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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담 해먹고 산다
1,826 19
2018.06.20 1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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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가 아닌 휴가의 마지막 날,

기나긴 오프의 마지막 날,

날씨는 더웠지만 동네 한바퀴 운동 삼아 걷고 마트랑 시장도 쉬엄쉬엄 놀러 갔다왔어.

더울때 모자 하나 푹 눌러쓰고 땀 흘리며 걷는 것도 나쁘지 않았지만

올해는 꼭 핸디형 선풍기를 사야겠다고 마음 먹은 날,

더워도 아직은 그럭저럭 해먹고 사는 중이라 또 한주 해먹고 산 이야기를 들고 왔다.







닭안심 그린빈스 구이

노브랜드 닭 안심, 냉동 그린빈스 한봉지는 냉동실에 쟁여두면 두루두루 활용하기 좋은 아이템들이고

만만하게 이리저리 해먹기 좋은재료들이기도 하다.

귀찮고 또 귀찮으면 제일 만만한건 그냥 굽는거.

미리 재워둘 필요도 없이 센불에서 앞뒤로 바싹 익히면서 소금 솔솔, 통후추 갈갈해서 뿌려주고

약한 불로 줄여서 속까지 끝까지 익혔어.

밥도 필요 없고 요거 하나로 간단히 한끼 해결 한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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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생각나는 제사 탕국.

무명이들 집 제삿상엔 어떤 탕국이 올라가니?

우리집 제삿상 탕국은 내가 기억하는 가장 오래된 기억의 지점부터 항상 무, 양송이 버섯, 소고기로 땡이었다.

어떤 집은 두부를 구워서 넣기도 하고, 우엉을 쫑쫑 썰어 넣는 집도 봤고

어느 지방은 해산물로 국물을 내기도 한다는데

우리집은 항상 이게 기본이었어.

별거 아닌거 같은데 심심하고 맹맹한 그맛이 가끔 생각이 날 때가 있다.

행사하는 양송이도 아직 냉장고에 남아있었고, 국거리는 아니지만 샤브용 소고기 양지도 있었고 마침 무도 사왔고.

추억의 맛인 그 제사 탕국이 먹고 싶어서 한냄비 끓였어.


소고기 쫑쫑 썰어서 물에다 달달 볶다가 깍둑 썰기한 무 한주먹 넣어서 다시 달달 볶고

거기다 국간장 슬쩍 넣어서 간도 하고 색도 살짝 입혀준 다음에 양송이 버섯 한줌 투척.

딱 재료가 잠길만큼만 물 부어서 끓이다가 국물이 바글바글 끓어오르고 무가 익어가기 시작하면 다시 물 넉넉히 부어서 푹 끓이다가

소금으로 부족한 간 맞춰주면 완성이다.

오래 오래 끓일수록 국물이 더 맛있고 무랑 소고기 버섯이 어우러지는 그맛이 딱이야.

별거 아닌거 같은데 맑고 개운한 맛.

이 맛이 진짜 가끔 생각이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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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가지 구이.

요즘 가지 하나 비싸면 6백원, 보통 5백원 정도라 장 볼때마다 습관적으로 사게 되더라.

한동안 그냥 구워먹고 볶아먹고 하다가 오랜만에 속 박아넣고 구웠지.

가지는 적당한 두께로 썰어서 병뚜껑으로 속부분 파내고

속은 소고기 양지, 대파 반대 쫑쫑 다진거에 소금 후추 간하고 밀가루 조금, 달걀 노른자 하나로 만들었다.

가지 안쪽에만 밀가루 슬쩍 바른 다음에 속 채워넣고 기름 두른 팬에 익히면 완성.

손이 제법 가는 것 같지만 생각보다 간단하고 생각보다 스피디하게 만들수 있어.

보통 가지 하나라 만들면 딱 요만큼이 나온다.

나한테는 딱 한끼 반찬.

이거 만든 날은 밥은 확실히 적게 먹게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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햄이랑 대패삼겹 넣은 김치 찌개

밥반찬 애매한날 최고로 만만한 메뉴가 아닐까.

적당히 익은 김치 반쪽 쫑쫑 썰어서 고춧가루, 마늘 넣고 달달 볶다가

대패 삼겹 반줌 썰어넣고 또 달달 볶다가 물 부어주고 깡통햄 반캔 썰어넣고 푹푹 끓였다.

간은 국간장 찔끔에 소금으로.

김치에 간이 있으니 별 달리 간을 세게할 필요도 없고 오래만 끓여주면 그저 시간이 해결해주는 메뉴야.

김치 찌개는 하루 지나고 먹어야 더 맛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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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멸치 볶음

스트레스를 멸치 똥 따는 걸로 해결하는 동료가 있다는 얘기를 아마 언젠가 했던 듯도..

오랜만에 손질한 멸치를 한봉지 쥐어주길래 달달한 마끼아또 기프티콘 하나 쏴드렸더랬지.

멸치 똥 따는 것도 좋지만 스트레스에는 단게 최고니까.

그렇게 받아온 손질한 멸치를 마른 팬에 볶아서 남은 가루는 한번 털어내고

다시 기름에 달달 볶다가 고추장, 물엿, 진간장 찔끔 넣고 휘리릭 볶아서 마무리.

멸치 볶음은 찬물에 밥 말아서 올려먹는게 제일 맛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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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열심히 먹는 비름나물 무침

열심히 먹는다는건 자주 산다는 것이고 자주 산다는건 싸고 양이 많다는 거다.

의식의 흐름 같지만 나물은 아무래도 싸고 신선하고 양 많으면 자꾸 손이 가더라고.

비름 나물 반봉지 소금물에 데쳐서 쫑쫑 썬 다음에

고추장, 된장, 설탕, 다진 마늘, 참기름 찔끔 섞어서 조물조물 무쳤어.

쌉싸름하고 향긋한 나물 한가지만 밥 한그릇은 그냥 넘어간다.

어렸을 때는 이 맛을 몰랐더랬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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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콤한 쭈꾸미 볶음

마감 세일 하는 쭈꾸미 한팩을 진작에 사와놓고는 해먹을 시간이 없어서 냉동실이 방치해두다가

휴가 아닌 휴가에 드디어 먹어치웠어.

연포탕을 할까도 싶었지만 쭈꾸미는 역시 매콤한 볶음이 제맛이지.

쭈꾸미는 밀가루에 박박 치대서 씻어준 다음에 적당히 썰어놓고

채소는 양배추 4분의 1통, 양파 반개, 대파 두대.

고추장, 고춧가루, 진간장, 설탕, 다진마늘, 생강즙 찔끔 섞어서 양념 만든 다음에 채소 먼저 버무려서 볶아주다가

쭈꾸미 넣고 센불에 휘리릭 볶아서 익힌 다음에 참기름 슬쩍 둘러서 마무리 했어.

간장을 적게 넣어도 채소에서 생각보다 물이 많이 나오고 주꾸미가 익으면서 나오는 수분도 만만치가 않다.

오랜만에 매콤한거 실컷 먹으니 땀도 나고 스트레스도 쫘악 풀렸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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쭈꾸미 볶음이랑 같이 먹은 가지 구이.

약간 어슷하게 얇게 썰어서 다른 간 하지 않고 말리듯이 구웠어.

요러고 구워서 쭈꾸미 볶음 올려서 싸먹었다.

쭈꾸미랑 가지 구이 조합도 나름 괜찮았어.

요런 식으로 구운 가지는 나름 쫀득한 맛도 있어서 고기나 생선 구워서 싸먹기 좋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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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원하게 바지락탕

이 모든 것은 쭈꾸미 볶음을 먹기 위한 조합이었고.

반찬 한가지가 제대로면 다른 반찬은 최대한 심심하게 준비한다.

딱 기본 소금간만 해서 끓인 바지락탕은 요즘 바지락이 맛있을 때라 더 달고 시원하고 맛있었어.

나중에는 아예 그릇 들고 국물만 훌훌 마셔도 좋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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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해본 토마토 달걀 볶음

솔직하게 말하면 토마토도 달걀도 둘 다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재료들이다.

달걀은 어렸을 때 아주 신선한 상태의 날달걀에 맛을 들인게 있어서 그런지 익힌 달걀은 그닥 손이 가지 않고

요즘 달걀은 또 날로 먹기에는 또 뭔가 그런 것이 있고

그러다 보니 15구짜리 한판을 사도 냉장고에 은근히 오래 남아있는다.

토마토도 쥬스로 먹고 소스로는 먹는데 그냥 먹기에는 은근히 손이 가다 보니

좋아하지 않는다기 보단 먹기 귀찮다고 해야하나...

시들시들한 토마토 두개, 역시 수명이 다해가는 달걀 두개를 소진하고자 보기는 많이 봤으나 처음 해보는 메뉴를 시도해봤다.

달걀 두개는 소금 후추로 간해서 풀어준 다음에 반숙 정도로 스크램블 해서 덜어두고

토마토는 적당한 크기로 썰어서 볶다가 약간 뭉개진다 싶을 때

스크램블 해준 달걀 섞어서 대파 송송 썰어넣고 센불에서 휘릭 볶아서 마무리.

해본 것도 처음, 먹어본 것도 처음이지만 이 조합 마음에 들었다.

밥 없이 한끼 간단하게 떼우기도 좋아서 어쩐지 여름 내내 잘 해먹을거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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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동태 조림

동태 한팩 사온건 내장이랑 핏물 깨끗이 손질해서 바락바락 치대 씻은 다음에 한번 더 토막내주고

냄비 바닥에 무 썰어서 깔고 동태랑 같이 물 부어서 익히다가

대파 썰어넣고 고춧가루, 다진마늘, 진간장, 국간장, 생강즙 넣어서 익힌 다음에 소금으로 부족한 간하고 마무리.

탕이 아니라 조림으로 한거라 진간장이랑 국간장을 섞어서 썼고 국물을 아주 적게 잡았어.

센불에서 익히다가 약한 불에 국물이 졸아들 정도로 익히면 동태살까지 간이 쏙쏙 스며들어서 짭쪼름하니 맛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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쉴때는 고등어구이

꽈리고추 7봉지의 악몽까지는 아니지만 이번에도 장 보다가 사고쳤다.

쉴때 아니면 제대로 먹지도 못하는 고등어를 6마리나 사버렸어........

당분간 쉬는 날 밥은 무조건 고등어로 먹게 생긴거다.

사고친 첫 날, 바삭하고 촉촉하게 구운 고등어로 한끼 떼우기.

하... 장 볼때는 정신 차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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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오는 날은 감자국

장마 시작이라더니 날씨가 습하고 덥고 비오다가 그치다가 난리가 났다.

빗소리 들으면서 저녁 뭐 해먹을까 하다가 이것저것 귀찮아서 또 감자국 끓인 날.

멸치 두마리 넣고 국물 슬쩍 우려낸 다음에 멸치는 건져내고

감자 딱 한알만 나박나박 썰어넣고 국간장 찔끔 넣고 끓이다가

다진 마늘 조금, 대파 한대 송송 썰어넣고 소금으로 간해서 마무리 했어.

감자는 타박타박 부드럽고, 국물은 은근히 찰기가 있으면서도 맑고 달아서 밥 없이 국 한그릇 그냥 비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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닭 간장 조림

두마리 단위로 포장해서 파는 영계는 한팩 사놓으면 나름 든든하다.

네토막으로 손질해서 얼러놨던 닭 한마리 꺼내서 적당한 크기로 토막 낸 다음에 물 붓고 끓이다가

양송이 버섯 반줌, 통마늘 한줌 넣어주고

진간장, 국간장, 술, 설탕, 후추로 양념해서 깐작하게 졸아들때까지 조려줬어.

영계라 기름기도 별로 없고 깐작하게 조리면 살이 촉촉하고 부들부들하면서도 쫄깃한 맛이 있어서

찬물에 밥 말아서 같이 먹으니 최고로 맛있었다.

닭볶음탕도 좋지만 이런 간장 조림도 너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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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로컬리에는 초장

적당히 잘라서 소금물에 데친 브로컬리는 초장이 최고의 조합이다.

초장은 고추장, 설탕, 식초, 다진마늘, 탄산수에 진간장 아주 조금 섞어서 만들었어.

두말이 필요 없는 메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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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만한 콩나물 무침

물은 최대한 적게, 소금 찔끔 뿌려서 콩나물 익힌 다음에

고춧가루, 국간장, 다진 마늘, 참기름, 대파 송송 썰어놓고 무쳐주면 끝.

이러고 무쳐서 그냥도 먹고 밥에도 비며 먹지만

사실은 사진 찍고 나서 귀찮아서 한그릇 몽땅 대접에 털어넣고 밥비벼먹었다.

거기에 구운 김까지 있으면 금상 첨화야.

다른 반찬 필요 없는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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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가 어째 왔다갔다 한다 싶더니 장마가 시작이란다.

습하고 덥고 늘어지는 계절이 왔다는 소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먹고는 살아야 하고

먹고 살려면 내 몸부터 챙겨야 하니

다들 한끼라도 맛있는거 찾아먹고 건강하게 여름 나기를!

더워도, 여름에도,

이 계절에만 먹을수 있는 맛있는 것들은 넘치고 넘쳐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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