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더쿠 글 이동중. 지난번에 옮기다가 백업한거 잃어버려서 손 놓고 있었는데 다른데 또 저장해둔거 찾아서 옮기는중. 이전글은 태그로 검색.)
1. 이번 이야기의 주인공은 쭈굴미, 호구미 돋는 푸근한 인상을 지닌 쇼후쿠테이 츠루베(笑福亭鶴瓶)야. 친근한 이미지를 지녔지만 그 역시 70년대부터 활동을 한 일본의 게닌(정확히는 라쿠고가 지만). 여러가지 크고 작은 방송사고를 일으켜서 문제가 되기도 했어. 그 중에서 두 가지 사례를 소개할께.
(독점! 남자의 시간)
2. 첫 번째 이야기는 1975년, 1977년 두 차례에 걸쳐 테레비도쿄(당시엔 도쿄12채널東京12チャンネル 이었음) 심야방송 독점! 남자의 시간(独占!男の時間)에서 두 번에 걸쳐 저지른 사건이야. 독점! 남자의 시간 이라는 방송과 '색기방송(お色気番組)'부터 설명할께.
독점! 남자의 시간은 1975년 4월 5일부터 1977년 3월 26일까지 생방송으로 방영된 테레비도쿄의 심야 버라이어티 방송 이야. 야마시로 신고(山城新伍)와 하세 나오미(長谷直美)가 진행을 맡았었어.
오이로케방송(お色気番組)을 한자 그대로 색기방송이라고 번역했는데 단순하게 에로방송이라고 받아들이면 될꺼야. 주로 성인 대상의 야한 내용을 중심으로 하는 방송을 일컫는 말이야. 지금도 '성진국의 버라이어티 ㄷㄷㄷ' 라는 식의 내용으로 우리가 보기엔 놀라울 정도로 수위가 높은 방송을 만들고 있는 일본이지만 지금은 많은 규제와 비판을 받아 수위가 많이 낮아진 상태고, 규제나 비판이 덜했던 예전에는 여성의 가슴 노출은 아무렇지 않게 나올 정도로 정말 노골적이었어. 독점! 남자의 시간은 이러한 시기에 방영된 심야방송이야. 7, 80년대 정점을 찍고 90년대 길가메쉬 나이트(ギルガメッシュないと) 이후로 수위가 굉장히 낮아진 편이야(그래도 우리가 보기엔 지금도 놀랍지만). 아무리 일본이라도 이러한 내용의 방송을 골든타임엔 방영할 순 없고 당연히 심야시간 위주로 방영됐었지. 현재 매니아들에게 인기 많은 방송 곳도탄(ゴッドタン)도 여기에 포함돼.
(젊은 시절의 쇼후쿠테이 츠루베)
3. 1975년, 아직 도쿄에선 무명의 와카테였던 츠루베가 이 방송에 출연해 섹시 미녀의 온천 리포트의 데오치(出オチ. '오치'는 콩트, 만담, 이야기 등에서 마지막 웃음이 터지는 부분, 혹은 마무리를 뜻하고, 데오치는 시작하자마자 몸짓이나 얼굴표정 등으로 웃음을 유발하는걸 말해)역으로 출연했을때 벌어졌어. 카메라를 아래서부터 위로 올라가면서 '바스타올을 두른 섹시 미녀인가 했더니 츠루베' 라는 부분을 찍을 예정이었어. 리허설을 마치고 본방 들어가기전에 당시 담당 프로듀서가 리허설에서 선보였던 츠루베의 개그를 거만한 태도로 비판해 츠루베는 감정이 상한 상태였어. 츠루베는 결국 본방 들어가자 바스타올을 내던지고 카메라를 붙잡은채 자신의 고간을 노출했고, 바로 스탭들의 손에 끌려 스튜디오에서 쫓겨났어.
(하세 나오미 曰 "그다지 인상에 남지 않은 삐- 였어요")
4. 첫 번째 사건을 일으키고 당연히 방송에서 강판된 츠루베지만, 야마시로 신고의 특별 조치로 1977년 3월 26일, 독점! 남자의 시간 마지막 회에 출연할 수 있었어. 이 마지막회에서 야마시로 신고가 츠루베에게 카메라 앞에서 일발개그(一発芸)를 해보라고 했고, 츠루베는 카메라 앞에 가서 바지와 속옷을 벗고 엉덩이와 항문을 노출, 당연히 스탭들에게 저지를 받았고 츠루베는 그대로 스튜디오에서 도망갔어. 그리고 방송국 밖에 있는 연못에 뛰어들었는데 당시 연못에 테레비도쿄 사장인 나카가와 스나오(中川順)가 애지중지 기르던 값비싼 비단 잉어를 밟아 죽여버리는 사건까지 덤으로 일으켰어.
5. 이 사건 이후로 츠루베는 2003년 마츠시마 나오미(松嶋尚美)와 함께 출연하는 토크 방송 키라키라아프로(きらきらアフロ)가 테레비도쿄에서 방영되기 전까지 출입금지 상태였어. 테레토에선 심야방송에만 출연하다 얼마 전 3월 2일에 방영된 테레비도쿄 50주년 특방(50年のモヤモヤ映像大放出! この手の番組初めてやりますSP)에 출연하면서 골든타임에도 출연할 수 있게 됐어. 위에 있는 두 가지 사건은 이 특방에서 자세히 알 수 있어.
6. 두 번째 이야기는 2003년 FNS 27TV에서 일어난 사건. 전년도 27TV에서 술에 만취한채 여러가지 실수를 저질렀던 츠루베는 올해는 술을 마시지 않겠다고 공언했지만 말을 어기고 술을 마시고 방송금지용어를 연발하거나, 중요부위를 노출할 위기도 있는 발생하는 등 벌써 여러가지 사건을 일으켰어. 그 와중에 방송사고의 정점을 찍었던 것이 매년 심야에 방송중인 산마, 나카이의 오늘 밤도 잠들 수 없어(さんま・中居の今夜も眠れない)에서 일어났어.
(일촉즉발의 상황)
7. 중계로 스튜디오에 있는 산마, 나카이와 연결할 예정이었지만 츠루베는 술에 만취한채 알몸으로 자고 있었어. 생방송 중에 자버린 것도 문제긴 하지만 이정도는 웃음으로 넘길 수 있는 상황이었어. 스탭들은 알몸으로 자던 츠루베에게 몰래 속옷을 입혀서 큰 문제는 발생하지 않을 예정이었어. 당시 중계 리포터를 맡고 있었던 코코리코(ココリコ)가 깨우고 스튜디오와 연결해 토크를 하는 도중에 츠루베는 이불을 걷어 자리에서 일어났는데 속옷은 벗겨진 상태였고, 코코리코 엔도와 스탭이 재빨리 가리고 카메라도 재빨리 다른데로 돌렸지만 순간적으로 중요부위가 노출해버리는 방송사고가 발생해버렸어.
(사고를 보고 쓰러지는 산마와 경악하는 나카이)
(사과하는 타카시마 아야 아나운서)
8. 방송은 바로 CM으로 넘어갔고, 산마, 나카이는 츠루베가 저지른 사고에 질려했어. 산마, 나카이의 오늘 밤도 잠들 수 없어 코너가 끝나고 나서 당시 후지테레비 아나운서 타카시마 아야(高島彩)가 시청자들에게 정식으로 사과의 말을 전해야 했어.
당연히 난리가 나서 후지테레비에 많은 클레임이 들어왔고, 츠루베는 후지테레비 사장에게 가서 사과와 함께 당시 상황을 설명했어. 술에 만취한 상태라 기억이 잘 나지 않은 상태였고, 의도적으로 벌인 일이 아니라고 해명을 했어.
9. 이 두가지 사례를 제외하고도 츠루베는 종종 신체를 노출하곤 했었어. 노출증이 있는거 아니냐는 질문에는 노출증은 없지만, 벗는거엔 거부감이 없다고 밝히기도 했어. 간단히 말하자면 츠루베는 웃기기 위해 벗었지만 그게 방송사고로 이어져버린 거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