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이 듣고 우리는 참 행복한 특권을 누리고 산다는걸 알게 해주기 위해
제가 책에서 읽고 간증으로 듣고 한 이야기들을 해줬습니다.
아들이 너무너무 듣기 싫어했는데 저는 꼭 들어야한다고 생각해서
아들이 귀를 막고 안들으려고 하면 기다렸다가 귀를 풀면
빠르게 이야기를 해서 주입을 시켰습니다.
몇년이 지나서 아들이 저한테 그때 엄마가 마취없이
발 자르는 수술에 대해 자세히 이야기한 것 때문에 너무 충격을 받아서
몇년간 일상생활이 어려웠고 나중에 성인이 되어서 알게 된 사실이
자기가 공황장애가 있다는 진단을 받았다는거에요.
아직도 잘때 발을 똑바로 펴고 잠들지 못하고
자기 발이 아픈것만 같고 정신적으로 너무 힘들다고.
그리고 몇년이 더 지나서 저는 또 잊고 살다가
뉴스에서 본 피부가 벗겨진 사람 이야기 이런 걸 또 해줬습니다.
세상에 불쌍한 사람들이 너무 많다구요.
아들은 그런 얘기 할때마다 다 큰 성인이 질색팔색을 하면서
티비에서 피가 나오는 수술 장면이나 누가 다쳐서
찢어진 장면 이런것만 나와도 귀막고 빨리 감기로 넘겨버립니다.
그렇다고 일상생활이나 사회생활을 아예 못하는것도 아니고
좋은 회사에서 능력 인정받으면서 잘 다닌다고 들었어요
아들이랑 직장 동료인 어릴때부터 친구였던 아이가
제 아들이 회사에서 칭찬도 많이 듣고 진급도 되고 회사에서
아들을 좋아한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이제는 30대 초반이 된 아들이 얼마전에 또 그런 소리를 하는겁니다.
제가 항생제를 잘못먹고 부작용이 생겨서 돌도 안된 아기가
피부가 다 벗겨지고 살점이 떨어져서 밤새 죽는다고 운다는 뉴스를 봤다고
그얘기가 끝나기 무섭게 소리를 버럭 지르면서 왜 자기한테 그런 얘기하냐고
내가 어릴때부터 엄마가 끔찍한 이야기 한것들 때문에
공황장애까지 오고 아직도 매일을 몇백번 몇천번씩
나는 발이 아프지 않은 사람이라고 세뇌시키면서 살아가고 있다고.
그렇게 화를 내고 다음날 저한테 어제 엄마가 한 이야기 때문에
또 밤새 힘들었다고 저한테 말하는데 제가 졸리다고 나가라고 했거든요
너무 이른 시간이어서. 그런데 그때가 일주일 전인데
그때 이후로 저한테 냉랭하게 대하고 남편도 느낄만큼 차갑게 굽니다.
제 입장에서는 끔찍한 일 겪은 사람들이 세상에 너무 많고
그런 이야기들 다큐멘터리나 영화, 드라마로도 많이 나오고
요즘 드라마에 나오는 수술장면도 적나라하게 다 나오고
아들이 한번씩 해봤을법한 게임 같은거에도 피튀기는 장면들이
많이 나오는데. 제가 그런 이야기를 했기 때문에
아들이 공황장애가 오고 정신병이 생겼다고 주장하는 것은
저한테 책임전가를 하기 위함이 아닌가 싶어요.
누군가를 탓을 해야 마음이 편안해질거라고 생각해서
그걸 저를 타겟을 삼은 것 같은데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평생을 저하고 이렇게 냉랭하게 살 작정인지...
제가 네이트로 뉴스를 매일 보는 사람인데
이 네이트 판이라는 것에 일반인들이 글을 많이 올리고 묻는다는걸
검색으로 알게되어서 여쭤봅니다.
보통 사람들은 끔찍한 이야기 들어도 그렇구나하고
넘기지 그 이야기 한두번 들은 것 때문에 공황장애가 오고
정신병이 오지는 않지 않나요?
30대 아들이 자신이 정신병에 걸린것에 대해 엄마가 책임지라고
매일 매일 끔찍한 기억들이 떠올라서 몇천번씩 본인 세뇌를
하면서 힘들게 살아가고 있다는 것에 대해
이게 정말 제 책임인지 아들에게 뭐라고 말을 해주면 좋을지
그리고 정말로 제 책임이 크다고 해도,
이제 30대가 넘은 아들의 머릿속을 제가 기억삭제를 할수도
없는 일이고 어떻게 해달라는것인지 너무 답답합니다.
아들이 저한테 이야기하는게 사과를 하라는 것인가요?
사과한다고 달라지는게 아닌데 저는 마음편히 살라고
그런 기억을 떠올리지 말고 잊으라고 하는데도 화만냅니다.
처음 그런 이야기를 할 어린 나이 당시에 저한테
진지하게 그런 이야기 하지 말아달라고 정신적으로
힘들다고 했다면 저는 절대 하지 않았을 것인데
시간이 흐르고 들은 건 다 듣고 나서 제 탓을 하니까
너무너무 황당하고 제가 더 마음이 놀랐습니다.
제가 뭘 어떻게 해야하는지 댓글 부탁드립니다.
하나하나 다 읽어볼게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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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을 하나씩 읽다보니 뭔가 오해들을 하고 계신거 같아서
추가로 글을 씁니다.
제가 아들에게 어릴적 불행한 시절을 보낸 아이들에 대해
이야기 해줄때 발을 자르고 마취없이 수술을 하고 등등
그런 장면들을 묘사했다는게 아니라
그런 일이 있었다는 것만 간단히 이야기 하고
묘사를 한 부분은 그래서 그 아이들이 비명을 지르며 울고
벽을 박박 긁으면서 못하겠다고 멈추라고 했는데
살기 위해서 어쩔 수 없이 했다고 그런 감정적인 부분들을
알려준거에요. 제 아들이나 보통 아이들은
그렇게 비명지르고 고통스러워 할 일이 평생 한번도 없을
가능성이 더 크니까요. 그래서 그런 감정적인 부분을
일깨워주고자 그런 상황을 설명해 준것이지
잔인하게 수술 과정을 묘사해준게 아닙니다.
저는 의사도 아니라서 그런걸 묘사할 줄도 몰라요.
그리고 제가 의문스러운 것이 아들이 정신병에 걸렸다며
괴로워하는데 일상생활은 멀쩡하게 하고
심지어 회사에서 인정까지 받으면서 일을 한다는
아들 친구의 말을 듣고, 멀쩡하게 일상생활을 함에도 불구하고
왜 저 때문에 정신병에 걸렸다고 원망을 하냐는 겁니다.
취직도 안되고 인간관계 유지도 못하고 그런거라면
이해를 하겠는데 정신병은 걸렸다면서 일상생활은
거의 성공적이다 시피 하고 있는게 저에게 원망할 거리를
만든것이 아닌가 그런 생각이 들어서 여러분들의
의견이 궁금했던 것입니다. 오해하지 말아주세요.
ㅊㅊ 네이트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