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신문]
지난해 SK하이닉스가 포함된 한·미·일 컨소시엄에 반도체 자회사를 팔기로 했던 일본 도시바가 중국 정부의 독점금지법 심사 지연을 이유로 매각을 백지화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일본 마이니치신문은 22일 “도시바가 반도체 자회사 도시바메모리의 매각과 관련해 다음달 말까지 중국의 독점금지법 심사 승인을 받지 못하면 매각을 중단하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도시바는 지난해 초 심각한 자금난에 빠지자 그룹 이익의 90% 정도를 차지하는 핵심 자회사 도시바메모리의 매각에 나서 같은 해 9월 미국 사모펀드 베인캐피털이 주도하고 SK하이닉스 등이 참여한 한·미·일 컨소시엄과 2조엔(약 20조원) 규모의 매각 계약을 했다.

계획대로라면 지난달 말까지 매각 작업이 마무리됐어야 하지만, 독점금지법 저촉 여부에 대한 중국 정부의 심사가 늦어지면서 전체 매각 일정이 지연돼 왔다.

상장폐지를 막기 위해 메모리 매각에 필사적이었던 도시바의 경영이 상당 부분 호전된 것도 매각 중단을 검토하게 된 배경으로 보인다. 도시바는 지난해 12월 실시한 6000억엔 규모의 증자 등을 통해 채무초과를 해소했기 때문에 핵심사업 부문을 매각할 필요성이 사라졌다. 도시바는 “매각 계약과 관련한 의무를 다하겠다”는 공식 입장은 유지하고 있다.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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