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 나에 대해 얘기하자면 초고도비만이야...
소아비만으로 시작해서 성인이 된 지금까지도 초고도비만 상태임
다이어트 시작 전 내 스펙은 키 165에 몸무게 93kg이었음
작년에 집안사정으로 인해 휴학하고 나서 오빠가 강제로 날 헬스클럽에 PT등록을 시킴
일단 PT 등록을 하면 트레이너가 1:1로 붙어서 내 인바디 수시로 체크하고 그러니까
운동은 둘째치고 식단조절을 트레이너가 시키는대로 할수밖에 없더라고 (안지키면 인바디 결과가 그냥 다 보이니까)
트레이너가 짜준 식단으로는 한끼에 사과 3분의1쪽, 닭가슴살 120g, 잣 15알 이런거였어
(물론 메뉴가 저것만 있었던건 아니지만 한끼에 먹어야할 탄수화물 단백질 지방을 음식별로 정확히 계산해서 적어줌)
진짜 PT받는 한달동안 내내 거의 생과일, 생야채 이런것만 먹었음
단백질은 생 연두부, 찐 닭가슴살, 간 안되있는 찐고등어 이런거만 먹고 지방은 아몬드나 잣 개수 세서 먹고 이랬어
거기에 트레이너가 시키는 운동은 정말 지옥과도 같은 시간이었지
그래도 당시 인바디 쟀을때 근력이 꽤 높은 편이었는데도 불구하고 정말 너무 빡세게 시켜서
트레이너한테 살인충동을 느낀다거나 차라리 날 죽여줬으면 싶을 때도 있었음
그렇게 매일 헬스장가서 죽고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운동하고 한달내내 쌀이고 닭가슴살을 제외한 어떤 육류도 먹어보지 못하고
집에서 가족이 해먹는 찌개냄새, 반찬냄새 이런것도 너무 고통스러워서 내방에 문닫고 들어가서 두시간동안 이불덮고 엉엉 운적도 많았어.
그렇게 개고생을 해서 한달동안 빠진게 5키로였어.
뭐 살이 그렇게 쉽게 빠질거 같았음 애초에 찌지도 않았겠지만 살짝 실망스럽긴 했어
트레이너도 말하길 자기가 시킨거에 비해선 좀 잘 안빠진거 같다고 얘기하더라고.
소아비만으로부터 성인때까지 비만이 이어져온 사람은 살 빼기도 힘들고 빼더라도 도로 찌기 쉽다던데 그건 정말 맞는말인듯ㅇㅇ
뭐 아무튼 그렇게 한달간의 PT를 끝내고 그 이후로는 나 혼자서 운동을 했는데
(PT 마지막 시간에 트레이너가 혼자할땐 이러이러한 순서로 이렇게 강도를 올려서하라고 알려줌)
내가 좀 욕심을 부려서 식단을 PT받을때보다 빡세게 했거든 식단은 트레이너가 짜준 그대로 한건 맞는데 세끼 먹던걸 두끼로 줄였음
(왜냐면 그 달 말에 중요한 일이 있어가지고 그때까지 좀 어떻게든 많이 빼보려고 했었어ㅠㅠ)
그리고 그 달 말에 다이어트 시작하고 나서 최저 몸무게를 찍었는데 이때가 81키로였어. 두달만에 93키로에서 81키로로 빠진거지
다이어트 하고나선 꽤 많은게 바뀌었는데 첫째로 허리 디스크땜에 심했던 허리통증이 많이 완화됐고
몇달에 한번씩 했던 불규칙한 생리주기가 규칙적으로 변했고 내가 입던 옷들이 모두 헐렁헐렁해지고 아무튼 꽤 많은게 변했어
그 이후론 거의 빠지지는 않고 82키로~83키로선을 유지하고 있었는데
(이때부터 무작정 빡센 식단은 아니고 적어도 하루에 한끼는 밥을 먹기 시작했음)
복학하고 나서 폭풍처럼 요요가 오더니 지금은 아예 다이어트 하기 전보다 더 쪄버렸어
학교를 다니는데 시간표는 거지같아서 난 통학인데 매일 1교시가 들어서 아침은 못먹지
점심은 친구들이랑 같이 먹으니 내맘대로 메뉴도 못정하지
(친구들이 고르는 메뉴는 대부분 패스트푸드임... 전공 시간표가 학식 줄기다려서 먹기도 빠듯한 시간이라)
수업은 저녁 9시에나 끝나서 집에 도착해서 저녁 먹는 시간은 거의 밤 11시쯤 되지
이렇게 불규칙적인 상황에서 안찌길 바라는건 내가생각해도 말도 안된다고 생각함
그리고 좀 저 다이어트 했던 시기에 식이에 대한 스트레스를 너무 받아서 그런지 음식에 대한 집착이 심해졌어
음식이 눈앞에 있으면 마치 이때 아니면 난 못먹을거야 싶은 생각이 들어서 폭식을 자주 하게됐어
거의 토할지경까지 먹고 실제로 토한적도 있고 그래서...
내 의지가 약해서 그런거니 누굴 원망하거나 그럴 생각은 없지만 그냥 차라리 다이어트 시도도 하지 말걸 그랬나 싶음
요즘 내 스스로 내모습을 봐도 너무 폐인같아가지고....
내가 개인적으로 생각할때 다이어트할때
0. 자신의 의지
1. 여유로운 시간
2. 금전적 여유
3. 가족들의 도움
4. 외부로부터 받는 스트레스
이렇게가 좀 중요하다고 생각이 드는데 의지는 너무 당연한 문제고
시간의 여유가 없으면 운동은 커녕 규칙적인 식사도 하기 힘들어지고 또 무엇보다 마음의 여유가 없어져서 조급해지더라.
금전적 여유는 다이어트 할때 적절한 식단을 위해선 꼭 필요하단 생각이 들어. 요즘 과일값, 채소값 너무 비싸잖아...
난 부모님 두분 다 안계셔서 집에 들어오는 수입이 없고 알바를 하긴 하지만 이건 거의 다 공과금으로 빠지다 보니 자연히 식비를 줄이게 되고
(임의로 내가 세금이나 아파트 관리비, 건보료를 줄일수는 없으니까) 그래서 값싼것-예를들어 라면같은거-를 많이 먹게 되더라고
가족들의 도움은... 뭐 나한테 가족은 오빠 한명밖에 없긴 한데
오빠는 나랑 정 반대 체질이어서 새벽 두세시에 라면 2개를 끓여서 먹어도 살이 안찌는 타입이라
(어른들이 오빠보고 말라서 흉하다고 할 정도라... 본인도 살이 안찌는거에 대해서 스트레스 받는거 같던데)
아무튼 오빠는 냄새나는 야식 엄청 좋아해서 난 또 냄새맡고 고통받고...
요즘은 또 베이킹에 취미가 들려서 자꾸 날 기미상궁처럼 써먹으려고 그래가지고 밀가루 폭풍 쳐먹는중...
뭐 그렇다고 나하나 때문에 가족을 굶으라고 할수는 없지만 그래도 어느정도는 도와줘야 가능하겠단 생각이 들더라.
그리고 스트레스는... 다이어트에 관한 스트레스 말고 그 외적으로 받는 스트레스같은거 있잖아
특히 내가 요즘 그런데 존나 시험으로 고통받고 있어가지고 스트레스 쩔고 개빡치는 상황이라ㅠ
한학기에 듣는 전공이 6개인데 이 6개 각각의 과목이 한학기에 최소 4번은 시험을 보고
심한 과목은 매주 시험을 봐서 한학기에 14번 2시간짜리 정규시험을 보는데 정말 이 학과 졸업하기만 하면 폭파시켜서 없애버리고 싶을 정도더라
(뭔 지방대 자연과학 관련학과 주제에 교수들이 되도않는 학과부심을 부리고 있어ㅡㅡ)
아무튼 상황이 그러다보니 요새 짜증만 늘고 피곤해 죽겠고 그래서 커피나 단걸 많이 찾게되고 또다시 악순환이고...
결과적으론 내 의지가 부족해서 실패했던거라 누굴 원망할수도 없지만 어쨌든 내 건강을 위해서라도 다시 빼기는 해야할텐데
지금 다이어트 하기 이전보다 몸도 정신도 더 많이 망가진거 같아서 시도하기가 무섭다...
다이어트 성공한 덬들 후기 보면 정말 부럽기도 하고 대단하다는 생각이 든다...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