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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퀘어 축구) ‘車씨부자 더비’ 차붐 “난 수원 , 두리는 서울 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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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11.24 1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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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상 첫 슈퍼매치로 치러지는 FA컵 결승


“주한 독일 대사가 그러더라고. 자기는 바이에른 뮌헨, 아들은 FC쾰른 팬이라서 맨날 싸운다고. 내가 말했지. 우리도 그래. 나는 수원이고 두리는 서울 팬이야. 하하.”

차범근(63) 20세 이하 월드컵 조직위원회 부위원장이 껄껄 웃으며 말했다. 

올해 FA컵 결승은 프로축구 최고 라이벌 FC서울과 수원 삼성의 대결로 펼쳐져 관심이 뜨겁다. 결승 1차전은 26일 수원, 2차전은 내달 3일 서울에서 벌어진다. 이번 대결은 ‘車씨부자 더비’이기도 하다. 차 부위원장은 수원 삼성 감독을 6년 반이나 지낸 ‘수원 맨’이고 아들 차두리(36ㆍ국가대표 축구팀 전력분석관)는 서울에서 3년을 뛴 ‘서울 맨’이기 때문이다. 부자가 나란히 앉아 서로 다른 팀을 응원하는 이색적인 장면을 볼 수 있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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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범근 감독이 2008년 수원 삼성 사령탑 시절 정규리그 우승 트로피에 입맞춤하는 장면. 당시 수원은 라이벌 서울을 챔피언결정전에서 누르고 우승을 차지해 의미가 남달랐다. 수원 삼성 제공mcZPr

차두리가 2015년 FA컵 우승을 차지한 뒤 트로피를 들고 기뻐하고 있다. 차두리는 FA컵 우승으로 화려한 피날레를 장식하며 현역에서 은퇴했다. FC서울 제공피 색깔이 정반대인 父子

21일 만난 차 부위원장에게 어느 팀이 우승할 것 같느냐고 말한 건 우문(愚問)이었다. 그는 “당연히 수원이지”라며 “두리가 서울에 있을 때는 서울을 응원했다. 아들 팀이니까. 하지만 지금은 무조건 수원이다”고 힘줘 말했다. 차 부위원장은 차두리가 서울 소속일 때는 수원에서 열리는 슈퍼매치를 보러 가지도 않았다. 그는 “서울에서 하는 슈퍼매치는 보겠는데 수원은 차마 못 가겠더라. 부담스러워서”라고 이유를 설명했다. 그만큼 차 부위원장에게 수원은 특별한 팀이다. 그는 1998년 프랑스월드컵 성적부진으로 국가대표 사령탑에서 경질된 뒤 5년을 ‘야인’으로 지내다가 2004년 1월 수원 지휘봉을 잡으며 화려하게 복귀했다. 부임 첫 해인 2004년 정규리그 우승에 이어 2008년 두 번째로 리그를 제패했고 2009년에는 FA컵 우승을 하는 등 3차례나 정상에 올랐다. 특히 2008년에는 챔피언결정전에서 서울을 제치고 우승을 차지해 의미가 더 깊었다.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트로피를 들던 날 축복이라도 하듯 하늘에서 흰 눈이 내리는 모습은 프로축구 역사에 한 페이지를 장식한 명 장면이다. 

그의 몸 속에 수원의 상징색인 ‘푸른 피가 흐른다’고 표현하는 건 결코 과장이 아니다. 차 부위원장은 재임 기간 슈퍼매치에서 9승8무10패를 기록했다. 

반대로 아들 차두리는 서울의 상징색인 ‘붉은 피’의 사나이다. 그는 2013년 오랜 유럽 생활을 마치고 K리그로 왔을 때 과거 아버지가 몸담았던 수원이 아닌 서울을 택해 큰 화제를 모았다. 차두리와 슈퍼매치의 인연도 남다르다. 서울에 입단한 뒤 K리그 데뷔전이 2013년 4월 수원 원정이었다. 차두리가 후반 교체로 들어가자 수원 팬들은 일제히 야유를 보냈다. 그는 “내가 왜 야유를 받아야 하느냐”고 억울해하며 “유럽에서 안 받아본 야유를 한국에서 받았는데 이것도 축구의 하나다”고 쓴웃음을 짓기도 했다. 2015년 9월 슈퍼매치 때 차두리는 상대 패스를 가로채 20여m를 질주한 뒤 시원한 오른발 슈팅으로 골네트를 갈랐다. 이어 수원 서포터석을 바라보며 양 손을 귀에 대는 도발적인 세리머니를 선보였다. 그는 “내가 골을 넣으니 수원 팬들이 조용해지더라. 기분도 좋고 여러 가지 마음이 들었다”고 했다. 그 경기가 차두리가 그라운드를 누빈 마지막 슈퍼매치였다. 차두리는 3년 동안 수원과 10번 싸워 6승1무3패로 강했고 1골1도움을 기록했다. 서울은 FA컵 ‘디펜딩 챔피언’인데 차두리는 작년 서울의 우승에 큰 공을 세운 뒤 화려하게 현역 무대에서 은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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객관적 전력 의미 없어

올 시즌 객관적인 전력에서는 서울이 단연 앞선다.

서울은 올 시즌 정규리그 우승 팀인 반면 수원은 하위그룹(7~12위)으로 떨어지며 강등 싸움까지 벌였다. 최근 몇 년 동안 지속적으로 투자가 위축돼 선수단의 사기도 크게 떨어졌고 실망한 팬들도 많다. 하지만 이런 악재가 수원을 더욱 비장하게 만들고 있다. FA컵 우승으로 자존심을 회복하겠다는 의지가 남다르다. 

차 부위원장도 “서울이 공격력이 좋고 우승까지 한 팀이라 자신감 넘치는 건 당연하다”면서도 “두 팀 경기는 늘 팽팽하다. 서울이 수원을 쉽게 볼 수 없을 거다. 한 순간의 방심도 용납이 안 된다”고 전망했다. 이어 “수원이 우승해야 내년에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에 나갈 수 있다.(FA컵 우승 팀에게 자격이 주어짐) 그래야만 K리그를 대표하는 팀들이 챔피언스리그에 출전하지 않느냐. 한국 축구의 발전을 위해서도 수원이 이겨야 한다”고 친정 팀에 대한 애정을 숨기지 않았다.

서울 황선홍(48), 수원 서정원(47) 감독은 모두 차 부위원장 제자다. 차 부위원장은 두 제자와 가끔 식사도 하고 골프도 친다. 특히 올해는 마음고생을 많이 한 서 감독에게 여러 차례 조언을 건넸다. 둘 다 아끼는 제자지만 차 부위원장은 이번만큼은 서 감독 편이다. 그는 “선홍이가 아무 직책이 없는 상황이라면 당연히 친정 팀인 포항을 응원하지 않겠어? 나도 마찬가지야. 선홍이도 이번에는 이해해 줄 거야”라고 미소 지었다. 

윤태석 기자 sportic@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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