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3년 전 일이었나
출장으로 도쿄 갔는데 덕질도 좀 하려고 주말까지 늘려서 가서 귀국날은 나 혼자였거든
캐리어 끌고 귀에 이어폰 꽂고 아오야마 부근 걷다가 대로변 드럭스토어 좀 볼까 하고 들어가는데
내가 끌던 캐리어에 걸려서 밖에 진열해 뒀던 물건들 수십개가 길가에 다 쏟아져서 굴러가고 난리 난거야ㅠㅠ
사고친거 깨달은 순간 지나가던 사람들 남녀노소 할 것 없이
일제히 다 멈춰서서 허리굽히고 굴러가던 물건들 다 주워서 원래 있던 자리에 담아주고 가는 거 있지
교복입은 학생들 수트입은 회사원들 엄마뻘 아주머니들 할아버지들 진짜 다 그랬어
난 너무 당황해서 어쩔 줄 몰라서 이어폰 빼 들고 캐리어 잡고 멍하니 서있었는데
같이 주워주시던 아주머니 한분이 괜찮아요~ 그냥 서있어도 돼요^^ 이렇게 달래주심 ㅠㅠ
진짜 무슨 몰래카메라나 시트콤처럼
그 물건들이 길에 엎어지는 순간 다들 사전에 짜기라도 한 것 같이 가던길 딱 멈추고
허리 무릎 굽혀가면서 주워줬어ㅠㅠ
다 담아주고 무심하게 제갈길들 가더라 ㅠㅠㅠ
난 그냥 서서 아리가또고자이마스ㅠㅠ만 반복함...
그리고 아까 그 아주머니가 캐리어 자기가 맡아줄테니까 안에 구경하고 오라고까지 해주심 ㅠㅠ
진짜 난 이 일 겪은 이후로 나도 우리나라 오는 외국인들한테 친절하게 해주리라 맘먹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