람들 아니면 체력도 그렇고 대우도 그렇고 버티기 힘들어서 이직 많이 해.
나랑 같은 전공 했던 애들 실제로 게임업계에서 일하는 애들이 정말 현저히 적어.

자꾸 딴 얘기로 새서 미안;;;
암튼 그래서 난 졸업 하기도 전에 먼저 면접을 봐서 업계에 취업을 했어.

그런데 정말 너무 힘들더라.
특히, 런칭 앞둔 크런치 기간.
야근은 당연한거고 일찍가면 존나 눈새인거고
내가 일을 빨리 끝내든 늦게 끝내든 나는 거기 있어야 하는거야.ㅎㅎㅎ...
기획팀이니 더 그랬음. 프로그래밍 팀은 진짜 불쌍할 정도로 야근을 졸라 했고, 기획팀은 플밍팀이 내놓은 가완성 프로그램 돌려보면서 버그찾고 기획수정하고.. 그럼 플밍팀은 또 밤새 디버깅 컴파일링 존나 돌리곸ㅋㅋㅋ 이하 무한 반복.
휴일도 없이 그냥, 무조건 나오는거야.
정해진 시간도 기간도 없음. 그냥 나왔어. 할거 없어도.
어느날은 내가 이러다 죽을 것 같아서 일요일인가 하루를 쉬었어. 그런데 카톡이 오더라.
대표가ㅋㅋㅋㅋ 욕을 존나 하더라고 이기적이고 어쩌고 저쩌고. 대꾸할 힘도 없어서 그냥 보고 말았는데 한참 뒤에 또 카톡이 왔음.
이젠 보고도 답도 안한다고 너 아주 대단한 애라고ㅋㅋㅋㅋㅋㅋ

그거 받고 진짜 얼마나 울었는지 몰라.
야근을 해도 수당을 더 주는것도 아니고, 눈에 띄게 뭐가 되는 것도 아니야. 그냥 하릴없이 있다가 피곤해서 집에 오고, 아침엔 또 정시출근 하고.
그게 반복이 되니까 진짜 죽겠다 싶어서 나는 결국 거길 때려쳤음.

그게 트라우마가 되었는지 난 때려죽여도 정시출근 정시퇴근 주5일 근무제를 찾아서 지금은 게임업계랑 아주 다른 곳을 다니고 있어.

기사에 종종 게임업계 과로 열정페이 어쩌고 나오잖아
그거 디게 흔한 일 맞음ㅎ.....
그나마 넷마블 이런데는 이슈라도 되지, 수많은 소기업들은 진짜 돈도 적게 받고, 야근수당도 없이 과로에 쓰러져 가고 있어.
몇 안되는 현업 종사자인 내 친구들 맨날 열시에 퇴근하고 주말에 출근해ㅎ...
어떤애는 담날 퇴근하고 그날 출근하더라.
진짜 젊은 사람들 갈아서 세워놓은 게임업계, 다시 태어나도 안 쳐다볼거야.
게다가 업계가 오래된게 아니다 보니 최상위 고인물들 정치질 정말 장난아니닼ㅋㅋㅋㅋ
정치질도 존나 음침하고.
무슨 일 하나 터졌다 싶음 그 사람은 지가 회사 차리지 않는 이상 취직도 쉽게 못해.

그리고! 제일 중요한거. 재밌는 게임 만들고 싶어서 게임업계 들어갔어도 재밌는 게임 못 만들어...
재미보단 돈을 벌기 위한 것들이 많거든.
투자자들도 게임을 좋아해서 투자하는 사람보다 '게임업계가 돈 좀 된다더라' 싶어서 투자하는 사람이 훨씬 많고.
돈독올랐다고 욕하는 게임들.. 그 기획자들이라고 그런 게임 만들고 싶진 않았을거야.
투자자 말이 곧 법인 상황에서, 어떻게든 돈을 짜내야 팀이 살아남고 버틸 수 있기 때문에 그런 분들도 굉장히 많아.

결론은 난 과거의 내 선택 지금도 후회하고 있고ㅋㅋㅋㅋ
아무것도 모르는 신입생 후배들 보면 얘들아 후회할짓 하지 말라고 뜯어말리고 싶다...ㅎ

좋아하는 것은 그냥 취미로만 즐깁시다 여러분^.^
목록 스크랩 (0)
댓글 4
댓글 더 보기
새 댓글 확인하기

번호 카테고리 제목 날짜 조회
이벤트 공지 [🎬영화이벤트] 세상의 주인이 바뀌었다! <혹성탈출: 새로운 시대> 예매권 증정 이벤트 345 04.24 46,685
공지 ▀▄▀▄▀【필독】 비밀번호 변경 권장 공지 ▀▄▀▄▀ 04.09 599,868
공지 공지접기 기능 개선안내 [📢4월 1일 부로 공지 접힘 기능의 공지 읽음 여부 저장방식이 변경되어서 새로 읽어줘야 접힙니다.📢] 23.11.01 3,054,995
공지 비밀번호 초기화 관련 안내 23.06.25 3,855,134
공지 ◤더쿠 이용 규칙◢ 20.04.29 20,335,674
공지 성별관련 공지 (언급금지단어 필수!! 확인) 16.05.21 21,353,526
모든 공지 확인하기()
178962 그외 상한 김밥 딱 네 개 먹고 배아픈데 병원 가야 할지 궁금한 초기 09:05 2
178961 그외 아이폰 처음 사서 3년 넘게 썼는데 배터리 성능최대치 궁금한 중기 1 08:56 16
178960 그외 덬들은 인간관계 불편하면 차단해? 8 02:50 407
178959 그외 선물받았는데 조금 부담스런 초기ㅠㅠ 8 00:55 1,001
178958 그외 방금 갑자기 왼쪽눈이 너무 무거웠던 후기 4 00:47 355
178957 음식 ㅅ심당 빵 작아져서 슬픈 후기 4 00:09 900
178956 그외 니 친구는 지금 약사 됐는데 너는 어쩌고 하는거에 화낸게 내 자격지심이야?? 11 04.26 1,283
178955 그외 탈덕하고 n년만에 개인공연 보러갔는데 멤이 나 기억한 후기 2 04.26 895
178954 그외 상대가 무슨 심리인건지 궁금한후기 24 04.26 999
178953 그외 물욕 없는 애들은 어릴 때부터 물욕이 없는지 궁금한 후기 8 04.26 597
178952 그외 공무원 비연고지라는 이유로 재시를 고민하는 초기 41 04.26 1,555
178951 그외 에어비앤비 하는 이웃은 어떤지 궁금한 초기 22 04.26 1,231
178950 음식 서울에 무지짐 맛집없는지 궁금한후기ㅜㅜ 13 04.26 721
178949 그외 경제적으로 여유로운 건 아닌데 심리상담 받을까 고민하는 중기 3 04.26 270
178948 그외 피임약 비잔 1년째 복용중인데 안먹으면 안되는지 궁금한 초기...... 7 04.26 389
178947 그외 서울덬들의 집단 지성을 필요로 하는 초기! (당일치기 서울여행) 8 04.26 373
178946 그외 앉아있는데도 머리가 핑 도는 초기 2 04.26 226
178945 그외 회색 진회색 흐린회색 등등 회색 옷 안어울리는 사람 퍼컬을 알고 싶은 중기 14 04.26 740
178944 그외 일타강사도 나랑 안맞을 수 있겠지?초기 3 04.26 534
178943 그외 카페에서 진상 손님 본 후기 9 04.26 1,14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