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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담 해먹고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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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5.17 2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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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다던 비는 하루 찔끔 오고 말고 체감 기온은 매일 같이 30도를 찍어대는 요즘

큰맘 먹고 린넨 자켓 한벌 질렀더니 출근 할때 딱 한번 입고 옷장행이 되게 생긴 며칠이었어.

체크 린넨 자켓, 참 마음에 들었는데 말입니다 ㅠㅠ


기껏 온 비는 하필이면 쉬는 날 와서 쉬는 날이 쉬는 날이 아니었던.

쉬는 날 비오는거 싫으다...

비란 자고로 일 하는 날 오고 집순이로 콕 박혀 있어도 쉬는 날은 날씨가 좋아야 하는 법이야.


그래도 부지런히 해먹고, 열심히 살찐거 같은 이번 한주 먹고 산 이야기,

시작.






봄맛, 두릅 튀김.

두릅 숙회만 주구장창 해먹었더니 지겨웠다.

지난 번에 사왔던 땅두릅 한팩을 반은 데쳐 먹고 반은 어찌 할까 하다가 한번 데친 다음에 기름에 튀겼어.

튀김 옷은 얼음물에 밀가루, 소금, 후추만 후리하게 섞어서.

기름이 너무 많으면 처치 곤란이 되니 딱 튀김이 잠길 정도로만 부어서 했더니 그렇게 아주 처리가 힘들지는 않더라.

한번 데친 다음에 튀기니 튀김 옷만 익으면 될 정도라 시간도 적게 걸리고

진간장, 식초, 물, 겨자 살짝 섞어서 찍어 먹으니 색감은 이래도 바삭하고 고소하고 맛있었어.

비오는 날 지글지글 튀김 소리에

비 소리 들으면서 튀김 먹는 것도 나름 괜찮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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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보신엔 닭곰탕

닭 한마리 토막내서 기름기 떼어내고 깨끗이 씻은 다음에

통마늘 몇알 쌀 한줌 넣고 푸욱 고았다.

삼계탕이고 뭐고 다 귀찮아서 그냥 고으기만 했어.

처음에 물 반 정도만 넣고 팔팔 끓이다가 적당히 끓은 다음에 물을 한번 더 부어서 끓이면 짧게 끓여도 국물이 제법 진하게 우러난다.

죽으로 먹을 용도가 아니라 국물용으로 쌀 한줌 넣으면 국물도 더 구수하고 맛있어.

그렇게 끓인 닭곰탕에 파 송송 썰어올리고 소금으로 간해서 먹으면 속까지 아주 뜨끈하게 몸보신 하는 느낌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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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다 보니 청순한 콩나물 무침.

물 찔끔, 소금도 찔끔 넣고 익힌 콩나물에 다진 마늘, 파송송, 고춧가루, 액젓으로 간해서 조물조물 무쳤다.

지난번에 고춧가루 분량 조절 실패로 시뻘개진 콩나물 무침이 생각나서 이번엔 나름 조절해서 넣었더니 이건 이거대로 어정쩡해졌다.

내 취향은 이것 보다는 살짝 더 진한 콩나물 무침이야.

매운거 못 먹으면서도 콩나물 무침은 그래도 고춧가루가 제대로 들어가야 맛있는거 같다.

이러고 무쳐서 밥에도 비벼먹고 가끔은 소면에도 비벼 먹지.

콩나물 무침은 만만하고 또 만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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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섯 전.

참타리 버섯 한줌 다지고, 표고도 두어개 다지고

거기다 꽈리 고추 서너개 또 다져넣은 다음에 밀가루, 계란 노른자 하나, 물 조금 넣고 소금 후추로 간 해서 숟가락으로 질끔찔끔 떠서 부쳤다.

예전에 도시락 싸다니던 시절에 나름 만만하게 해가던 반찬이야.

그때는 양파도 넣었었지만 요즘 어쩐지 양파를 안사게 돼서 냉장고에 굴러다니는 채소가 꽈리고추 밖에 없었어.

꽈리고추 대란의 그날 이후로 처치 곤란 사태를 겪었으면서도 어쩐지 장 볼 때면 꽈리 고추 한봉지는 무조건 사게 되더라.

요즘 제법 매운 맛이 있어서 그런지 맹맹하고 고소하기만 한 반찬류에 찔끔씩 넣으면 살짝 감칠 맛을 살려주는게 나쁘지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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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만하게 버섯 고추장 찌개.

한끼에 먹는 분량이 한정적이다 보니 버섯 한팩 사면 참 여러번 해먹는다.

물에다 고추장, 고춧가루 적당히 풀고

참타리 버섯 한줌, 표고버섯 서너개, 대하 반대만 썰어넣고 끓이다가 마늘 아주 찔끔 넣고 국간장으로 간 해서 끓였어.

고추장찌개라도 국물이 맑은 편인데다 버섯 맛이 제법 진하게 우러나서 이런 식으로 끓여 먹는 것도 나쁘지 않더라.

은근히 술 땡기는 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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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남은 꽈리고추 장아찌.

언젠가 꽈리 고추 처치용으로 장아찌 담기 시작 한 후로 은근히 장아찌 담는데 재미 들렸다.

마늘쫑은 다 먹으면 꼬바꼬박 해먹고 올리진 않았지만 꽈리 고추 장아찌도 두어번 더 해먹었어.

진간장, 식초, 설탕을 비율대로 섞어 끓여서 붓기만 하면 되니 이보다 더 쉬울 수는 없는 반찬이야.

그렇게 해먹고 마지막 남은 고추 몇개를 칼도 아니고 그냥 가위로 적당히 잘라서 한끼 반찬으로 먹어 치웠다.

이거 먹으려고 일부러 보리차 끓여서 밥 말고 거기다 얼음도 몇개 동동 띄웠지.

더울 때는 보리차에 만 밥에 장아찌 하나면 그냥 밥 한그릇 뚝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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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 하기 귀찮은 날 비빔 국수.

밥 하기 귀찮아서 해먹은 것 치고는 제법 손이 많이 갔다.

소면 한줌 삶고, 소고기는 소금 후추로 볶고, 얼갈이 배추 두대 데쳐서 소금, 참기름 해서 조물조물 무쳤어.

비빔 양념장은 고추장, 고춧가루, 다진 마늘, 식초, 설탕, 탄산수에 진간장 아주 약간 섞어서.

삶은 소면 먼저 비빈 다음에 소고기랑 얼갈이 배추 올리고 다시 비벼 먹었다.

귀찮아서 한끼 한 것 치곤 새삼 또 손이 많이 가서 어쩌면 다시는 안해먹을지도 모르겠다.

나는 역시 면 보단 밥이 좋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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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빔국수엔 계란국.

가쓰오부시맛 국시 장국 물에다 슬쩍 풀어서 끓이다가 계란 한알 풀어서 후리하게 흘려주고

다진 마늘 찔끔, 소금으로 간한 다음에 대파 송송 썰어넣었다.

만만하고 또 만만하지만 비빔국수엔 얘만한 파트너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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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끼 거저 먹는 바지락탕.

바지락 한팩 사와서 얼리는 참에 한국자 덜어다가 바지락탕 끓였다.

따로 손 갈 것도 없이 물에다 바지락 끓이다가 다진마늘, 파송송 썰어넣고 소금간만 하면 끝.

그렇게 간단한데도 바지락이 달고 시원하고 맛있어서 사람 참 행복하게 만들더라.

행복 뭐 별거 있나.

간단하지만 맛있는 반찬 뚝딱 해서 밥 한끼 해치우는 것도 행복인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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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그릇으로 한끼 해치우는 삼겹살 비빔밥.

반찬 이것저것 하기 귀찮은 날,

밥에다 새싹 채소 씻은거 한줌, 구운대패 삼겹살 한줌 올려서 국수 비벼 먹었던 양념장 만들어 올려 비벼 먹었어.

새싹채소랑 삼겹살이 제법 잘 어울리고, 비빔 양념장이랑 삼겹살도 제법 맛이 잘 어우러졌다.

반숙 계란 후라이 하나가 있었으면 싶지만 귀찮으니 생략.

이러고 한끼 떼우는 것도 나쁘지 않다.

날 덥다고 귀찮은거 티내는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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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건조 도루묵 구이

오랜만에 배달 안시키고 마트에 놀러갔더니 손바닥만한 반건조 도루묵이 열두마리에 4천원인가 하더라.

알을 품고 있는 것도 아니고 제철도 아니지만 요즘 생선 비싸! 타령을 하던 차에 양도 실해서 한팩 덥썩 사와버렸어.

다른거 하나도 안하고 그냥 양면 팬에 굽기만 했지만

반건조 생선 특유의 풍미가 나쁘지 않고

쫀득쫀득 고소해서 뼈까지 씹어먹었다.

뼈까지 씹어먹었다니 뭔가 내가 참 나쁜 사람이 된 기분이 들지만 도루묵은 그렇게 먹어야 맛있는거라고 우겨볼테다.

오랜만에 한접시 가득 생선 구워놓고 어쩐지 사치 부리는 기분이 된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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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도 끝물, 멍게 비빔밥.

이제 멍게 철은 거의 끝나가는 것 같다.

도루묵 사온 날, 세일 중이던 멍게도 한봉지 들고 왔어.

이런 날은 그냥 비빔밥으로 달리는 거다.

밥은 적당히 식히고 새싹 채소 한줌 씻어 올린 다음에

멍게 쫑쫑 썰어올리고 위에 주구장창 올렸던 비빔장 만들어놓은거 올려서 비벼 먹었어.

올해 마지막이라고 생각하니 더 맛있더라.

이런 식으로 비빔밥 하는 날은 은근히 과식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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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 바지락 순두부탕.

어째 요즘에는 알배추 보다 바지락이 더 자주 나오는 것 같다.

알배추 사랑이 식은게 아니라 너무 자주 해먹다 보니 사진을 안찍을 뿐.

사랑은 움직이는 거라지만 식재료 사랑은 쉽게 움직이지 않아.

얼려놨던 바지락 육수 한팩 녹이고 순두부 한팩 넣어서 끓이다가

건고추 하나, 대파 송송, 다진 마늘 넣고 액젓으로 간해서 끓였어.

고추 기름 낸 매운 순두부 보다 요즘엔 이게 더 좋아서 자주 해먹는다.

맑은 순두부탕 하나면 따로 밥 안먹는 날도 있어.

아주 약하게 간 해서 시원하게 끓이면 두부 때문에 은근히 배도 든든하고 한끼 제대로 먹은 기분이 들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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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갈이 나물 무침

얼갈이 배추 소금물에 데쳐서 물기 꾹 짠 다음에 된장, 고추장, 다진마늘, 설탕, 참기름 섞어서 조물조물 무쳤어.

얼갈이 배추 세단이면 딱 요만큼이 나온다.

한끼 반찬으로 모자라지도 남지도 않을 정도라 나물 무침은 이정도가 딱 좋은거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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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매하게 남은 닭 처치용 닭간장 조림.

모든 음식의 기준이 한끼 분량이다 보니 백숙이건 뭐건 하다 보면 애매하게 재료가 남을 때가 있다.

그렇다고 있는 재료 다 써서 하면 양은 많아지고 먹기는 싫어져서 더 처치 곤란이라

아예 미련을 두지 않고 차라리 재료를 남겨버리는 편이야.

닭곰탕 해먹고 어정쩡하게 남은 닭 몇 토막 얼려놨던거

물, 간장, 설탕, 통마늘, 술, 후추 넣고 깐작하게 조렸어.

은근히 제사닭 맛도 나고 짭쪼름한 것이 찜닭인듯 장조림인듯 해서 한때는 참 많이 해먹었던 반찬이다.

평소보다 간장을 적게 넣었더니 이것도 간이 아주 세지는 않아서 이것도 딱 한끼 반찬으로 해치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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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주일에 한번은 해먹는 가지 구이.

요즘 가지에 꽂힌 것도 있고 뭐 해먹을까 생각하기 귀찮을 때 만만하게 쉽게 하기 쉬워서인 탓도 있고..

오늘 가지구이 속은 표고버섯이랑 꽈리 고추 다진거에 대패 삼겹 딱 두장 다져서 넣고

계란 노른자 한알, 밀가루에 소금 후추로 간 한거다.

표고 버섯이랑 가지의 조합이 나쁘지 않고 고기를 넣는 것 보다 익히는 시간도 짧아서 좋았어.

좀 골고루 해먹어야 하는데 자꾸 하기 쉬운거 만많나 것만 찾으니 그것도 큰일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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덥고 습하고 숨쉬기도 귀찮은 날들의 연속이야.

요샌 그저 시원한 아이스 아메리카노랑 얼음 동동 띄운 콜라만 자꾸 찾게 된다.

한여름 태생인데도,

더위만큼 추위를 타면서도 어째서인지 나는 자꾸 겨울이 그립고

손발이 시리다 못해 아프다 하면서도 더위 보단 추위가 차라리 그리운 요즘이네..


덥고 귀찮아도 잘 챙겨먹어야 기운도 안빠지고 이 여름 이길테니

그래도 귀차니즘을 극복해보고자,

소소하게 일상 나누기 하는 재미에 음료 코너로 가고 싶은걸 채소 코너로 가려고 노력중이야.


덥고 귀찮고 입맛도 없지만

한끼라도 맛있는거 챙겨 먹으면서 건강도 챙기길.

행복하게, 맛있게, 건강하게 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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