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인을 체포하기 위해 일부러 경관을 공산당에 가입케 하고. 희생적 정신을 가지고 사람들을 속이며 잡으려 한 것은 정치 도덕상 가만히 볼 수 없는 일입니다!
이정출, 비겁하게 눈물을 질질 짜며 항변한다.
이정출
저는... 경찰 관리로서 임무를 완수하기 위해 노력하였고......
대대적인 성공을 거두면 장차 경시까지 시켜 줄 거란 상부의....... 그런 믿음 속에 적진에 침투한 것입니다. 저는... 일본 경찰로서 최선을 다했을 뿐입니다. 저는 의열단원이 아닙니다!
저는 김우진을 이용하려 했을 뿐이지 그의 동지도 친구도 아닙니다!
변호사
그 말을 입증하기 위해서 피고인은 여기 있는 사람 중에 의열단임을 지목 할 수가 있겠소.
방청석 웅성웅성 거리고 김우진 눈을 질끈 감는다.
이정출
네 있습니다 !!!
판사
지목해보시오.
이정출은 천천히 돌아서 쭉 나란히 서있는 의열단 앞에 서서 하나 하나씩 지목한다.
서진돌 의열단! 심상봉 의열단! 허철주 의열단! 이정출의 목소리가 떨리지만 확신이 차고 우렁차다.
그러다 연계순 앞에 서면 이정출의 목소리는 크게 흔들린다. 히가시가 유심히 바라본다.
이정출 연계순의 얼굴을 차마 보지 못하며 고개를 돌려버린다.
방청석 웅성거리고.
이정출 다시 힘겹게 울먹임을 견디며 겨우 똑바로 말한다.
연계순!! 의열단!!!
마지막으로 김우진 앞에 서서 두 사람이 마주본다. 이정출, 김우진을 바라본다. 조금씩 호흡이 가파 온다. 그러더니 김우진!! 이자가 의열단의 경성 우두머립니다!!!!
찬물을 끼어진것 같은 정적, 바로 그때 누군가 매국노 일본 앞잡이 라며 소리치며 일어서면 일본경찰이 뛰어와 그 사람을 끌고 나간다.
방청석의 웅성거림이 커지고 소란스러워지자 재판장이 조용히 하라며 봉을 두들기고 히가시는 일어서 나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