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 아닌 공생의 진풍경이 극장가에서 펼쳐지고 있다.
일년 중 대목으로 꼽히는 여름 극장가 대전이 피 튀기는 경쟁보다는 훈훈한 공생이 되고 있다. "함께 잘 되자"는 배우와 감독의 훈훈한 응원이 오가고 있기 때문. 이 영화 저 영화를 옮겨다니며 역량을 펼친 배우 이성민과 주지훈, 그리고 대학 동문으로 오랜 우정을 자랑하는 '신과함께-인과 연' 김용화 감독과 '공작' 윤종빈 감독 덕분이다.
올 여름 가장 먼저 레이스를 시작한 '신과함께-인과 연' 팀은 적극적으로 '공작'을 응원했다. 그 중심에는 두 작품 모두 출연한 주지훈이 있다. 주지훈은 11일 자신의 SNS에 '신과함께 한 #공작 회동중'이라는 글과 함께 두 영화의 주역들이 한데 모인 사진을 공개했다. '신과함께-인과 연'의 김용화 감독, 하정우와 '공작'의 윤종빈 감독, 황정민, 사나이픽처스 한재덕 대표의 훈훈한 모습이 눈길을 끈다.
두 팀의 근황은 다음날인 12일에도 공개됐다. 역시나 주지훈의 SNS를 통해서다. 사진에는 각 영화의 포스터가 래핑된 버스 앞에서 포즈를 취해 보이는 '신과함께-인과연' 팀과 '공작' 팀의 모습이 담겼다.
이날 '신과함께-인과 연'의 홍일점 김향기도 자신의 영화 대신 '공작' 홍보에 나섰다. 주지훈과 찍은 사진을 공개하면서 '#신과함께 마지막 #무대인사 극장으로 출발. 감사합니다 여러분. 신과함께화이팅 공작화이팅'이라는 글을 게재했다.
다음 차례는 '목격자'. 먼저 개봉해 극장가를 선점한 '공작' 팀이 이성민 주연의 '목격자'를 응원하고 나선 것이다. 14일 '공작' 측은 SNS를 통해 '목격자' 포스터 앞에 선 황정민, 조진웅, 주지훈의 사진을 공개했다. '리처장님 목격자를 찾습니다. 올 여름 韓 영화 흥행가세를 위해 바쁜 이성민 배우를 위한 공작맨들의 특별한 선물'이라는 글도 덧붙였다. 포스터 속 이성민의 표정을 따라하는 황정민의 재치가 웃음을 자아냈다.
윤종빈 감독은 인터뷰를 통해 "'신과함께'가 '공작'을 배려해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처음에는 '신과 함께하는 공작'이 되자고 했는데, 지금은 '신과함께'가 배려를 해야 하지 않나 한다"는 것. 윤 감독은 과거 대학 재학 시절 김용화 감독에게 박찬호의 야구경기 중계를 자신의 자취방에서 새벽마다 보여준 일화를 털어놓으면서 김 감독과의 오랜 우정을 자랑했다. 또 윤 감독은 "언론시사 당시에도 '신과함께' 팀과 술을 마셨다. 다행이다. 모르는 팀이었다면 경쟁심이 생겼을 텐데 친하다보니 경쟁보다는 다 잘됐으면 하는 마음이 든다"고 밝혔다.
박정선 기자 park.jungsun@jt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