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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자랑 레오 이야기 (우리 진짜 고양이 버리지말자) -스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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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0.12 1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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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오는 10월 8일 우리집에 왔어. 밥주던 냥이가 집에 당당히 들어온거야.

루나덕분에 밥주던 냥이가 집으로 쳐들어와서 날 키우라고 했던 경험이 있었기에

지난번 보다는 좀 더 나은 대처를 할 수 있었어.

레오를 바로 이동장에 태우고 24시 동물 병원에 데려갔고 검진을 받았어.


레오를 알게된건 한 한달 전쯤인 것 같아.

재활용 쓰레기를 버리러 가는 길이였어.

우리 동 입구쪽에 하얀 고양이가 슥 아파트로 들어오더니 차 밑으로 가더라고.

내가 사는 아파트 주변의 길냥이들은 올블랙, 턱시도, 고등어만 있는 곳이기에 이 털 색깔은 있을 수 없는 환경이야.

나는 여기에 왜 저런 하얀 고양이가 있는거지? 라는 생각으로 하얀 고양이를 봤어.

눈이 마주쳤어.

이상하다라는 생각을 하면서 재활용 쓰레기를 버리고 있는데 얘가 와서 막 다리를 비비더라고.

자세히보니 올 화이트는 아니고 흰색 바탕에 치즈 소스 발라져있는 아이였어.

나는 거기서 주저앉아 머리를 쓰다듬어 줬더니 얘는 내 얼굴에 자기 얼굴을 드리밀고 뽀뽀를 계속 해주더라고.

그때 눈물이 쫌 났어. 한참 만져주고나서 나는 가봐야해. 미안해. 라고 하니까 거기에 앉아서 있더라고.

집에와서 계속 눈에 밟히는거야.

그래서 얼른 캔하나하고 닭가슴살 파우치 두개 들고 나갔어.

재활용 쓰레기 버리는데에 가니까 얘가 글쎄 종이류 버리는 쓰레기통 밑에 들어가서 자고 있더라고.

내가 야옹아 불러서 얼른 캔따서 주니까 허겁지겁 먹었어. 닭가슴살 파우치도 다 먹고.

그리고 나한테 와서 꾹꾹이를 해주고 다시 그 통 밑으로 들어갔어.

그 다음 날 그 시간에 나는 또 재활용 쓰레기 버리는 곳에 갔어.

얘는 거기에 있었어. 그때부터 매일매일 밥을 챙겨주게되었어.

3일째 되는 날 부터 매일매일 내가 올시간이면 내가 사는 통로 입구 앞 주차장에 앉아서 날 기다렸어.

밥주고 내가 집에 갈려고하면 맨날 내 다리 잡고 울었고 주차장에서 엄청 큰 소리로 울었어.


매일매일 밥을 주다보니 우리 아파트 사람들에게 내가 밥주는걸 들키기도하고 경비 아저씨도 알게되고 그러더라고.

얘가 처음엔 밤에 오더니 낮부터 나를 주차장에서 기다리고 점점 더 사람들에게 노출이 많이 되었어.

다행이도 아파트 사람들이 괴롭힌다거나 저리가라고 내쫓지 않았어. 몇몇 분들은 만져주기도하고 캔도 주시고 그랬다고 하더라.

그래도 얘한테는 나 밖에 없었나봐. 매일매일 날 기다리고 나한테만 반갑다고 냥냥거리고.

데려가라고 얼른 날 데려가라고 떼쓰고...

그러다가 집까지 따라오더라고.


밥주면서 성별을 확인하는데 땅콩이 있는건지 없는건지 모를 정도로 쪼그라져 있었어.

살짝 만져보면 아무것도 없었어.

그걸 확인하면서 중성화 수술 되어있구나... 그럼 여기서 생활하기 힘들텐데라는 생각이 들었어.

우리 아파트 구역을 점령하고 있는 수컷 알파는 성격이 대단해서 싸우면 상대에게 엄청나게 많은 상처를 주는 애거든.

레오는 그 알파에게 많이 쫓기고 그랬어. 새벽에 비명 소리가 나면 그건 레오였어.

그래도 레오는 날 만나기위해서 위험을 무릅쓰고 매일 매일 주차장, 화단에 있어줬어.

한번은 나랑 있을때 그 알파를 만나게됐는데 얼른 나한테 숨어서 엄청 달달 떨면서 우는데 너무 마음이 아팠어.


병원에서 검진결과 여기저기 상처가 많았어. 제일 상처가 심했던 부분은 꼬리였고 발가락도 부러져있었고.

귀에는 귀진드기가 있었고.

지금은 피검사같은걸해도 소용이 없다고 일주일 정도 지켜보고 변 상태나 아이 상태를 보고 그 이후에 항체 피검사를 해보자고 하셨어.

목욕은 최대한 미루는게 좋겠다고 하셨고.

그리고 중성화 수술은 되어있고 이빨 상태도 매우 좋은데 아마도 꽤나 신경써서 관리한것처럼 보인다고...

내 짐작처럼 유기묘인것같다고 그러시더라...


지금은 창고 방으로 쓰던 방하나를 레오가 쓰고있어.

집에와서 이동장 열어주니까 엄마가 펼쳐놓은 크롬 장 안에 너무 아무렇지 않게 스스로 들어가서 눕더라고.

차타고 멀리 동물병원 다녀오고 거기서 막 모르는 사람이, 그것도 남자가 (얘는 남자를 무서워해) 막 만지고 그러니까 너무 피곤했나봐.

캔 따주니까 그거 다 먹고 물도 마시고 크롬 장 안에 들어가서 너무도 편하게 옆으로 누워서 나를 멀뚱멀뚱 쳐다봤어.

그렇게 초저녁부터 아침까지 쭉 잘 잤어.

난 얘가 항상 식빵 굽는 자세에서 쪽잠만 자는거 보다가 이렇게 누워서 자는거보니까 마음이 진짜 뭐라고 설명이 안될정도로 아프더라.


레오는 그렇게 잘 지내는데... (하루에 열번은 골골송을 불러. 방에 들어갈때마다 그러거든.)

문제는 루나야. 루나는 밥을 잘 먹지 않아. 물도 잘 안마셔. 화장실도 잘 안가.

24시간 그 창고방 문 앞에서 지키고 있어.

나랑 엄마가 그 방에 들어가면 엄청 울어.

레오가 방에서 날 찾으면서 울면 루나는 득달같이 앙칼진 소리를 내버려.

의사쌤은 합사는 적어도 한달은 지켜보라고 하시는데...

루나는 길냥이 시절에 엄마랑 아빠랑 언니랑 그리고 아빠의 다른 여자들(!)과 무리지어 살았었고

이런 이력을 알고계신 의사쌤은 아직 루나가 어리기도하고(10개월) 별 무리 없을것같다고 하셨는데...

예민하게 반응하네...

그래도 오늘은 캔도 먹고 그랬는데 화장실은 안갔다고...

날 믿고 와준 레오 같이 살면 좋을텐데... 마음이 복잡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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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이 다 어둡지? 레오는 밝은걸 굉장히 싫어해. 그래서 다 사진들이 어두컴컴해ㅠㅠㅠㅠㅠ

그리고 디카나 핸드폰이나 사진만 찍을려고하면 눈을 저렇게 가늘게 뜨더라ㅠㅠㅠㅠㅠㅠ


덬들아 진짜 우리 키우던 고양이 버리지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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