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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퀘어 [인터뷰①] '독전' 이주영 "농아남매로 독한 열연…락 캐릭터 탐났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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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5.22 0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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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img.theqoo.net/itnFL
[스포츠한국 조은애 기자] 살다보면 그런 때가 있다. 나와 전혀 상관없는 사람이 불현듯 마음 속에 들어오는 순간 말이다. 그때부터 그 사람의 말과 행동은 하나의 의미가 되고 마음 속 깊은 파장을 일으킨다. 1시간 남짓 되는 인터뷰 시간 동안 초면인 배우에게 그런 느낌을 받았다면 믿을 수 있을까. 최근 만난 배우 이주영은 꾸밈없고 묘한 매력으로 처음부터 마음을 두드렸다.

2015년 단편영화 ‘몸값’으로 데뷔한 이주영은 ‘채씨 영화방’, ‘나와 봄날의 약속’, ‘걸스온탑’ 등을 거쳐 단숨에 충무로가 주목하는 신예로 떠올랐다. 22일 개봉한 영화 ‘독전’에서는 농아남매 역으로 강렬한 방점을 찍었다. 데뷔 4년차라는 점을 감안하면 그야말로 무서운 성장세다.

‘독전’에서 이주영은 천재적인 마약 제조 기술을 가진 농아남매 중 동생 역으로 주인공 못지않은 존재감을 과시했다. 주인공 락(류준열)의 서사를 풍성하게 만들어주며 영화의 클라이맥스를 책임진 것 역시 이주영의 몫이었다. 이주영이 농아남매 캐릭터와 처음 만난 건 오디션 현장에서였다.

“처음엔 농아형제 설정이었어요. 원래 여자형사, 수정 역할로 오디션을 봤지만 농아형제 캐릭터를 본 순간 ‘이거 진짜 재밌겠다’ 싶었는데 제가 하게 될 거라곤 상상도 못 했죠. 이해영 감독님이 저랑 작업하고 싶어 하셨는데, 여자가 할 수 있는 역할이 몇 개 없어서 선택지가 많은 상황은 아니었어요. 결국 감독님이 고민 끝에 농아형제를 남매로 바꿔서 저를 투입해 주셨죠. 오디션 보면 가끔 특이한 연기를 하는 사람이 있는데 그게 저였다고 해요. 연기하지 않는 것처럼 보이는 연기랄까, 그런 걸 마음에 들어 하셨던 것 같아요.”



‘독전’을 본 관객이라면 잔상을 쉽게 지우기 힘든 캐릭터들이 몇몇 떠오를 것이다. 그 중 이주영은 등장하는 모든 신에서 시선을 빼앗았다. 반삭에 가까운 헤어스타일, 거칠게 그려 넣은 타투, 농아라는 설정까지 무엇 하나 평범한 것이 없었다. 여배우로서, 조금 다른 의미의 센 역할이다. 그 흐름을 따라가려면 적잖은 노력이 필요했다.

“조금 더 말라 보이려고 체중을 2~3kg 정도 감량했고, 일부러 태닝도 했어요. 머리는 원래 숏컷을 한지 5년쯤 됐는데 약간 남기는 게 더 어울려서 완전히 밀진 않았어요. 아무래도 제일 어려웠던 건 수화였죠. 3~4개월 맹연습했는데 완전히 새로운 아프리카어를 배우는 것처럼 낯설고 어려웠어요. 청각장애인들은 손짓이나 표정으로 의사전달을 하는데, 연기를 하다보면 점점 몸짓이 커지고 표정도 과해져서 감정의 강도를 의식적으로 조절해야했죠. 함께 호흡을 맞춘 (김)동영이랑 타이밍을 맞춰가면서 엄청나게 연습했어요.”

http://img.theqoo.net/AAQFJ

‘독전’의 농아남매는 소금공장을 배경으로 영화의 결정적 순간을 책임진 캐릭터다. 주인공 락(류준열)과 인간적으로, 또 비즈니스로 긴밀하게 얽혀있는 사이로, 전면에 드러나는 건 락의 카리스마지만 농아남매가 극을 팽팽하게 받치지 않았다면 영화의 서스펜스는 힘을 잃었을지 모른다. 락 캐릭터에 대해 언급하자 이주영은 재미있는 이야기를 들려주기도 했다. 사실 락 캐릭터가 탐났다는 것이다. 단박에 남성 캐릭터를 짚은 점이 인상적이었다. “락은 여자여도 상관없을 것 같았어요. 캐스팅 되고나서 감독님께 농담처럼 말씀드린 적도 있어요. ‘락을 여자로 바꿔서 제가 해보고 싶어요’라고요. 그 만큼 락이 참 매력적이었죠. 영화의 모든 순간에 다 등장하면서 극 전체를 조용하고 강하게 끌고 가는 캐릭터잖아요. (류)준열오빠에게 부럽다고 말한 적도 있어요.(웃음)”


이 같은 대답에서 느껴지듯 이주영은 일반적인 여배우들과 다른, 독보적인 세계가 있는 배우다. 이주영의 필모그래피만 놓고 봐도 그렇다. 흔히 여성성을 강조하는 캐릭터보다는 남자 혹은 여자가 아닌 캐릭터 그 자체로 감정을 이입하게 만드는 연기를 꾸준히 해왔다. 수동적으로 소비되거나 남성캐릭터를 보조하는 역할에 그치고 마는 여성 캐릭터의 한계 속에서 매몰되지 않는 캐릭터로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는 것이다.

캐릭터 자체로 주목받는 건 굉장히 의미 있는 일이다. 성별, 외모 등 금세 파악 가능한 외적 조건들을 뛰어넘어 배우의 힘만으로 인정받는 것이기 때문이다. 물론 이는 연기력이 받쳐주지 않으면 불가능한 일이다. 마치 이주영처럼 말이다.

“일할 때는 제가 여자라고 생각하지 않아요. ‘선후배니까’, ‘남자고 여자니까’ 이런 식으로 규정짓는 게 싫어요. 얼마 전에 영화 ‘굿타임’을 봤는데 남자 주인공을 보면서 ‘나도 저런 역할 잘 할 수 있는데’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작품 속 캐릭터를 볼 때는 성별이 보이지 않는 것 같아요. 사실 제가 머리도 짧고, 웃지 않으면 차갑고 센 이미지가 있어서 보이시한 캐릭터들이 많이 들어오긴 해요. 근데 어떤 캐릭터든 한계를 두고 싶지 않아요. 시나리오를 봤을 때 재미있고 연기하고 싶은 캐릭터라면 뭐든 해야죠. 남자 캐릭터, 여자 캐릭터 구분 짓는 건 의미가 없어요. 캐릭터 그 자체로 매력적이라면 뭐든 할 수 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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