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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외 엄마한테 혼날때마다 맞는 23살 여덬 덬들이의 의견이 절실한 후기 (조금길고 우울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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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12.14 1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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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부터 올릴까 말까 고민을 많이 하던 주제인데... 다른 사람들의 의견이 절실해졌어. 얘기가 길어질 것 같아서 일단 장/단점 나눠서 번호 붙여서 알기 쉽게 정리할게. 


(장점)


1. 우리집은 물질적으로는 부족함 없었음. 하고 싶은 공부/학원/과외 다 보내주셨음. 갖고싶은건 상식적인 선에선 부족함 없이 풍족하게 지원해주심. 공부에만 집중하라며 이 나이때까지 알바 한번을 못해보게 하셨어. 


2. 2n년 살면서 그 무엇이든 돈 아깝다 돈 때문에 못해준다 이런 소리 거의 들어본 적 없음.


3 대학 다니면서 (외국덬임) 나의 부족한 능력때문에 굉장한 슬럼프 (과에서 성적하락으로 짤릴뻔함 죽도록 노력했는데도) 가 왔을때 정신적으로 많이 지지해 주셨음. 정말 내 인생에서 죽을만큼 힘든 시기였고 내가 부족해서 믿어주신 엄마아빠께 죄송했는데도 두분 다 니가 내 자식인게 창피하다/네가 노력하지 않아서 그런거 아니냐 - 같은 소리 한번도 안하심. 우리는 널 응원한다, 마음 편하게 가지고 해라, 떨어지면 전과 하면 된다 같은 응원이 정말 많이 힘이 됐음.


4. 평소에 죽이 잘 맞을땐 수다 잘 떨고 재밌게 지냄. 


(단점)


1. 어렸을때부터 많이 맞고 자랐음. 99% 엄마한테 맞았어. 제일 처음 맞은 기억은 유치원때. 좀 더 커서 초중딩때 심하게 맞을땐 머리채 잡혀서 끌려다니고 발로 배 맞고 싸대기도 맞고... 다른집 같이 회초리로 체벌을 하는게 아니라 그냥 엄마 손으로 발로 온몸을 두드려 맞았음. 


2. 물리적인 폭력과 수반되는 폭언 (역시 99%엄마인데 본인은 자각못함 정당한 훈육이라고 생각함). 엄마가 좀 뭐랄까 부모라면 자식한테 하는 그 어떤 행위나 말도 정당화된다고 생각하는 거 같음.  싹수가 글러먹었다/인성이 글러먹었다는 엄마한테 혼날때마다 들었음. 엄마 말만 들으면 나는 세상에 둘도 없는 인성 망친놈에 성격파탄자임. 엄마는 그 말이 정당하다고 생각함. 오늘 엄마에게 들은 말은 "너는 사람을 열받게 하는 묘한 재주가 있다. 네 오빠도 동생도 안그런데 너만 그런다."


2-1.  아빠도 엄마가 어떻게 폭언 하는지 암. 근데 나보고 그냥 참으라고 함. 아빠는 30년을 그렇게 살아왔다며 니가 엄마에게 맞춰주라함. 그 말을 우리 삼남매에게 했음.


2-1-1. 고딩때 한번은 엄마의 폭언이 가장 심헀을 시기에 펑펑 울면서 엄마 때문에 내 자존감이 깎여나간다고 말했음. 엄마는 그 말을 듣고 이해 안간다는 표정을 지으며 니 자존감은 니가 지키는 거라고 했음. 지금도 그 표정이 기억남. 


2-2. 삼남매중 내가 그나마 제일 내 할말을 엄마에게 하는 편이고 나머지 둘은 그냥 포기해서 쥐죽은 듯이 엄마말만 듣고 아빠도 엄마가 폭언 날리면 그냥 무시함. 그러다보니 내가 제일 엄마랑 충돌이 잦고 싸움(엄마가 일방적으로 나를 갈구고 떄리는)이 잦음.


2-3. 내가 그렇다고 엄마한테 소리 바락 지르면서 대드는 것도 아님. 엄마가 다다다다 쏟아내고 폭언하면 그냥 듣다가 너무하다 싶으면 가끔 한마디씩 반박하는 정도. 소리지르고 화내고 싶어도 엄마한테 맞는게 무서움. 




******3. 이 글을 쓰게 된 결정적인 계기는 오늘 있던 일인데 엄마랑 나랑 의견차가 좀 있었음. 밖에서 생긴 일이고, 엄마가 길거리 사람 지나다니는데 나한테 소리지르면서 면박주고, 차에 타고 집에 오는 길에 30분동안 계속 똑같은 얘기 반복하고 또 반복함. 내가 엄마 말 이해한다고 근데 나는 이렇게 생각한다고 한마디 했음. 엄마 내 말 안듣고 똑같은 얘기 계속하며 엄마 친구 딸이랑 나 비교하는 말 꺼냄 (엄마는 그게 비교한거 아니라 함. 엄마 친구 딸은 이런데 너는 왜 그러냐- 이 말을 그대로 했는데 이게 비교가 아님?).  집에 도착해서도 주차장에서 계속 나에게 소리지르며 했던 말 또함. 나 너무 짜증이 났음. 엄마 말고도 신경써야 할 일이 많은데 정말 왜 이러나 싶었음. 엄마한테 소리지르고 싶은거 꾹 참고 고개만 절레 절레 흔들었음. 어떻게든 난 이상황을 그만하고 싶다는 걸 표현하고 싶었음. 표정 관리 못한 건 인정함. 


3-1 그리고 엄마한테 주먹이랑 손바닥으로 싸대기+어깨+팔뚝+복부 쥐어맞음. 다 합쳐서 한 열다섯대 정도 맞았으려나. 쉬지 않고 연속으로 맞았음. 어깨 보니까 멍들음. 맞은 이유가 뭐냐면 내가 고개 흔들어서. 그게 엄마한텐 경멸과 멸시로 받아들여졌다고 함. 내가 그건 아니라고 그냥 답답해서 그랬다고 하니 엄마한테는 그렇게 받아들여졌다 함. 싸대기를 열번 맞아도 지당한 일이라 함. 그러면서 나한테 잘못했어 안했어? 계속 물어봄. 내가 잘못했어-라고 말할때까지 때리면서 물어봄. 내가 지쳐서 잘못했어 라는 말이 나오고 나서야 끝이 났음. 


3-2. 나한테 어른스러워 지라는 말을 평소에 하는데, (오늘 의견차 생긴 부분에도 이 말이 나왔음) 엄마가 날 저렇게 대하는 걸 보면 날 어른으로 대하는 거 같지가 않음. 나는 그게 모순이라고 생각함. 내 주위 그 어느 내 친구도 이나이에 엄마에게 이렇게 일방적으로 갈굼당하며 폭력을 당하지 않음. 


4. 엄마는 엄마가 지극히 정상적이며, 공감 능력이 뛰어나고, 엄마가 엄마로써 자식에게 해야 하는 말들과 일을 하는 거라고 생각함.


5. 나는 엄마의 의견에 동의하지 않고, 지금 엄마의 표현 방식에는 분명히 문제가 있다고 생각함. 일단 화가 나도 나에게 손을 안댔으면 좋겠음. 근데 엄마를 도저히 설득할 방법이 안떠오르고, 충격요법으로 맞서 때리자니 진짜 우리집에 칼부림 나고도 남을 거 같음. 그리고 일단 내가 너무 무서워. 우리 엄마 진짜 화나면 그냥 눈에 아무것도 안보임. 다 집어 던지고 분이 풀릴 때까지 아무도 못 말림. 



그래서 덬들의 의견이 궁금함. 내 의견이 맞는 건지. 아니면 내가 틀린 건지. 이 상황을 어떻게 고쳐나가야 할지. 엄마를 안 보고 살고 싶어도 이런 일만 빼면 좋은 엄마인거 내가 잘 암. 나 힘들때 정신적인 의지도 많이 했음. 그냥... 이 사태를 조금이나마 나아지게 하고 싶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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