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들이 가고싶다 할만큼 좋은 회사는 아니지만 요즘같은 취직난에 내 수준으론 적당한 회사라는 것 앎.
조건도 객관적으로 보기에 나쁜 조건은 아니다.
-중소기업 정규직 신입(세후 월 200)
-9 to 6(...지만 야근ㅡㅡ)/출퇴근 1시간 내외
-업무 난이도 평이(다만 양이 많고 지루함)
-또라이 상사 없음. 사람때문에 받는 스트레스 없음...아직까진.
-야근...은 솔직히 많이 하긴 함. 상사가 야근쟁이라ㅡㅡ근데 일찍 퇴근한다고 해서 가지말라거나 눈치주고 그러진 않음. 그냥 내가 눈치보여서 함
-연차 자유로움. 가끔 상사 재량으로 연차 안쓰고 쉬게도 해줌
-사정있으면 조금 늦게 출근한다거나 중간에 잠깐 자리 비운다거나 OK. 눈치 안줌 (근데 일찍 퇴근하는 경우는 본 적이 없네)
-개인적으로 권위적인 분위기 못견디는데 적어도 우리팀은 그런 분위기가 아니라 좋음
지금도 본사출근 안하고 혼자 카페와서 업무하는 중에 쓰는 글임 (물론 사실 오늘은 특수한 경우긴 함. 어쨌거나 규율이 엄격하지 않다는 것)
암튼 조건만 보면 최악이고 그런 건 아닌 것 같음. 물론 훨씬 좋은 조건도 많은 건 알지만.
그리고 내가 특별히 하고 싶은 일이 따로 있는 건 아님(사실 있긴한데...그냥 취미로 남겨두기로 함)
그러나 이러한 이유에도 내가 퇴직을 고려하는 이유는
일이 재미없음. 진짜...재미없어도 너무 재미없음. 어렵진 않지만 양은 많아서 그것도 겁나 스트레스. 재미없고 지루한데 양은 많아서 걍 주구장창 한다고 생각하면 됨.
개인적인 발전도 없는 것 같고 전문성도 없는 것 같음. 취직 안되서 들어온 회사라 전공하고도 완전 무관하고... 솔직히 굳이 4년제 나온 직원 구하는 게 의문...
남들은 다 그렇다고 일에서 의미 찾지 말라고 하는데. 진짜 나같은 수준인지 궁금함. 일하는데 감옥에 갇혀있는 기분임,
그리고 이 회사에 오래 있으면 안될 것 같다고 생각한 게 퇴직/이직률이 높음. 우리팀은 안그런 편인데 다른팀은 진짜 사람 나가고 들어오는게 일상.
(개인적으로 아마 업무과중때문에 그런 듯) 뭔가...회사에 비전이 없는 느낌. 그래도 나름 업계에서는 알아주는 편인데도 그럼.
아 내가 현실을 모르는걸까 배가 부른걸까
매일 불평불만만 늘어가고, 그러면서도 섣불리 관두지는 못하겠고.
진짜 너무 답답하고, 결정을 못내리는 내 스스로한테 자괴감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