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어곡이 뭐냐면 내가 노래를 들을 때 컨셉이나 멜로디 라인, 곡 전개 등 비슷한 점이 있는 곡을 묶어 듣는걸 좋아하는데
멋대로 그걸 페어곡이라고 명했어 애초에 이 글을 쓰는 것도 내가 정리해둔 걸 보고 싶어서 ㅋㅋㅋㅋ
들으면서 이것저것 나름의 비틀즈 코드를 찾아봤는데 내가 찾고도 신기한게 많더라고
참고로 미리 말해두지만 여기에 내 돌 곡은 안 넣었어
내 돌 곡은 넣자면 끝도 없이 넣을 거 같아서 이어진다고 느낀 컨셉의 곡들만 넣었는데
그러다보니 특정 소속사 돌 노래가 많이 들어간 것 같아
그래도 정말 좋은 곡들이니까 글을 읽어볼 의향이 있다면 노래 역시 듣는 걸 추천할게
Exo 첫눈 - Lovelyz 첫눈
: 같은 '첫눈'을 주제로 한 곡으로 겨울에 들으면 좋아
첫눈을 주제로 한 곡이 많은데 왜 이 두 곡을 묶어 듣냐면 가사가 묘하게 핑퐁되는 느낌
불빛 가득한 거리거리, 혼자 걸었어 (Exo 첫눈)
거리 속에 수 많은 추억들 (Lovelyz 첫눈)
둘다 거리를 걷고 있네
첫눈 오는 거리인데 곡 분위기가 비슷해서
엇갈리는 연인처럼 느껴져
벌써 일년이 지났는데 난 아직 미련 가득해서 (Exo 첫눈)
난 아직 그대로인데 꼭 한번쯤은 날 기억해요 (Lovelyz 첫눈)
여전히 서로를 그리워해
아직 미련이 가득하고 아직 그대로야
너를 만나면 눈물 차 올라 바보 같은 난 아무 말 못해 (Exo 첫눈)
첫눈이 내리는 이 순간 그댈 생각해요 한참을 그댈 기다렸어요 (Lovelyz 첫눈)
다시 만났을 때 서로에게 하고 싶은 말이 아닐까 하는,
추운 겨울에 좋았던 기억을 떠올리며 듣고 싶어지는 곡들이야
' 말해줘 메리메리 크리스마스 안녕 잘 지내는 거지'
케이랑 디오 음색합이 좋아 겨울에 가장 먼저 추천하고 싶어지는 두 곡
방탄소년단 Butterfly- F(x) 나비
: 이미 제목부터 같네 주제는 '나비'로 묶여있어 (실제로 에프엑스 나비의 부제는 버터플라이)
그런데 곡은 상당히 상반되는 타입이야 전자가 애틋하고 벅차다면 후자는 신비롭고 미묘함
곁에 머물러줄래 내게 약속해줄래 (Butterfly)
아이 같이 다 처음인 감정 숨겨둘래 감추고 싶어 (나비)
소년은 불안한 감정을 느끼는 것 같음 이 가사 말고도 '넌 거기 있지만 왠지 닿지 않아' 라는 부분이 있는데
그 이유가 나비가 처음 느끼는 감정을 감추고 있기 때문인 것처럼 느껴져서 흥미로웠어
나의 해변의 카프카여 저기 숲으로 가진 말아줘 (Butterfly)
하나 하나 퍼즐 숲 맞춰 갈래 Yeah (나비)
나비가 숲에 사는지 절로 궁금해진 구절인데 나비를 주제로 한 곡에서 둘다 '숲'이란 단어가 나와서 신기했어
숲으론 가지 말아달라는 소년과 숲을 맞춰 나간다는 나비
그림으로 떠올려봐도 시적이고 예쁜 가사들이야
내 마음은 아직 너 위에 부서져 조각조각 까맣게 녹아 흘러 (Butterfly)
네 안에선 사랑이 피어나 (나비)
사랑한다는 말의 상반되는 표현 방식 같아서 재밌었어
마음이 조각조각 나서 까맣게 녹아 흐른다는걸 상대는 사랑이 피어난다고 보는 느낌
두 곡 다 낭만적이고 시적이라 함께 들으면 더 좋아
버터플라이 가사에 ' 난 이대로 증발하고 싶어' 라는 부분이 개취로 킬링파트였어
그리고 나비하면 또 엑소의 나비소녀가 유명한데 이 세곡 다 가사가 예쁘고 곡이 재밌어
'나비' 라는 주제를 각 그룹의 색에 맞게 낭만적으로 풀어냈다고 생각해
Exo 너의 세상으로- F(x) Beautiful Stranger
: 두 곡 다 판타지 끝판왕이라고 봐도 무방
너의 세상으로는 화자 본인이 스트레인저의 입장이고 뷰티풀 스트레인저는 상대쪽이 스트레인저임
너무 간절했던 네 앞에 기도하듯 서 있어 (너의 세상으로)
Beautiful Stranger 투명한 영혼의 Angel (Beautiful Stranger)
간절한 마음이 닿아 만나게 된 둘,
뷰스에선 stranger를 천사라고 칭하고 있음
'다른 모습 또 다른 세상에서 온 너'도 가사인데
묘하게 너의 세상으로와 이어지는 느낌
넌 어디에서 왔냐고 해맑게 묻는 네게 비밀이라 말했어 (너의 세상으로)
널 닮은 꿈과 현실의 괴리 상관없어 모두 들려줘 I’m ready (Beautiful Stranger)
가사 자체를 보면 전반적으로
너의 세상으로는 자신의 정체를 비밀로 하고 싶어하는 느낌이고
뷰티풀 스트레인저는 그 이방인을 궁금해하는 느낌이야
마냥 이대로 함께 걸으면 어디든 천국일테니라고 말하는 이방인과
사람들이 모두 위험하다고 말하는 이방인에 대한 호기심으로 가득한 소녀가 상상됨
두 곡을 들으면 분위기가 오묘해서 벅차는 느낌마저 받게 되는데
개인적으론 이 둘이 절대 못 이루어질 것 같은 분위기
F(x) Goodbye Summer- Exo Girl x Friend
:말해 뭐해 기억조작송
기억해 복도에서 떠들다 같이 혼나던 우리 둘 (Goodbye Summer)
이 겨울이 지나고 아직 지금 같다면 말할게 사실 나 말이야 널 사랑해 (Girl x Friend)
굿바이썸머가 일본의 첫사랑 애니 같다면
걸프렌드는 대만의 첫사랑 영화 같아
둘다 같은 남녀절친 테마인데 분위기를 상반되게 잘 잡았어
후자가 신나는 곡이라 후자를 먼저 듣는걸 추천하지만
여름-겨울 느낌으로 들어도 두 곡 다 너무 좋아서
백현 두근거려-여자친구 봄비
: 두 곡의 공통 주제는 바로 '봄'
너의 봄날에 내 노래를 들려줄게 하루에도 몇번씩 생각해줘 (두근거려)
따스했던 그 봄비처럼 다가와 잠든 나를 깨워줘 이제 너로 채워줘 (봄비)
이 노래를 들으면 돌계단 위에 벚꽃이 흩날리는 장면이 떠올라
너의 봄날에 들려주는 노래가 봄비처럼 느껴지는 것 같아
다시 찾아온 너와 나의 계절에 기억할 수 있겠니 (두근거려)
텅 빈 내 안에 멈춰버린 계절에 가득했던 너의 온기를 기억해 (봄비)
다시 찾아온 봄에 기억할 수 있겠냐는 물음,
그리고 그 계절에 가득했던 온기를 기억한다는 답
봄비는 가사를 보면 무언가 결핍되있고 지쳐있는 것 같아
도입에선 잔뜩 웅크리고 있고 무기력해 그런데 갑자기 누군가 자신을 불러주는 소리에 물들기 시작하거든
그 목소리가 <두근거려>에 나오는 봄날에 불러주던 노래가 아니였을까 싶어서 절로 설렜어
1탄은 이 정도에서 마무리.. 아직도 수십곡이 있는데 해석이 덜 됐다거나 하는 이유로 간단하게만 썼다
하다보니 맛 들리네 이거ㅋㅋㅋㅋ 아직 많이 남았는데 시간 남는대로 써봐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