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m.entertain.naver.com/read?oid=047&aid=0002169118
지난 17일 정규 2집 < Prefect Velvet >이 나오기까지 올해 레드벨벳의 행보는 여타 그룹들은 염두도 못 낼 만큼의 강행군, 그 이상이었다.
지난 2월 통산 네 번째 E.P < Rookie >를 시작으로 3월 SM스테이션 디지털 싱글 < Would You ? >, 7월 여름맞이 특별판 < The Red Summer >, 8월 또 다른 SM스테이션 싱글 < 환생 > 발표가 쉼 없이 이어졌다.
여기에 데뷔 이후 최초의 단독 콘서트도 성공리에 치렀고 각종 공연과 행사 무대를 종횡무진 누빈 '데뷔 4년차' 레드벨벳은 2017년을 빛낸 그룹 중 한 팀으로 거론하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 Perfect Velvet >은 올해 국내가요 음반 중 가장 발군의 작품으로 손꼽을 만하다. 1위를 하고 못 하고 여부와 상관없이 레드벨벳 멤버 및 팬들이 충분히 자랑스러워해도 좋은 내용물이기 때문이다.
미래 지향의 사운드... '역대 최강'의 실험적 구성
과거 1980~1990년대 흑인 R&B, 댄스 음악에서나 들어봄 직한 복고풍의 요소를 < Perfect Velvet >에선 양념처럼 활용하고 있다.
SM 단골 작곡가인 다니엘 오비 클라인, 한국의 R&B 음악인 진보 등이 참여한 '봐(Look)'는 그 대표적인 사례다. 신스 베이스의 출렁이는 리듬 전개 속에 1980년대 팝-댄스 음악에서 자주 쓰던 옛스러운 키보드 소리는 이 곡의 모든 것을 지배한다.
이쯤 되면 마이클 잭슨부터 왬!, 카린 화이트, 익스포제, 조디 워틀리 등이 구사했던 그 시절 팝 음악의 재림이라고 불러도 무방하다.
어쿠스틱 드럼 소스를 반복적으로 사용하는 소울 음악 'Kingdom Come'과 1990년대 알 켈리와 아이슬리 브러더스 등이 구사하던 끈적끈적한 느낌의 R&B 'Perfect 10', 과거 SM 선배 그룹 S.E.S 같은 '통통 튀는' 발랄함을 담은 'About Love' 역시 복고라는 관점에선 제법 흥미로운 재미를 선사한다.
그리고 레드벨벳 음반의 마지막을 어느 순간부터 발라드 곡으로 차분히 마무리 짓곤 했는데 이번에도 역시 '달빛 소리'가 그런 공식을 충실히 뒤따르고 있다.
빼어난 음질... 이어폰 대신 헤드폰, 스피커로 듣자
< Perfect Velvet >의 또 다른 강점 중 하나는 흡인력 높은 곡들의 존재 외에도 매끈하게 잘 다듬어진 소리를 담았다는 것이다. 국내 대중음악상에도 그래미처럼 기술 부문 시상이 존재한다면 < Perfect velvet >은 여기에 거론될 만한 가치가 있는 음반이다.
기본적으로 SM 음반들은 녹음 및 믹싱 등 기술 부분에선 업계 종사자들로부터 '벤치마킹'의 대상이 될 만큼 좋은 평가를 받아온 바 있다.
이번엔 단순히 '음질이 좋다' 차원을 넘어 감상 장비의 특별한 EQ 및 음장 효과 조절 없이도 각 악기의 균형감, 공간감을 느끼기에 부족함이 없는 소리를 담아내면서 듣는 재미를 배가시켰다.
특히 묵직한 중저음 영역을 담당한 다양한 베이스 소리가 절대로 과하게 울리는 것 없이 매끄럽게 곡들의 무게 중심을 잡아준다. 이는 이어폰보다 양질의 헤드폰, 스피커로 들을 때 더욱 명확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