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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담 해먹고 산다
2,865 28
2018.07.11 1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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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다던 태풍은 비만 뿌리고 지나가고

여름인데 가을인가 싶은 추위가 잠깐 오더니 오늘부터 무더위 시작.

다시 가스불 켜기 두려워지는 날씨도 시작.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야말로 먹고 살기 위해서 해먹고 산 이야기.

이번 주도 열심히 해먹고 살았으니 시작해보자!







애호박구이
밀가루에 계란 옷 입혀서 굽는 애호박 전도 좋지만
그냥 얄팍하게 썰어서 기름 살짝 코팅만 한 팬에 소금 후추만 뿌려서 구운 애호박 구이도 좋아.
단맛은 극대화 되고 재료 본연의 맛이 살아나서 어떤 날은 이것만 정신 없이 집어먹을 때도 있다.
어릴 때는 억지로 먹으라고 들이대도, 혼이 나도 안먹던 메뉴중 하나였는데
이런게 맛있고 자꾸 찾아지는걸 보면 나도 나이가 먹어가는건가 싶기도 하고..
나이를 먹어가는가 보다 하기엔 이미 나이를 먹어버렸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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멸치 볶음
이번 주엔 동료님의 은혜로 먹고 산듯 하다.
스트레스를 멸치 똥따는 걸로 푸는 동료님이 또 손질한 멸치 한봉지를 살포시 쥐어줬고
나는 시원한 아아를 한잔 쏴드렸다.
손질한 멸치는 마른 팬에 한번 볶아서 털어내고
고추장, 진간장, 물엿 넣고 빠르게 볶아냈다.
여름엔 이만한 반찬이 없다 진짜.
찬물에 밥 말아서 장아찌 한점, 멸치 볶음 한점이면 밥 한 그릇은 뚝딱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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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지락 순두부 찌개
아침엔 찬바람이 쌩쌩 불고 낮에도 이게 도대체 여름이 맞긴 한가 싶었던 날,
오랜만에 순두부 찌개를 끓였다.
저녁에 순두부 끓여먹을 작정을 하고출근하면서 아예 얼려놨던 바지락 육수 한봉지 냉장실에 내려서 해동시켜놨었어.
기름에 고춧가루랑 마늘 달달 볶아서 고추기름 낸 다음에 바지락 육수 한봉지 넣고 팔팔 끓이다가
애호박이랑 대파 쫑쫑 썰어넣고 순두부 한팩 풍덩 한 다음에 소금간만 슬쩍 해서 마무리.
적당히 얼큰하고 바지락 육수는 달달하고 시원하고
오랜만에 뜨끈한 국물에 기분 좋게 밥 한그릇 뚝딱 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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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해먹은 가지 강정
저번에 한번 해먹은 후에 생각보다 맛이 괜찮아서 또 해먹었어.
전에는 통으로 썰었었는데 이번엔 두껍게 통으로 썰어서 사등분 한 다음에 찹쌀 가루 묻혀서 튀겼다.
가지는 금세 익으니 기름 온도 높게 해서 빠르게 튀겨내도 생각보다 잘 익고 찹쌀 가루 때문인지 색이 강하게 나지도 않았어.
튀긴 가지는 기름 좀 뺀 다음에
다진마늘, 진간장, 설탕, 술, 물 찔끔 한 양념 바글바글 끓여서 거기에 빠르게 덖어내듯이 볶아줬어.
튀긴 식감은 통으로 썰어서 튀긴 쪽이 낫고
양념이 고루 묻기는 통으로 썰어서 한번 더 조각낸 쪽이 나은데
내 취향은 통으로 썰어서 튀겨낸 쪽이 더 좋았다.
달콤 짭쪼름 해서 맥주를 부르던 맛.

매운걸 좋아하면 청양고추를 살짝 섞어도 될듯한데 나는 매운거 못 먹어서 패스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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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일 간단한 소고기 구이
호주산 스테이크감 사서 얼려놨던거 냉장실에 녹였다가
소금 후추 골고루 뿌려서 실온에 잠시 방치한 다음에 센불로 딱 한번만 뒤집어서 빠르게 구워냈다.
냉동 그린빈스는 소금만 뿌려서 얼른 구운 다음에 바닥에 깔고
익힌듯 만듯한 고기랑 같이 먹었어.
이러고 고기 구운 날은 밥 없이도 한끼 떼우는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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딱 기본으로 해먹은 카레
카레 주신거 맛있게 잘 먹었다 소리 한마디 했을 뿐인데
직장 동료가 장만 보고 나면 고형 카레 한통씩을 앵겨주기 시작했다.
마늘쫑도 주고 멸치 똥도 따서 주고 참 좋은 동료들이다.
덕분에 3분 카레에 의존하던 인간이 카레 해먹는데 맛을 들였어.
한번 해먹기 시작하니 생각보다 쉽게 또 자주 해먹게 된다.
이것저것 다른 재료 많이 카레 하면 생각나는 딱 기본 재료만 넣고 해먹은 카레.
돼지고기 앞다리살 두껍게 썬거 달달 볶다가 감자랑 양파도 깍둑 썰어서 같이 볶아주고
물 부어서 끓이다가 브로컬리랑 고형카레 한덩이 넣고 졸아들때까지 중간불에서 뭉근하게 끓였어.
기본 이외의 재료가 들어간건 시들어가는 채소 구제용 브로컬리 밖에 없고
딱 어릴때 카레 하면 생각나던 재료만 넣고 해먹었다.
가끔은 기본이 제일 좋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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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레 한번 하면 두끼는 먹는것이 진리고
하루 지난 카레가 더 맛있고
시간의 흐름은 뭉개져가는 채소가 말해주고 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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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고 해놓고 사실은 세끼 내리 카레만 먹었다.
혼자 사는건 이런게 문제다.
카레 같은 음식은 적게 하면 맛이 없고 기본이 3~4인분이니 선택의 여지 없이 서너끼는 달아서 먹게 된다.
예쁘게 담고 자시고 할거 없이 제일 현실적인 자취생 밥상, 이라고 우겨본다.
소고기랑 그린빈스도 구워놓고는 설거지감 늘리기 싫어서 카레 위에 올려버렸더니
의도하지 않은 스테이크 카레가 됐다.
이걸로 카레 처치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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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패삼겹 버섯볶음
대패 삼겹 한줌 쫑쫑 썰고 바지막 남은 그린빈스 한줌도 털었다.
마트에 장 보러 갔더니 늘 보던 팽이 버섯이 아니라 아삭이 팽이 버섯이라는게 있길래 집어왔는데
그것도 한봉지 아낌 없이 털어넣었어.
간은 소금, 후추 기본으로 하고 국간장 아주 찔끔만 더 해서 센불에 빠르게 볶아냈어.
심플 이즈 베스트란 말이 괜히 있는게 아니다.
맛있는 거에 맛있는게 더해지니 딱 기본 간만 해도 밥 한그릇 뚝딱 할 정도로 맛있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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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럭 구이
살이 통통한 우럭은 매운탕이나 조림으로도 좋지만
칼집 소금만 솔솔 뿌려서 튀기듯이 구워내도 진짜 맛있어.
쫀득쫀득하고 고소한 살이 절로 밥을 부르고 술도 부르고...
하지만 출근 전날은 그저 참아야할 뿐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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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치국수
애매하게 배고픈 아침, 라면도 안먹고 딱히 먹을거 없을 때는 소면만한게 없고
소면은 잔치 국수가 진리다.
멸치 몇마리 넣고 육수 잠깐 우려 낸 다음에 냉장고에 넣어서 식히고
소면은 찬물 몇번 부어가며 삶은 다음에 바락바락 치대서 전분기 빼줬어.
고명은 소금간만 해서 볶은 애호박이랑 역시 소금간만 해서 볶은 샤브용 소고기 찔끔에
양념 씻어내고 쫑쫑 썰은 김치 한줌이다.
거기에 양념 간장 올려서 말아먹으면 한끼 든든하다.
고명 생각 안하고 면을 삶았더니 양이 생각보다 많아져서 배 터지는 줄 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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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물 애매한 날은 김치 콩나물국
멸치 우려낸 육수에 콩나물 한줌, 김치 한줌 넣고 끓이다가 다진 마늘이랑 대파 반줌 썰어서 넣어주고
간은 국간장이랑 소금으로 마무리.
뜨끈하고 시원하고 얼큰해서 밥 한그릇 훌훌 넘어가는 맛.
한동안 맑은 콩나물 국만 먹다가 김치 넣고 해먹으니 더 맛있었다.
이걸로 김치도 완전히 바닥이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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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엔 호박잎 쌈
요즘 슬슬 억세지긴 하는데 그래도 호박잎 쌈 한번은 먹어줘야 여름이고
김 오른 찜기에 아주 잠깐만 쪄내면 되니 이보다 더 간단할 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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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박잎 쌈에는 된장찌개
쌈이랑 먹는 된장 찌개는 복잡할 것도 없고 딱 기본이 제일 좋아.
애호박이랑 양파 쫑쫑 썰어넣고 끓이다가 된장 한숟갈 고춧가루 찔끔 풀어 넣고
대파 송송 두부 찔끔 썰어넣고 한소끔 더 끓여주면 마무리.
호박 잎에 밥 한술 올리고 된장 올려 쌈 싸먹으면 그게 최고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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콩나물 밥
애매한 콩나물 처치에는 콩나물밥 만한게 없다.
밥 앉힐때 콩나물 넉넉하게 씻어서 올리고 물은 평소 보다 적게 잡아서 취사 한번 돌려주면
그날 밥 한끼는 거저 먹는거다.
양념장 올려서 싹싹 비벼 먹으면 집 나가던 입맛도 돌아온다.
욕심 내서 콩나물 넉넉하게 넣고 밥 했더니 아삭아삭 구수한게 더 좋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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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장고에 언제나 준비되어 있는 양념장.
진간장, 국간장, 고춧가루, 다진마늘, 파 송송 양념장은 거의 일년 내내 냉장고에 한통은 만들어놔.

손바닥 반만한 밀폐 용기에 만들어서 넣어놓고 다먹으면 또 만들고 또 만들고 한다.
여기에 참기름 넣어서 밥 비벼 먹는 양념으로도 쓰고
식초 찔끔 섞어서 어묵탕이나 만두 구운거 찍어먹기도 하고 그래.
다른거 없이 그냥 밥만 비벼 먹어도 맛있다.
마늘 진 때문에 오래 놓고 먹을 때는 다진 마늘은 빼고 만들고
금세 먹고 자주 만들때는 마늘 넣고 만드는 나름 냉장고 기본 템이야.

이 또한 청양고추를 썰어넣으면 더 칼칼하고 맛있지만 나는 못 먹어서 패스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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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스불 안켜도 저절로 끓어오르는 찌개가 국이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싶지만

그건 알약 한알 먹고 배 불렀으면 좋겠어요랑 동급이란 소리를 들었다.

하다 못해 비빔 국수라도 해먹으려면 가스불을 켜야하니 얼른 겨울이 오기를 기다리는

여름 한 복판의 이야기;;;


맛있는건 행복한거고 건강한거니까

맛있게. 건강하게, 행복하게 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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