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렸을 땐 엄마 말을 안 들으면 내가 꼭 못된 딸 같고
혼나도 내가 잘못했으니까.. 하는 생각을 한다거나 그랬는데
30대 중반이 넘어서 생각해보니
이전에도 미약하게나마 생각하던 것들이 더 확실해지는 것 같다.
나는 엄마가 나 어렸을 때부터,
친구는 대학가서 사귀면 된다, 공부만 해라.
초중고등학교에서 만나는 친구들 별로 쓸모없다
대학가서 사겨라. 이런 말을 수도 없이 들었어.
항상 반장부반장 실장 이런 것만 하면서 지냈지만
마음 터놓을 친구가 없었는데,
조금이라도 어떤 친구랑 친해지려고만 하면
중요한 약속에 엄마가 못 가게 한다거나
내가 거짓말하고 친구를 만나면 어쩐지 엄마에게 죄책감이 들어서
친구를 알게 모르게 멀리하게 되어버린다거나 하는 굴레 때문에
정말 초중고등학교 시절은 둘레에서만 뱅뱅 도는 느낌이었지.
하지만 다 알잖아?
대학가서는 진짜 마음터놓을 친구를 사귈 기회가 더 적다는 걸.
엄마가 말하는 친구의 기준이 뭔지,
결혼적령기라는 것을 훌쩍 지나며 생각해보니
인생에 도움이 되는- 능력이 좋거나 돈이 많은
이런 친구를 말한 걸까 아주 씁쓸해.
엄마는 어렸을 때 친했던 친구들이 결혼하면서 다 멀어진 모양이야.
그래서 그런 친구들 사겨봐야, 결혼하면 다 멀어진다고 생각해서
나한테도 그러라고 한 모양인데.
나는 덕분에 살아오는 지금까지 너무 외로웠고
그래서 사람을 만나고 감정을 쌓는 게 너무 어려워.
이젠 두려울 지경이지, 그래서 결혼은 더욱 더 하기가 싫어.
이젠 내가 누군가와 가까워지는 게 어렵다못해 싫어진거야.
그냥 이 밤에 엄마가 생각이 나서,
결혼하며 다 멀어진 그 친구들 생각에 엄마도 힘이 들까,
친구도, 연인도 모든 사람관계가 어렵고 무서운 내 비정상적인 생활도
어쩐지 너무 힘이 들어서, 그냥 써봤어.
조금이라도 어릴때 마음을 나누는 친구들과
더 재미있고 좋은 것들을 함께 나누면 좋겠다.
나는 지금 너무 행복하지 않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