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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외 월루짓하며 써보는 회사에서 Assertion Skills 트레이닝 받은 후기 (IT 회사 아님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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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0.18 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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덬하! (더쿠타치들 하이라는 뜻)


우리 회사는 좀 큰 회사인데 대학 수업 신청 하듯이 배우고 싶은 스킬을 배울 수 있어.

이 트레이닝/강의들은 회사 내에 Learning & Development (이하 L&D) 부서에서 준비해주는 것들도 있고, 그 분야에 전문가인 다른 직원이 진행하기도 해.


두 달전에 뉴스레터에 L&D가 트레이닝을 한다고 공지를 띄웠길래 옆자리에 앉은 동기와 같이 Assertion Skills 트레이닝에 신청했어.

나 스스로에게 필요한 스킬이라고 생각했거든. 친구들과는 편하게 내 주장도 하고 적극적으로 얘기를 많이 하는 반면 회사에서는 좀 소극적이고 자기 주장을 거의 안 하는 편이었단 말이야. 내가 외국에서 살아도 회사라는 환경은 다 그런가봐. 다른 현지인 입사 동기들이랑 얘기해봤는데 걔네도 회사에서는 할 말 엄청 가리게 된다고 하더라구.

그리고 그렇게 말도 잘 안 하고, 궁금해도 바보같은 질문일까 싶어 묻지도 않으니 스스로 배우고 경험할 수 있는 기회들을 많이 날려버린 거 같아서 안타까웠기도 했어. 


여기서 assertion은 코딩에 쓰는 매크로 함수가 아닌 네이버 사전에서 말하는 자기 주장을 뜻 해.

한국어로 정확히 그 뜻을 번역하기가 힘든데, 아마 사회적으로 많이 관련이 없는 쪽이라서 그렇지 않을까 싶네. 


사람은 복잡한 동물이지만 일단 크게 세 분류로 나눠보자면: Passive (수동적인, 소극적인), Assertive (적극적인, 확신에 찬) Aggressive (공격적인) 이렇게 있어.

Passive한 사람들은 자기 주장이 0인 사람들이야. 누군가 무엇을 부탁하거나 시키거나 해도 거절하지 못하는 그런 성격.

Aggressive한 사람들은 자기 주장이 100인 사람들이지. 부탁을 하거나 받거나 공격적인 태도가 있고, 강압적이라고 할 수 있지.


대부분의 사람들은 passive 할 거라고 생각이 들어. 흥미로운 건, passive aggressive라고도 있어. 완전 정반대의 성향인데 같이 붙어있는 게 좀 이상하지?

근데 이런 사람들은 대놓고 공격적이지는 않지만 은근히 공격적이라는 거지.


예를 들어보자.

상황: 할 일이 많은데 매니저가 다른 일을 제쳐두고 자기가 주는 일을 먼저 빨리 끝내달라고 한다.

Passive: 거절하지 못하고 내 일을 제쳐두고 하고 나머지 일을 끝내기 위해서 야근을 한다.

Passive Aggressive: 거절은 못하지만 기분 나쁜 티를 팍팍 내고 신경질적으로 "알겠어요"하며 눈을 굴린다.

Aggressive: 내 할일도 바쁜데 그게 무슨 말이냐며 못 한다고 화를 낸다.


트레이닝 할 때 대부분의 사람들은 passive 하거나 아니면 짜증을 섞어서 알겠다고 하는 passive aggressive 한 사람들이 많았었어.

나만해도 매니저랑 나랑 의견이 갈렸는데 자꾸 매니저 방식대로 하자고 해서 결국 나는 그냥 알겠다고 했는데 짜증을 살짝 내면서 펜을 탁 내려놨었거든..

Aggressive 한 반응은 좀 미친거같지..?ㅋㅋㅋㅋ 응 근데 우리 팀에 있었어.. 하기 싫다고 크게 소리치면서 어그로를 끄는 인간이 있긴 하더라.


여하튼, 그렇다면 assertive한 사람은 어떻게 대응할까?

내가 책자를 잃어버려서 정확히 기억은 안 나지만 대응 하는 정석 방법이 있었어. 거절을 하지만 상대방을 존중하면서 기분 나쁘지 않게 말 하는 거지.

지금 제가 해야하는 일이 많기 때문에 도와드리고 싶지만 힘들 것 같습니다. 제 일이 끝나는 대로 도와드리도록 하겠습니다.

뭐 이런식으로? 사실 보고 나면 별 거 아닌거긴 한데... Assertion의 핵심은 자기 자신의 존중이야. 


다시 되돌아보면 수동적인 사람은 자기 자신에 대한 존중이 가장 없는 사람이고, 공격적인 사람은 자기 자신만 가장 중요한 사람인거지.

Assertive한 사람은 그 둘의 밸런스를 찾는거야. 나를 존중하고 소중히 여기는 만큼 되는 건 된다, 안 되는 건 안 된다, 그렇게 자기 주장을 단호하게 할 수 있는 사람. 동시에 상대방도 기분이 나쁘지 않게 존중해 주는거지.

여기서 깨달았던건 수동적으로 행동하면서 남 기분이나 비위를 맞추려고는 했지만 결국 내 스스로가 나에게 대한 존중은 없었던 거야. 

그리고 남이 나를 어떻게 볼까 그 시선에 대한 걱정이 많았던거고.


하루 아침에 바뀔순 없겠지만 트레이닝 가서 나와 비슷한 사람들이 많아서 좋았고 구체적으로 상황별로 생각을 해 볼 수 있어서 좋았던 거 같아 ㅋㅋ

웃겼던 건 각자 본인이라면 어떻게 거절 할 것인지 돌아가면서 발표하는 시간이 있었는데 제일 잘했다고 한 사람이 일본인이어서 나 혼자 뻘하게 터질 뻔 했다..

일반화시키면 안 되겠지만 진짜 돌려말하는 거 최고..


외국도 회사 내에 정치질이나 서열이 있지만 그래도 모두가 평등하길 지양하는 방향성은 참 좋은 것 같아.

긴 글 읽어줘서 고마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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